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하나 눈을 돌려보면, 임진, 정유 양난을 통해 일본의 침략 의지를 충분히 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은 조선 말기에 이르러 기어이 일본에 병합되는 크나큰 역사적 오류를 남겼다.
역사는 반복된다.
오늘의 일이라고 해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조선 시대에 당쟁이 심했다고 하나 오늘날의 정쟁이 그보다 더하면 더하지, 조금도 덜하지 않다.
그때는 명분이라도 내세우고 체면이라도 지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나 북한, 일본 등이 전쟁을 일으켜 온다면 우린 꼼짝 없이 무너지고 만다.
국가 안위를 제쳐놓고는 어떤 좋은 말이라도 사상누각이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모두가 깨어나 이 나라의 주인 정신을 갖고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해야만 국운이 융성해지고 한민족의 시대를 열 수 있는 것이다. 안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처자를 잃고 재산을 빼앗기고 우리 자신도 죽거나 다치는 비극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제1부 -토정 이지함의 생에서 졸까지를, 제2부에서 토정의 후예라는 제목으로 서산대사 휴정, 사명대사 유정을 중심으로 당취 불두 환장 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임진왜란 전과 후, 일본의 덕천가강 시대까지의 줄거리로 되어있다.
어느 시대나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것은 역사의 순환이라고 할까,
조선 중기에 3%의 양반이 97%의 백성을 다스리고 특히 하층민에 대한 사대부의 횡포는 가히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혹독했다.
그러나 난리가 나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 이를 구하는 것은 그 97%의 핍박받던 백성이며, 그중에도 최하층민이 목숨을 바쳐 싸웠던것이다.
나라를 구하려는 선각자들의 외로운 투쟁은 오늘날이나 옛날이나 다름없음을 느낀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또다시 전쟁이 발생한다면 우린 꼼짝없이 무너지고 만다는 경고가 준엄하기만 하다.
책을 읽고
소설이 허구라는 것은 재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토정 이지함을 읽고 핍박받는 백성들이 나라를 지킨다는 아이러니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에 '환장'과 일본 첩자 여자의 로맨스는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天符經-81자
일시무시일 석삼극 무진본(一始無始一 析三極 無盡本)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일적십거 무궤화삼(一積十鉅 無櫃化三)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대삼합육 생칠팔구(大三合六 生七八九)
운삼사 성환오칠(運三四 成還五七)
일묘연 만왕만래 용변부동본(一妙衍 萬往萬來 用變不動本)
본심 본태양앙명 인중 천지일(本心 本太陽昻明 人中 天地一)
일종 무종일(一終 無終一)
천부경은 환국(桓國)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경으로 9자 1구로 하여 9중 81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환웅 1세 거발환(서기전 3898-3805)이 천산(天山)에서 지상의 태백산 신시(神市)에 내려와 도읍하고, 신지(神誌 : 神志)이던 혁덕을 시켜 이를 기록 보존하게 하시어 신지가 전자(篆字)로 빗돌에 새겨 알아볼 수 없게 된 것을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한문으로 번역하여 서첩(書帖)으로 꾸며 세상에 전한 것인데, 4250(서기 1917)년에 지금의 묘향산(妙香山)에서 수도 중이던 스님 계연수(桂延壽)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오래된 경전(經典)이다.
경전을 요약하면, 하나에서 아홉까지의 숫자를 가지고 천지창조와 그 운행의 묘리를 만물의 생장 성쇠의 원리를 설파하고 있다. 그 전문의 일부를 풀이하여 옮겨본다.
"하나로 시작하되 시작이 아니고, 하나를 쪼개니 삼극이 되네. 천하의 근본은 다함이 없고, 하늘은 언제나 하나로 양이 되네, 땅은 하나에서 둘로 나눠 음이 되고, 사람은 하나에서 셋이 되어 양이라네.(중략) 사람이 하늘과 땅에 맞춰 하나 되니, 하나로 끝내되 끝이 아니네." 전문 81자 중 1자가 11회 나올 만큼 "하나(一)"를 중시한 한(一ㆍ多ㆍ大ㆍ白ㆍ全ㆍ韓)사상과 삼신사상을 동시에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