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소설『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자전적 소설

by 안서조

이 책은 TV뉴스를 보다가 토론자가 “인간실격”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읽게 되었다.


다자이 오사무 자전적 소설이라는 소개가 있다.

첫 번째 수기 어린 시절, 두 번째 수기 학창 시절, 세 번째 수기 사회생활로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한 저자의 인생을 소설 속 주인공 요조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탄한 삶과 자기의 의지대로 말을 하고 살 수만은 없다.


주인공은 사람과의 관계를 제일 두려워한다. 그래서 싫어도 좋은 것처럼 연기를 하는 삶을 산다.

어린때 배고프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는데 사람들이 “배고프지?”하면 “배고파”하면서 먹는다.

이런 가식적인 행태가 몸에 배어 성장하면서 점점 자기 자신을 속과 겉이 다르게 위장하는 인간이 된다.

주위의 사람들이 감쪽같이 속는다. 어쩌면 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구절도 있다.


좌절감을 느낄 때 술에 의지한다.

나중에는 마약에 중독되는 모습은 나약한 의지의 소산이면서 힘들다는 구실로 술을 찾는 내 모습이 투영된다.


1930년대 소설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신적 외로움, 고독감이 느껴진다.


기억에 남는 글귀


나에게 여자들이란 남자보다 몇 배나 더 난해한 존재였습니다. 똑같은 인간인 것 같으면서 남자와는 전혀 다른 생물이라는 느낌인데도 이 불가해하고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생물이 또한 기묘하게 나를 감싸주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들에게는 내가 연애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 남자로 보였다는 얘기입니다. 여자들이란 함께 잘 때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이에 전혀 아무런 연결도 없이, 완전히 망각해버린 것처럼 참으로 놀랍게도 그 두 세계를 단절시킨 채 잘도 살아간다는 신비한 현상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는 ‘세상’이란 게 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형일까요? 어디에 그 세상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을까요. 아무튼 막강하고 살벌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그래도 호리키의 그 말을 듣고는 나도 모르게, “그 세상이라는 건 바로 너지?”

그때 이래로 나는 이른바 ‘세상’이라는 건 어느 한 개인이다. 라는 철학 같을 것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나 세상 사람이라는 건 어느 한 개인이라고 생각한 뒤부터 나는 그때까지보다 약간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병원에 들어온 사람은 미친 사람이고 이 병원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은 정상인인 모양입니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호리키의 그 이상하게 아름다운 미소에 나는 눈물을 흘렸고 판단력도 저항하는 것도 잊은 채 차에 탔고, 그리고 이곳에 끌려와 미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곳을 나가더라도 나의 이마에는 미친 사람, 아니, 폐인이라는 낙인이 찍히겠지요. 인간 실격. 이제 나는 완전하게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갑니다. 내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이른바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라고 생각되는 건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간다.


책 소개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저, 양윤옥 옮김, 2010.8.10. (주)시공사, 9,500원.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6.19.~1948.6.13.) 아오모리 현 기타쓰가루에서 귀족원 의원인 지방 화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좌익운동 ‘세포문예’ 발행, 1929년 첫 자살 시도, 도쿄대 불문과 입학, 중퇴, 1948년 강에 뛰어들어 자살


양윤옥-일본 문학 전문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