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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Oct 06. 2022

카를 만하임 지음. ‘세대 문제’를 읽고

100년 전 사회학자 ‘만하임’이 쓴 “세대 문제”

        

대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 나타난 세대 갈등을 알기 위해 100년 전 사회학자 ‘만하임’이 쓴 “세대 문제”를 읽었다.     


2022.03.09.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사회는 세대 간의 갈등 양상이 뚜렷했다. 연령대별로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확실한 차이가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고, 선거 결과도 역시 같았다. 당선인은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제일 먼저 말했다. 우리 사회의 세대 간에 갈등이 심각하다는 증거이다. 이렇게 된 원인을 알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21세기 초반에 1세기 전에 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세대’에 관한 문제는 인류가 존재한 이래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는 문제다. 산업화 세대, 386세대, 촛불 세대 등등이 용어가 있다. 한편으로 한국전쟁 세대, 산업화 세대, 2030세대, 1318세대, 청년세대, 신세대, X세대, 실크 세대, wine세대 등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세대 문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청년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청년층이 ‘희망 상실 세대’라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부모와 자식 간의 긴장 해소 또는 갈등 완화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의 기본 관계는 그 바탕에 항상 어느 정도의 긴장과 갈등 그리고 애증을 깔고 있다. 요즘 ‘캥거루족’은 자식이 진취적인 기상을 버리고 부모의 품에 안주하는 것이다. 자식이 일자리를 찾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니트족’ 또한 마찬가지다. 세 번째 이유는 같은 시대에 청년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예전과 같은 단일대오가 없다. 같은 나이의 세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불편한 낯섦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만하임의 세대 문제’를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문제의 상태     

실증주의적 문제 제기 ; 과거에 세대 문제를 실증주의인 방식, 인간의 평균수명에 관한 문제가 중심을 이루었다. 부모 세대가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 진보의 속도가 완만해진다는 것이다. 생애의 첫 30년은 학습기이고, 그 이후 60이 되면 사람들은 공적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 사회 전체에서 탄생과 죽음은 지속적으로 연이어 나타나며 명백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질적인 시간 미고려.     

낭만주의적-역사주의적 문제 제기 ; 모든 사람은 완전한 동시대적인 가능성 속에서 나이가 같은 사람들과 나이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각 개인에게 동일한 시간은 다른 시간, 특히 그 자신과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자기 자신만의 다른 시대이다. 즉 질적인 시간을 고려했지만, 사회적 요소를 배제한 한계가 있다.     


자연적으로 발전하거나 의식적으로 지향된 결합이 수많은 개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는다면, 우리는 이를 ‘구체 집단’이라고 말한다. 세대 관계는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의해 결합된 개인들의 공동생활이다. 즉 세대 관계는 사회적 공간 내에서 하나의 세대에 귀속된 개인들의 유사한 위치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세대들이 현상은 역사적 역동성의 실현에서 기본적인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운동론의 관점에서 본 세대론     

대부분의 세대 연구자들이 무비판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일반적인 가정, 즉 청년세대는 진보적이며 구세대는 그 자체로 보수적이라는 가정만큼 허구적인 것은 없다. 많은 개인과 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세대는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전제할 수 없다. 집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인 집단적 무의식을 전제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의 세대 문제를 돌아보면, 나이 든 세대가 젊은 세대보다 훨씬 진보적이다. 386세대와 88만원 세대를 정치적으로 비교해보면 386세대는 진보의 대명사이고, 88만원 세대는 자신의 안일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수세적인 세대다.     


같은 시대에 성장한 개인들은 대부분의 학습기 시절에도 그리고 또한 나이가 든 뒤에도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지적 문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환경에서 도출된 동일한 지배적 영향들을 경험한다. 그들은 동시대인이고, 그들이 세대를 구성한다.     


만하임은 동일 세대 내에서 서로 다른 세대 단위들이 존재한다며, 같은 세대 내에 서로 다른 사고와 행위를 하는 세대 집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논증했다. 그는 하나의 세대를 존재 그 자체로서의 세대 위치, 공동운명에 참여하는 주체로서의 실제 세대, 통합적 활동 집단으로서의 세대 단위를 구분했다.    

 

예컨대 실제 세대로서 춧불 세대에는 촛불집회를 찬성하는 세대 단위도 있을 수 있고 반대하는 세대 단위도 있을 수 있다. 촛불집회를 둘러싸고 각각 다른 의견을 표출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다른 세대 단위이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촛불 세대라는 단일 명칭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의 세대 안에 서로 다른 세대 단위의 존재와 활동이 있어도 하나의 세대라고 명명해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세대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     


만하임이 언급한 대로 물질적 가치를 둘러싼 세대의 역동적 긴장은 경제적인 문제로 다가올 것이며, 정신적 가치를 둘러싼 세대의 역동적 긴장은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세대 갈등의 원인을 알기 위해 책을 읽었지만, 이해 불가다. 자식과 부모,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편하고 행복해야 세상이 보인다는 말에 동의한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박재흥, [한국의 세대문제](나남, 2005), 우석훈. 박권일, [88만원 세대](레디앙, 2007)

문화과학 편집부, [세대의 문화정치학], 2010년 여름호(통권62호)      


책 소개          

세대 문제. 카를 만하임 저. 이남석 옮김. 2013.06.30. 책세상. 178쪽. 8,900원.

         

카를 만하임(Karl Mannheim 1893~1947)

헝가리 출신의 독일 사회학자. 부다페스트 대학,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 사회학과 교수, 1933년 영국으로 망명, 런던 정치경제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했다. 런던 대학 교육연구소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 ‘사유의 구조’, ‘지식사회학’ 등.     


이남석-현재 세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세대 문제를 넘어 세대의 근본 원인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를 이론적, 철학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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