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렁실렁 바라보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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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한다.
그래서 꽃을 보았다.
가까이 갈수록 더 섬세한 결이 보였고, 그 정교함이 참 예뻤다.
삶도 자세히 보면 아름다울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들춰 보았다.
그곳에는
아름다움보다 아픔이 더 선명했다.
조금 더 깊이 다가 가면
어른이 서 있을 줄 알았던 자리에
상처만 남아 있었다.
깊이 들여다본다고 사람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처는 가까울수록 아프고,
관찰의 렌즈를 들이댈수록 더 아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상처를 치유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건너뛰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고,
그저 나이 든 아이가 있었다.
삶을 너무 깊이 응시하는 태도는
언뜻 성찰처럼 보이지만 자기 자신을 해부하는 일이다.
아무리 훌륭한 수술이라도
지나치면 상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는
삶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보기로 했다.
꼭 알아야 하는 것만 알고,
굳이 파헤치지 않아도 될 것들은
그냥 ‘실렁실렁’ 넘기기로 했다.
거리를 두면 못 볼 꼴도 그림이 되고,
상처의 모서리도 둥글어진다는 믿음으로,
그렇게 보아야 비로소 살만한 인생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삶은 본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부담 없이 바라볼 때 아름다워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렁실렁 산다는 것은
자기를 해치지 않는 거리를 찾아야 하는 간격이다.
마음이 견딜 수 있는 만큼만 들여다보는 거리,
그 기술이 익숙해질 때,
삶이 살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