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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Oct 25. 2022

마누엘라 살비 지음, ‘소설 코비드-19’

이 책은 4주 동안 28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이다. 

코비드-19가 가져온 작가의 세상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전염병이 가져온 현실과 전염병이 끝난 후 미래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상상을 한다.  

   

  나는 이 전염병이 불순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이기심을 조장하는 세태를 만드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코로나를 이용한다. 정치적 반대를 마스크로 입막음하고 거리 두기로 집회를 금지한다.     


  가족 간의, 친족간의, 그리고 껄끄러운 사람과 만남에서 코로나는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 이 책의 소설들은 그러한 맥락을 잘 표현하고 있다. “0번의 환자” 현실에서는 극복할 수 없는 부채를 코비드 바이러스를 퍼트리기로 한 최초의 인간으로 표현한다. 언젠가 역사가 이 소설을 진실이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불편한 사람, 하고 싶은 말을 막는 수단으로 코로나가 이용될 수 있다는 소설의 상상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절이 지나고 나도 후유증은 남을 것이다. 만남을 최소화하고 억압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기타 등등 코로나를 이용하는 세상이 이후에 존재하고 도래할 세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서글프다.     


책 중에서

  내게서 바이러스가 전이된 1번 환자는 서른일곱 살의 나이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모든 것은 운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살고 어떤 사람은 죽는다.     


  생각해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왕족과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묘지에서 종일 지내다 보면 죽음이라는 게 낯설지 않고 친근해진다. 죽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니까.     


  그는 자신의 증세가 악화하여 병원으로 이송될 것을 예상했다. 그때를 대비해서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식들에게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미납된 관리비를 모두 납부하고, 유서를 썼다. 중요한 서류와 문서는 모두 폴더에 넣어 찾기 쉬운 곳에 뒀다. ‘못다 한 말’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기억나는 모든 걸 적었다. 사람 이름 옆에 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하고 싶었던 말을 적었다. 시간 순서대로, 전화하였다.     


1단계 –우울증에 빠진다. 

2단계 –직장을 잃는다. 

3단계 -모아둔 돈을 모두 쓴다. 

4단계 -‘알코올’이다. 마신다, 마시지 않으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나의 속을 무너뜨린다. 술로 그걸 삭히려는 몸부림이다. 나 자신 외엔 그 무엇도 나를 해치지 못하도록 마신다. 

5단계 -‘빚’을 진다. 친구, 이웃, 은행 모두에게 손을 내민다. 

6단계 -이미 죽은 상태, 노숙자. 

7단계 – 마지막.     


책 소개     

소설 코비드-19, 마누엘라 살비 저, 최수진, 이명하 옮김. 2020. 5. 30 가갸날. 14,000원   

  

마누엘라 살비(Manuela Salvi) -이탈리아 작가, 런던 로햄턴 대학 어린이 문학 석사학위, 같은 대학 박사.     

최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번역학,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 EBS 최수진의 Morning Special 진행자     


이명하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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