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생각 속의 일이다

by 박희정

모두 다 생각 속의 일이다. ㅡ


젊었을 때는

죽음보다 삶이 더 두려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 삶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그 물음이 늘 앞서 있었다.


그래서 죽음은

아직 먼 이야기였다.

지금 이 삶을 버텨내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벅찼다.


그런데 환갑을 넘기고부터

죽음이 조금씩 생각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죽는다는 일은

아마도 많이 허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더 밀어 보니

허망함은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아직 살아 있는 내가

밖에서 바라보며 만들어 낸 감정이라는 데

생각이 닿았다.


불가에서는

본래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다고 말한다.

처음엔 관념처럼 들렸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혀 허튼 말은 아니다.


나는 내가 태어났던 순간을 알지 못한다.

그 사실은

타인의 말로 전해 들었을 뿐이다.

죽음 또한 마찬가지다.


죽음을 자각했다면 그것은 아직

살아 있을 때의 감각이다.

막상 죽고 나면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내가 알 수는 없다.


태어났다는 것도,

죽는다는 것도

결국 살아 있을 때만 가능한 생각이다.

말장난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건 사실이다.


결국 죽음이든 삶이든

살아 있는 내가

생각 속에서 만나는 풍경일 뿐이다.


내 몸이 있고,

그 안에 생각이 있고,

그 생각으로

세상과 부딪히는 상태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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