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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Sep 19. 2022

장폴 뒤부아 지음, ‘상속’

이 책의 원제목은“La Succssion"이다.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 선택했다.


옮긴이가 이 책에 대해서 제일 잘 알 것 같아서 옮긴이의 말을 간추려 본다.

이 책의 원제목은“La Succssion"이다. 의미는 ‘상속’, ‘계승’, ‘연속’이라고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삶을 물려받아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다닌다. 말하자면 삶은 피할 수 없이 주어진다. 인간은 유산을 상속하듯 삶을 물려받는다. 우리도 근본적으로 이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삶은 예기치 않게 다가오는 슬픔과 느닷없는 상실에 노출되어 있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이 불행은 덮쳐온다.


  유전자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삶 역시도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삶은 우리가 선택하기 전에 우리를 몰아간다.


  애초에 자신이 생겨난 이유는 ‘아버지를 계승하기 위해서’였음을 수용한다. 삶에 관한 질문도 ‘우리는 왜 불행한가?’에서 ‘불행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로 바뀐다.


  [상속]의 주인공 폴 카트라킬리스는 가족의 유산이라는 짐을 짊어진 채 삶을 찾으려 애썼지만, 결국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무수한 답이 가능한 질문들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삶의 방식, 자유를 지키는 방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답을 강요하지 않는 질문이 진지한 대답보다 위로가 된다.


  인생에서 행복한 시간이 얼마나 될까? 삶이라는 유산을 상속한 인간은 그 삶으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는 불안감을 견디기 위해 대개는 믿음이라든가 애정, 보호의 환상을 만들어 낸다. 어른이 되어서는 신념, 이상이라는 이름이 붙은 환상을 만들어 가슴에 품고 다닌다. 환상은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는 데 필요하다. 하지만 삶에 아무 환상이 없는 사람은, 종교라는 가짜 동아줄까지 거절한 사람은 홀로 버텨야 한다. 삶의 불안은 인간의 기본조건이다.


  내 삶의 자유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에 대한 대답은 개인의 몫이다.      

주인공 폴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을 대사관에서 통보받고 4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 후 10년 동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로 있다가 자살을 한다. 이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다.    

 

 “어째서 7이냐고? 이것이 네 번째 소수(素數), 절대 ‘나눌 수 없다는’, ‘슈퍼 싱글’이라는 프라임 넘버니까. 또 이 숫자는 두 번째 메르센 소수, 첫 번째 뉴먼생스윌리엄스 소수, 우달 소수, 캐롤 수수이니까.”


 삶은 후진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곤 했다.     

“여자들은 우리 같지 않아. 뇌 구조가 달라. 여자들의 머릿속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네가 상상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든 일들이야. 여자들은 앞날을 읽을 수 있다고 하잖아. 미래가 어떻게 될지 내다볼 수 있다는 거야. 우리가 여자들이 뭘 하는지,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래. 실제로 여자들은 뭔가 일이 닥쳐오기 전에 미리미리 대비하더군. 온갖 미친 짓거리의 뒷감당하지 않으려고 선수를 치더란 말이지. 우린 남자들은 결과야 어찌 되든 미친 짓들에 붙잡혀 있기 일쑤잖아.”

  막연하긴 하지만 남자는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을 품는다. 그런 까닭에 누구나 알다시피 자기 엄마를 낳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타인의 공간에서 죽음을 맞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죽음을 아무 데서나 맞아서는 안 되는 거라고 했다.     

 

오래전부터 세상은 그대로였다.

이 책을 읽고 작가는 삶에 관한 생각이 무엇이라고 느꼈을 때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 생각해 봤다. 내 삶이 주체적인 것이 아니고 상속되어 살아간다는 것 이제 이 나이가 되니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삶은 누군가의 이어짐이고 기억이고 사라짐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나를 기억하는 동안 나는 살아있다는 말이맞다!     


책 소개     

상속, 장폴 뒤부아 저, 임미경 옮김, 2020. 1. 20. 도서 출판 밝은 세상, 15,000원.


장폴 뒤부아(jean Paul Dubois) 1950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출생, 1996년 ‘케네디와 나’로 프랑스 텔레비전 문학상, 2004‘프랑스적인 삶’으로 페미나상, 2011‘스네이더 사건’으로 알레상드르발레트 상 2019년 콩쿠르상 누벨옵세르바퇴르 지 기자로 활동, 20여 권의 소설과 다수의 수필, 여행기를 펴냈다.   

  

임미경,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졸, 동 대학원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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