영혼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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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영혼이 있다고들 말한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오래 생각했다.
그 영혼은 어디에 있는 걸까.
몸속의 어느 기관도 아니고
손에 잡히는 무엇도 아닌데
왜 영혼을 이야기하는 걸까.
한때 나는 영혼을 소유물처럼 여겼다.
인간에게만 덧붙여진 어떤 특별한 구성 요소라고.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그 생각은 점점 옅어졌다.
영혼은 있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어떤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 방향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까.
인간은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아픔 앞에서 왜 아픈지를 묻고,
기쁨 속에서도 그 끝을 예감한다.
삶을 살면서 동시에 삶을 바라보는
이 이중의 시선 그 거리에서
생각은 깊어지고 의미는 태어난다.
먹고 자고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인간은 굳이 묻는다.
왜 살아야 하는지,
이 고통은 어디서 왔는지,
내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야 할 것이 있는지.
의미는 생존에 꼭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삶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묻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집요함 속에서
영혼이라는 말을 끝내 발견한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쉽게 돌아서지 못하는 순간도 그렇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마음이 먼저 불편해지는 이유.
법도 계산도 닿기 전에 사람은 이미 반응한다.
그래서 나는 영혼을 이렇게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무엇이 아니라
몸을 넘어서려는 마음의 방향.
지금 여기를 넘어서려는 선택의 흔적이라고.
죽음을 알면서도 살아가려는 태도,
그 자체가 이미 영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