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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pr 13. 2022

P세대

펩시콜라 광고를 보고 자란 세대

“P세대”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됐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빌렌 타타르스키’다. 그의 아버지가 ‘바빌렌’이라는 이름은 ‘바실리 악쇼노프’와 ‘브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라는 단어를 조합하여지었다고 한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같다. 타타르스키도 작가와 같이 기술대학에 입학했고, 전공은 전기였다. 군대에 가고 싶지 않아서 진학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공과는 무관한 문학대학에 입학하였지만 졸업은 못 했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주인공이 할 일이 없어서 매점에 직원으로 취직했다가 친구를 만나 광고업에 취직을 하고 방송국에서 출세가도를 달려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 여신의 남편으로 등극한다. 여신의 남편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육체가 존재하지 않는 3D 분신으로 TV 화면에서만 존재한다. 는 비현실적인 내용이다.

   

  작가는 ‘P세대’는 소비에트 공화국 즉, 구 소련에서 러시아로 체제가 바뀐 1970년대 러시아에서 태어난 아이들, 펩시콜라 광고를 보고 자란 세대라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의 자본주의 물결이 러시아로 새로운 상품을 수입한다. 메르세데스와 롤렉스시계가 신흥 부자의 상징이 된다. 평범한 시민에서 과자공장으로 재벌이 되는 사람, 미국식 광고가 TV를 장악하는 시기에 한몫 잡으려는 젊은 세대에 자본주의 폐해가 유행한다. 코카인, LSD 환각제에 물들어 간다. 작가는 체제의 변화가 가져온 사회적 병리를 말한다.      


  작가는 동양의 신비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불교 사찰에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의 중간에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 관한 광고를 사례로 든다.


 소련에서 러시아로 바뀌는 것을 구강-항문 와우-효과로 표현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영향은 하나의 충동으로 집약되고, 바로 이런 감정의 복합체, 그것들의 혼합물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인간의 투영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물질의 구매를 지원하는 것은 화폐 사이의 교접이라는 노출된 행위가 아니라, 구강-항문 충동을 부차적인 차원으로 밀어낼 수 있는 신비한 속성의 추구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이 나온 것은 1999년이다. 20여 년 전에 나온 책인데 지금의 세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을 준다.


 요즘 동영상을 배우고 있는데 주인공이 광고 카피라이터로 콘티를 한다. ‘콘티’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준비 과정에서 화면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광고 콘티에 세세한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


일상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카피를 창작하기 위해 환각제를 이용한다. 러시아에 자생하는 ‘광대버섯’의 환각 작용이 강렬한 것 같다. 주인공이 환각을 일으키기 위해 숲에서 광대버섯을 먹고 환각 상태에서 메모를 하는 내용도 있다.      


  저자 빅토르 펠레빈은 페레스트로이카 세대이자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예술 기법, 자유로운 상상력의 발현 역사와 종교, 신화 등에 바탕을 둔 깊은 철학적 사유는 러시아 역사에서 가장 혼란한 시기를 살아낸 젊은 지식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는 옮긴이의 평이다.


P세대, 빅토르 펠레빈 저, 박혜경 옮김. 2012.08.22. ㈜문학동네. 415쪽.


빅토르 펠레빈 : 1962.11.22.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에너지 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에서 편집일을 시작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89년 첫 단편집 ‘푸른 등불’로 러시아 소부커상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현재 러시아의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박혜경-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졸업 같은 대학원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학교 러시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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