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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14. 2022

가깝고 먼 이야기, 색.

다채롭고 신비한 예술

흔히 ‘조명발’이라고 한다. 빛과 색의 조화를 보는 사람의 눈은 얼마나 정확한가? 빛과 색을 연구하여 쉽게 쓴 책이 있다. ‘가깝고 먼 이야기, 색- 다채롭고 신비한 예술’ 인천대학교 교수인 한혜진이 썼다.    

 

우리가 보는 색은 똑같을까? 우리가 말하는 빨강은 모두 같은 것일까? 정답은 색과 관련된 대상에 따라 다르다. 대상이 인간의 진화와 관련 있다면 같은 색으로 보일 것이고, 개인의 경험과 관련 깊다면 사람마다 다른 색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경험, 이 요인은 대상을 어떻게 감지하느냐에 따라 색이 같거나 달라 보인다.     


어두운 환경에서 성공적인 촬영을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카메리가 고정된 상태여야 하고, 조리개를 오래 열 수 있도록 셔터 스피드가 느린 상태까지 조절되어야 하며, 어두운 이미지가 기록 될 수 있게 필름의 감도 역시 좋아야 한다. ‘색온도’란 광원과 비슷한 색상의 빛을 발산하는 이상적이니 흑체 복사 온도를 색으로 나타낸 것이다. 영화에서 사용된 촛불은 조면 중에서도 색온도가 낮아 붉은 계열 색을 띤다. 색온도의 빨간색은 온도가 낮고, 파란색이 높다.     


‘키아로스쿠로’는빛과 그림자의 강한 명암 대조를 사용하여 극적인 효과를 내는 조명 기법이다. 하나의 광원에 의해 화면 내 빛을 받는 부분은 선명하게,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짙은 그림자로 어둡게 표현하는 것이다.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와 1930년대 미국 공포 영화의 영향을 받은 누아르 영화에 적용되었다. 무아르는 검은 영화라는 뜻으로 어둠과 긴장감 있는 서스펜스를 칭하는 불어다.  

   

사람의 눈으로 지각되는 밝기 범위는 약 10,000 니트(휘도의 단위)다. 그러나 SDR(Standard Dynamic Range) 디스플레이는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발기 차이가 약 100 니트 범위밖에 구현하지 못한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HDR 디스플레이는 약 1000 니트 이상 구현한다고 한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조명 색은 저녁노을과 같은 색온도다. 조명의 색과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의 연관성을 연구한 실험에서 붉은색에 가장 가까운 2300 캘빈의 전구 색에 의한 멜라토닌 분비가 최대였다.


백내장은 수정체에 혼탁이 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혼탁으로 시야가 뿌옇게 보이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물건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앞이 잘 안 보이게 된다. 보통 노화와 함께 진행되며 흔히 녹내장과 혼동을 하는데, 녹내장은 눈에서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에 손상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녹내장으로 인한 색각이상은 유전에 의한 색각이상과는 다른 경향을 보인다. 녹내장은 수술할 수없지만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도쿄 제국대학의 교수였던 이사하라 시노부(1879~1963)는 1918년 이시하라 색각 검사표를 만들었다. 전 세계의 남성 1/12, 여성은 1/200이 색각이상자로 알려져 있다. 색각이상은 유전이며, 유전자 X 염색체에만 들어있다. 즉 아버지에게 색각이상이 있을 확률이 월등히 높다. 남성의 경우 색각이상 유전자를 가진 X 염색체 하나만으로도 색각이상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UC데이비스대학교의 존 베르너 교수가 색각이상자의 색 구분을 도와주는 인크로마 안경을 개발 중이다. 이 특수 안경을 색각이상자가 2주간 쓰고 있으면 빨강과 초록의 구분을 할 수 있게 된고 안경을 벗고 난 이후에도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얼굴 인식’과 ‘얼굴 지각’은 어떠한 물체를 보고 얼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단계를 얼굴 지각이라고 한다. 이 판단은 뇌 측두엽에 있는 방추상 얼굴 영역의 반응과 연관이 있다. 영국 심리학자 앤디 영은 얼굴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아는 사람이니 모르는 사람인지 등의 고차원적인 판단을 얼굴 인식이라고 정의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는 기간이 늘고 있다. 마스크가 우리의 시각에도 영향을 끼칠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는 동안 본인의 피부색에 색순응을 하며 색 지각을 하게 된다. 시야에 보이는 코 옆면 피부색에도 긴 시간에 걸쳐 색순응을 해 왔다. 색순응은 조명에 의해 물체색이 바뀌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고유의 색으로 보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피부색은 배경색 변화에 따라서 대비 현상이 일어난다. 배경색의 영향은 얼굴에서 공간적인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비 현상이 강해진다. 예를 들어 가발의 색에 따라 피부색이 달라진다. 밝은 가발을 쓰면 피부색이 어두워져 보이고, 어두운 가발을 쓰면 피부색이 밝아 보이는 결과가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 스카프는 피부색에 노란빛이 더해져 보이고, 노란색과 초록색 스카프는 피부색에 빨간빛이 더해져 보인다. 립스틱의 컬러 선택에 따라 입술의 크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레드 립의 진한 빨강은 수축 색으로 입을 작아 보이게 하고 핑크 립은 팽창 색으로 입을 크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생우 3개월 무렵이 되면 전반적인 색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며, 생후 4~6개월이 되면 50% 이상의 아이가 1.0의 정상 시력을 가지게 된다. 6살이 되면 대부분의 어린이가 어른과 같은 시력을 가지게 된다.


색 항상성이란, 조명의 조건이 바뀌더라도 조명의 색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백색광 아래에서 본 물체색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보는 물체색은 광원, 물체, 시각으로 색이 정해지는데 이때 광원과 물체는 물리적 특성, 시각은 인간의 눈과 뇌의 생리적, 심리적 요소에 해당한다. 이미지 안에서 조명 색이 무엇인지도 중요하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미지의 장면은 분석하여 물체색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과 가장 다른 점은 오감 중에서도 시각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네발로 걷는 동물의 경우 눈보다 코나 귀가 발달한 구조다. 유인원의 경우 눈은 깊숙한 곳에 있지만, 귀와 코가 바깥으로 나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직립 보행을 하면서 눈이 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게 되자 시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뇌에 입력되는 감각 중 약 85%가 시각과 관련된 정보다. 음식의 색과 시각 정보는 우리가 느끼는 미각에 영향을 주어 음식이 맛있게 혹은 맛없게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빛은 섞을수록 밝아지는 가법 혼색이다. 반면, 물감은 감법 혼색 즉 섞을수록 혹은 덧칠할수록 색이 어두워진다. 그러나 점묘법은 순색의 작은 색점을 나열하여 겹쳐지지 않는 병치 혼색이다. 이렇게 나열된 색점들은 멀리서 작품을 보는 관객의 망막에서 시각적으로 혼합된다.   

  

가깝고 먼 이야기, 색. 다채롭고 신비한 예술. 한혜진 저. 2021.02.25. 미진사. 15,000원. 2022.03. 읽음.     

한혜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멀티미디어영상과, 영국 킹스턴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애니메이션 석사과정, 일본 조시비미술대학 색채학 석사과정, 도쿄공업대학 영상색채연구로 박사학위. 국립인천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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