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을 듣다.

ADHD는 맛을 듣는다.

by 재즈트리



음악을 틀지 않은 이어폰을 꽂은 채 빅맥을 먹으면

고기와 토마토와 감자가 침과 함께 섞이며 치아로 다져지는 소리가 난다.

여기에 콜라를 한 모금 쭈욱 삼키면

목을 한번치고 지나가는 쿨럭소리가 마기도 하는데

갑자기 빅맥을 먹는 소리에 이름을 붙이고 싶어졌다.

'축적축적'

“쌓이는 소리’

기름진 감자와

합성조미료가 가득한 고기, 빵이

내 몸에 축적축적 쌓이는 소리.


허기를 만족시키는 음악이지만

만족은 그 순간뿐

뒤끝이 좋지 않은 걱정이 쌓이는 소리 역시

귀를 울린다.

나는 그렇게 햄버거를 먹으며

햄버거와 내 입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었다.

상반되는 감정들.

극단적인 양극의 감정들이 쌓여온 지난 나의 역사.

그런 아이러니의 시간들이 만들어낸 나의 모습은


햄버거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나의 뇌와 오감,

나의 몸을 걱정하는 생각과

충동에 못 이겨 삼켜낸

나약함의 자괴감들이 섞여

맛있게 생겼으나 몸에 해로운

빅맥세트 같은

모습으로 서서히 모습을 갖추었다.


꿀럭꿀럭 넘어가는 한잔 한잔.

흥에 겨워 술을 연거푸 들이켜도

기억이 잘 나지도 않는 대화를 즐겁게 하면서도

술 한잔이 만들어 내는 음악은

평화로운 뉴에이지 같은 음악은 절대 아니다.

뒤끝이 있는

구토를 유발하는

뜨거운 국물을 찾게 하는

여운이 긴

후회가 있는

그런 음악이다.

그러나 햄버거와 술은

시간이 지나도 가끔은 찾을 것이므로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행복과 절망의 풍부한 싸운드를

즐길 때는 거침없이 즐기려고 한다.


얼마든지 음악이 지겨우면 다음 버튼을 누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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