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죽음사이

by 박희정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묻고 또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물음은 사실 막연하다.

대답이 필요하기보다는,

그저 살아 있으니 떠오르는 물음일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유한하다.

한없이 사는 존재는 없다.

언젠가는 죽는다.

그렇다고 죽을 날만 기다리며 살 수는 없다.

그건 너무 지루한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태어나기 전의 나는 생명이 아니었다.

나라는 말조차 없었다.

그리고 내가 죽은 뒤에도 나는 생명이 아니다.

그때도 나라는 이름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나란 무엇인가.

태어남과 죽음,

없음과 없음 사이에 머무는

짧은 시간의 이름이 아닐까.

그 한정된 시간 속에서

숨 쉬고, 보고, 느끼는 것이 바로 ‘나’다.


얼마나 살지는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을 산다고 말하지만,

그 말만으로는 막연하다.

오늘이란 단순하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정해진시간을 살아내는 것일 뿐이다.


삶은 언젠가 죽을 존재로서의 자각에서 비롯된다.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선명해진다.

죽을 날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스스로 죽을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

없음과 없음 사이에서

잠시 존재하는 것이 나다.

그것이 바로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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