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꽉 채워주지 않더라

by 박희정

복은 꽉 채워 주지 않더라


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저 사람은 무슨 복이 그리 많길래 저리도 평안할까.”

겉보기에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

빈틈없이 잘 짜여진 직물 같은 사람들.


가까이 들여다보면, 삶에 빈 구멍 하나쯤은 있겠지만

대개는 모른다.

마음 구석을 지나는 찬바람길이 있을 줄은

그래도, 부러울 때가 있다.


부러울 때면

나도 내 삶을 들여다본다.

나는 무엇을 가졌고, 무엇으로 버텼는가.

그 질문 앞에서 보면,

뜻밖에 고운 것들이 나에게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번쩍이진 않지만 묵묵히 지켜주는 것들.

설령 쓰다 남은 빗자루 꽁다리만 한 행운이라도,

하나쯤은 있다.


옛말에 ‘제 복은 타고난다’고 했다.

‘산 입에 거미줄 안 친다’ 고도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지푸라기처럼 나를 붙잡아주는 한 조각의 복은,

늘 있다.

돌아보면 그 조각들이 나를 만들고 있다.


그러니 남 부러워할 일 없다.

삶이 조금 투박해도, 그것이 나의 삶이다


그림자처럼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고,

눈 감아도 무너지지 않는 하늘이 있다.

든든히 발을 딛게 해주는 땅도 있다.

그래서, 다행이다.


때 되면 돌아오는

남다른 것이 내 복이다.

작가의 이전글흔들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