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

by 박희정

손금. ㅡ


오십이 넘어서 눈썹 문신을 했다.

귀에는 피어싱도 두어 개.


늦바람 나서 예뻐 보이려는 건 아니다.

얼굴 관상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듣고,

반신 반의 한 번 믿어보기로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못생긴 편은 아니다.

젊은 시절엔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이쁘게 생겼다는 말을 더 자주 들었다.

외출하는 날에는 하루 한두 번쯤은 그런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

외모로 손해를 보며 살지는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번쩍거리는 샤이닝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른들 눈에 보기 좋은 얼굴,

귀티가 난다는 쪽에 가까웠다.

아마도 하얀 피부가 한몫했을 것이다.

어쨌든 외모 하나만 놓고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눈썹 문신에 피어싱까지 했다.

관상이 운명을 좌우한다기에 돈도 조금 썼다.

인생이 그 정도 투자로 조금 나아질 수 있다면

나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휴대폰을 켜자

화면에 손금 숏츠가 떴다.

설명대로라면

나는 제법 괜찮은 손금을 가졌다.

엠자 손금에 성공선, 사업선, 재물선까지.

부귀를 누려도 이상하지 않을 손금이다.


그런데 삶은 그 설명만큼 수월하지는 않았다.

손금

정말 신빙성이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모습이 손금에서 말하듯,

이미 ‘그럭저럭 괜찮은 인생’에

속해 있는 거라면 모르겠다.

아래를 보면 괜찮을 것 같고,

위를 보면 이보다 물 짠 인생도 없을 것 같은데.


관상도 손금도

결국은 마음이 기대어 앉을자리 하나

빌려 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비올 바람이 분다고 꼭 비 오는 것도 아니고,

까마귀 운다고 반드시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닌 바에야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에서 예수님 얼굴도 봤는데,

그깟 손금에서 운명 좀 봤다는 것이 뭘.

그걸로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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