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나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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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은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처음의 자리에 돌아서는 일이다.
태어난 해와 같은 띠를 다시 입는 날,
앞으로 가면서도 한 번쯤 뒤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젊어서는 왜 그렇게 숨 돌릴 틈 없었을까.
가진 것은 몸뿐이었고 멈출 여유는 없었다.
늦어지면 떠밀려 갈 것 같고,
처음으로 돌아갈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산다는 것은 그 두려움을 체감하는 것이었다.
배우고, 증명하고, 자리 잡고,
책임질 일들이 젊은 시절로 몰려왔다.
멈추어 주지 않았다.
늘 지금 할 수밖에 없다고 등을 떠밀었다.
사실 관조는 젊을 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와 반복이
쌓인 뒤에야 생겨나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는 바라보기보다 부딪혀서 건너야 하는 쪽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그때는 멀리 볼 틈은 없었다.
속도를 늦추기보다
더 빨리 가야 했고 멀리 가야 했다.
그것이 그 시절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숨 돌릴 틈 없이 살았던 것은
성급해서도 어리석어서도 아니라
그 시기의 삶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아마 비슷하게 살 것이다.
다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바라보며
살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환갑은
다시 젊어지는 나이는 아니다
숨을 고를 수 있게 되었을 뿐이지.
이제부터는 앞서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