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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08. 2023

황정은 지음. 『연년세세』

제목이 ‘年年歲歲’라서 왕조시대 이야기인 줄 짐작하고 읽었다. 그런데 평범한 한 여인과 그 자식들, 주변 인물의 이야기다. 황정은 소설은 처음 읽었다.     


소설은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태어나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된 이순일과 그녀의 딸, 아들 주변 인물이 한국전쟁 시기에 살아온 이야기다. 그 당시 이 땅에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고난의 일생이다. 물론 환경이 좋은 일부를 제외하고 여성이기 때문에 핍박과 차별 속에서 힘들게 살았다.     


이순일은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태어나 다섯 살에 전쟁이 난다. 피난길에 부모를 잃고 혼자 고향집으로 돌아와 유일한 피붙이 외할아버지와 둘이 살다가, 이복 고모가 찾아와서 인천에서 산다. 고모 집에서 식모 살이를 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조기결혼을 한다. 그리고 딸 둘, 아들을 낳고 또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시장에서 장사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화재로 전 재산이 없어지고 큰딸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결국은 큰딸이 결혼해서 살고있는 집으로 옮겨 산다. 둘째 딸은 시나리오 작가다. 책을 읽으면서 추측으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내인 아들은 호주에서 유학을 한다. 그리고 영주권을 신청한다.     


힘든 삶은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자신의 이름이 ‘순일’인 줄 모르고 ‘순희’로 살다가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호적에 등재된 이름이 ‘순일’이라는 것을 안다. 평생을 가족을 먹이고 돌보는 일에 바치고 몸은 늙어간다.      


삶은 여유로운 사람들에게는 축복이지만 팍팍한 사람들에게는 하루가 고통이다.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소설이 삶이고 생활이다. 나의 이야기고 주변에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공감이 가는 문장이나 글귀는 없었다.     


이 책에 ‘연작소설’이라고 되어있다. 각 편을 따로 분리하면 단편소설이 되는 구조이다. 왜 연작이라고 했나 생각하다 나름대로 해석해봤다.     


책 소개


황정은 지음. 『연년세세』 2020.09.18. ㈜창비. 187쪽. 14,500원.


황정은.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등을 썼다.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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