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가을, 그리고 치킨집 회동.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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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경주에서 APEC이 열리는 동안 세계적인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1963년생, 62세)이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의 한 치킨집에서 현대차 정의선 회장, 삼성의 이재용 회장과 함께한 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두 경영자는 어려서부터 금수저로 자란, 일반인으로서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인물들이다.
반면 젠슨 황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세계의 무대에서 당당히 한국의 대표 기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치킨집에서 허물없이 웃는 모습을 보니 묘한 감동이 밀려왔다.
세 사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진심으로 멋진 인물들이다.
그 모습을 보며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마도 그들이 자랑스럽고, 또 그들을 통해 한국의 가능성을 본 설렘 때문이리라.
이제 나도 환갑이 되었다.
그들처럼 미래를 만들어갈 나이는 아니지만,
그들의 회동을 보며 느낀 감동만큼은 세대와 상관없이 진하게 남는다.
존경스럽고, 참으로 대단한 시대의 사람들이다.
내 나이는 이제 누구를 맹목적으로 추종할 나이도,
앞뒤 구분을 못 하고 정신줄 놓을 나이도 아니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것이 정치라면,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은 기업이다.
나는 다만 내 일을 할 뿐이고, 그들이 어디를 바라보며 어떤 방향을 가리키는지에 귀 기울인다.
무엇을 봐야 그들을 지지할지는,
그들의 시선과 언어 속에 있다.
그들이 어디를 바라보며, 어떤 말을 내뱉는가—
그 방향이 곧 그들의 세계관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바르지 않은 세계관은 바르지 않은 곳으로 발길을 내딛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정치인이나 경제인 그들의 언어를 주시한다.
나의 세계관은, 옳은 언어를 따라가고자 한다.
언어는 생각의 그릇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창이다.
말의 방향이 곧 사람의 방향이라면,
나는 그들의 언어 속에서 세상의 미래를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