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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Sep 14. 2022

탁현규 지음. ‘삶의 쉼표가 되는, 옛 그림 한 수저’

코로나 때문에 방콕이 일상인 나날, 옛 선인의 말이 생각났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는 책을 읽어라.” 한라도서관 신간 목록에서 대출하여 읽게 됐다.     


  늘 미술, 그림 이야기하면 외국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보니 우리나라 미술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단행본 소책자를 몇 권 읽었지만, 양에 차지 않았다. 이 책은 조선 3대 화가로 꼽히는 신윤복, 김득신, 정선에 관한 이야기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그림에 대한 현대적 해설이 돋보인다.    

 

  취미 삼아 그림을 그려보니까 그림을 그리려면 물감으로부터 종이 등 미술에 필요한 재료들이 많이 필요하고 더욱이 이동하면서 그린다는 것은 난해한 작업인데, 옛날 물감이나 종이 같은 그림 도구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먹의 농담, 채색의 보존 상태가 현대 기술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천을 다니며 진경(眞景)산수를 그린 정선의 그림은 그야말로 정밀한 설계도 같기도 하고 고해상도 사진을 보는 것 같다. 대단한 천재였다. 서양미술도 훌륭하지만, 조선의 그림은 더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우리나라 문화와 예술이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가 이런 감각을 가진 선조들의 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고 문화적 자부심이 한결 높아졌다.      


책 중 한 구절

짭짤하고 재미있지 않은 것은 예술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게 본다면 신윤복과 김득신, 정선의 그림은 짭짤하고 재미있으니 예술이 된다.     


들어가는 글

균형과 조화를 되찾아 줄 우리의 고전     

1장 양반풍속화의 달인, 혜원 신윤복

· 상춘야흥賞春野興 -봄을 즐기는 들놀이의 흥겨움

· 쌍륙삼매雙六三昧 -쌍륙 놀이에 빠지다.

· 계변가화溪邊佳話 -시냇가의 아름다운 이야기

· 주사거배酒肆擧盃 -술집에서 술잔을 들다.

· 청루소일靑樓消日 -기생집에서 세월 보내기

· 월야밀회月夜密會 -달밤에 몰래 만나다.

· 월하정인月下情人 -달빛 아래 정 깊은 사람들

· 미인도美人圖     


2장 평민풍속화의 명인, 긍재 김득신

· 목동오수牧童午睡 -목동이 낮잠을 자다.

· 강상회음江上會飮 -강가에서 함께 마시다.

· 성하직구盛夏織? -한여름의 짚신 삼기.

· 추수타작秋收打作 -가을걷이 타작.

· 야묘도추野猫盜雛 -들고양이, 병아리를 훔치다.

· 송하기승松下棋僧 -소나무 아래에서 장기 두는 승려     


3장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시와 그림을 서로 바꿔 보다.

· 수성동水聲洞 -

· 종해청조宗海聽潮 -종해헌에서 조수 소리를 듣다. -

· 양화환도楊花喚渡 -양화나루에서 배를 부르다.

· 압구정狎鷗亭 -

· 송파진松坡津

· 세검정洗劍亭

· 인왕제색仁王霽色 -인왕산의 비 개는 모습

· 정양사 正陽寺

· 만폭동萬瀑洞 -만 개의 폭포가 만나는 동네

· 불정대佛頂臺 -부처님 정수리 바위대

· 해산정海山亭 -동해와 금강산을 함께 바라보는 정자

· 사선정四仙亭

· 금강전도金剛全圖

· 해인사海印寺

· 사문탈사寺門脫蓑 -절 문에서 도롱이를 벗다     


나오는 글

현대 대중문화의 독(毒)을 치료할 특효약, 고전     


책 소개     

삶의 쉼표가 되는, 옛 그림 한 수저. 탁현규, 2020. 4. 6. 도서출판 이와우. 16,000원.


탁현규 : 한국 고미술의 ‘신세대 통역자’라 불린다. 서강대 사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 문학박사. 간송미술관 연구원, 경인교대, 서울교대, 동덕여대에서 우리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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