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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Oct 04. 2022

사토 겐타로 지음.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인류를 구한 신약의 역사

펜더믹 사태를 불러온 코비드-19가 중국에서 최초 발생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온지도 2년여가 되고 있다. 예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수 있을까? 희망이 안 보인다. “매일 국민여러분, 3단계 4단계 방역수칙 준수하시길...” 하는 노란옷 입은 사람들을 보는 것도 지겨운 일상이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인류가 질병과 어떻게 싸워왔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인류가 생긴 이후 질병은 계속되었다. 세균에 의한 질병도 인류를 곤경에 빠뜨렸다. 세균은 세균벽 합성 효소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 이 약점 덕분에 약으로 세균을 공격해도 세균만 죽고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일단 종류가 너무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공통으로 지닌‘급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바이러스제는 각각의 종을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현재 기준으로 인플루엔자나 감염 등 몇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약품만 개발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바이러스는 변이가 빠른 종류가 많다. 기껏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해도 이미 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가 ‘인류 최후의 적’이라는 까닭이다.     


  이 책은 비타민C, 말라리아 특효약 퀴닌, 모르핀, 각종 마취제의 개발, 감염과 산욕열을 손씻기와 소독약, 매독을 치료한 살바르산, 세균 감염병에 특효약 설파제, 항생물질 페니실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아스피린, 에이즈 치료제의 개발을 내용으로 하고있다.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만든 괴혈병 치료제 비타민C는 15세기에 개발이 돼서 지금도 그 효능을 연구 중이다. 에이즈, 결핵과 함께 세계 3대 감염병인 말라리아는 아주 먼 옛날부터 존재했다. 말라리아는 오늘날에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매년 무려 3억~5억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우연히 페루에서 발견된 ‘키나 나무’ 껍질에서 발견된 퀴닌이 말라리아 원충의 생태 주기를 차단하고 증식을 방지하는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서 특정 분자가 결합해 정보를 수용하는 부위를 ‘수용체’라고 부른다. 인체는 수용체에 결합하는 물질을 스스로 생산한다. 이물질들을 통틀어 ‘엔도르핀’이라고 한다. 모르핀은 엔도르핀과 흡사 구조로 수용체와 결합해 엔도르핀과 같은 작용을 일으킨다. 엔도르핀은 외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방출되어 고통을 완화해준다. 장거리 달리기 선수가 느끼는 짜릿한 흥분과 쾌감은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플레밍이 개발한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주역이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갖가지 항생물질이 개발되었다. 결핵에 효과가 있는 스트렙토마이신, 다양한 세균에 두루 효과를 발휘하는 매크로하이드계 항생물질은 수백만 년에 걸쳐 인류 괴롭혀온 세균 감염증 대다수를 퇴치했다. 그러나 항생제의 남용은 더 강력한 세균을 출현하게 하였다. 광우병, 사스, 신종 인플루엔자, 에볼라 출혈열, 메르스 등 새로운 감염증은 잇따라 출현하고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중 에이즈는 1920년대 콩고 민주공화국의 수도인 킨샤사에서 출현했다. 1981년 미국에서 최초 발견되고 1982년 이 병에 후천성 면역 결핍증, 줄여서 AIDS라는 이름을 붙였다. 에이즈 치료제 개발로 전 세계에서 1,500만 명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누적환자 수는 2015년 기준 12,522명이다. 현재까지 에이즈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기존의 약물이 듣지 않는 신형 에이즈가 출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제를 개발해온 인류의 역사가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오늘도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응원한다.     


책 소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사토 겐타로 저, 서수지 옮김. 2018.05.10. 사람과나무사이. 251쪽. 16,000원.     


사토 겐타로 : 1970년 5월 8일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도쿄대 이과대학교 이학부 응용화학과 졸, 도쿄공업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합성화학을 공부했다.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제약회사에서 연구원. 2007년부터 글쓰기에 전념 과학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탄소 문명론] 등이 있다.


서수지-일본 다도 우라센케 한국지점 회원, 한국 마크로비오택협회 공식 교재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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