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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21. 2023

장동선 지음.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미래에는 무엇이 달라질까? 이 질문에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인공지능AI’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는 ‘인공지능은 특정한 형태로 작성된 알고리즘, 즉 프로그래밍 코드일 뿐이다.’ 인공지능이란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기계, 기계학습 코드다.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이 다양하듯 기계 학습 방법도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딥러닝 Deep Learning’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올 미래에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미래를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미래학자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머스 모어가 묘사하는 유토피아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모든 가정이 노예를 두 명 이상 소유한다. 

둘째, 돈과 보석을 비롯해 그 어떤 사유재산도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주민이 모든 재화를 공유하며 필요한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제공하는 완벽한 공유사회다.

셋째, 유토피아에서는 해를 숭배하든 달을 숭배하든 모든 종교를 인정하는 반면, 어떠한 신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는 핍박을 당한다. 그 이유는 현생을 넘어서는 어떤 종류의 천국과 지옥, 보상과 징벌도 믿지 않기에 현생에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유토피아라는 공유사회의 법과 규칙을 어길 거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인간가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유토피아가 이루어질 것인가?     


유토피아의 반대말인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가 발표한 소설 ‘타임머신’은 후대의 인류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어린아이 같은 엘로이족과 유인원 같은 몰록족으로 나뉜다고 한다. 가장 암울하면서 현실적인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린 소설 중 하나는 1920년대에 발표된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이다. 이 소설이 그린 미래는 인공지능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조절하는 사회를 보여준다. 1932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암울한 미래를 다룬다.     


개인화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악용할 경우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한다고 믿는 정보의 필터 버블(이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필터링한 인터넷 정보) 또는 에코 체임버(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소통하면서 다른 이들의 말은 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증폭돼 진실처럼 느끼는 상황) 안에 영원히 갇혀 살게 만들 수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정치 팬덤 현상이 ‘에코 체임버’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미래, 세 가지 시나리오

AI는 인간이 사용하는 또 다른 도구 중 하나다.

AI는 인간을 뛰어넘어 또 다른 존재로 진화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에서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불렀고, 그 순간은 2045년 전에 온다고 예측했다.

AI는 인간과 융합해 서로 보완하며 진화한다. 인류이 발전 방향에서 점차 인간증강이 이뤄져 궁극적으로 인간의 되와 인공지능이 하나가 되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     


인간증강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뇌의 기억, 인지, 창의 능력을 높여주는 두뇌 능력 증강.

둘째, 몸의 근력, 감갈, 면역 기능 등을 향상시키는 신체 능력 증강 분야.

셋째, 두뇌와 신체를 아울러 소통과 감정 제어까지 포함한 감성 능력 증강. 예방과 회복, 향상으로 나뉜다.   

  

근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연결 혁신이 두 번 일어났다. 첫 번째 1980년대 초 컴퓨터가 일반 가정에 파고들어 인터넷이 널리 퍼지면서 발생했다. 두 번째 2007년 스마트폰이 상용화하면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세 번째 혁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을 동시에 공유하는 한편,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여러 데이터를 쌍방향으로 우리가 보는 세상 위에 덮어써서 같이 보게 해주는 기술을 기반으로 보는 것뿐 아니라 듣는 것, 손이나 팔을 써서 움직이는 것도 이어버즈나 웨어러블로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공유한다. 메타버스, ‘공간 인터넷’ 시대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교류나 소통이 인공지능 알고리븜을 기반으로 일어난다. 미래에는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나라는 존재를 복제하거나 흉내 내는 것이 더 쉽게 가능해질수록, 진짜 내가 누구인지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의 가치가 높아진다. 지문, 홍채, DNA 등을 활용한 생체인증이나 DID Digital Identity 기술이 더 발전하고 온라인에서는 NFT Non Fungible Token 가 더 활발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학습의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 접근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도학습 ;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동물 사진을 보고 개와 고양이를 구분해야 한다면 처음에는 각각 개와 고양이로 구분하고 레이블링한 데이터로 학습한다. 즉 선생님이 답을 알려주고 그 답을 공부하면서 답을 구하는 방식이다.     


비지도 학습 ; 데이터만 있고 그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했는지 알려주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스스로 데이터의 구분점을 찾아내는 학습법이다.     


강화 학습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실행할 때 가장 큰 보상 혹은 피해를 받는지 반복 경험하면서 학습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서는 이 학습 방법들을 통합한 형태의 딥러닝 학습법도 등장했다. 


자가지도 학습, 답은 정하되 사람이 답을 주지는 않는 형태로 비지도 학습과 지도학습의 장점을 융합한 학습 방법이다.


근래 주목받는 알고리즘은 GAN이라 불리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이다. 생성자와 감별자라는 두 개의 인공신경망을 서로 경쟁시키면서 거짓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생성자 알고리즘은 점점 더 진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가짜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감별자 알고리즘은 점점 더 세밀하게 진짜와 가짜 데이터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접한 디지털 휴먼 얼굴이나 제스처 등이 이렇게 만들어지고도 한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세 가지 키워드

인간을 인공지능과 구분 짓는 것, 핵심이 되는 세 가지 키워드


1) 생명 : 인간은 살아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간단히 답 할 수 없다. 이 질문에 완벽한 답이 없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생명이란 자체 신호를 가지고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체의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은 성장, 물질대사, 변화, 생식, 재생산, 외부 자극에 반응이다.’

생물학자들이 정립한 ‘생명의 도그마’ 또는 ‘분자생물학의 도그마’는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DNA라는 설계도에서 RNA로 복사돼 세포 안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리보솜까지 전달되고, 그곳에서 단백질을 생산해 생명체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고 있다.     


2) 지능 :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한다.

미국 예일대학교 뇌과학자 이대열은 저서《지능의 탄생》에서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정보전달 과정에서 복제가 완벽하지 않아 자신을 보존하고 복제하는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필요하다. 유전자는 DNA로 다음 세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데 여기에는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전에는 정보를 전달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뇌는 유전자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대신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일종의 대리인이다. 한 세대 안에서 살아 있는 동안 다양한 학습 방법이 서로 유연하게 결합하는 과정이 ‘지능’이다. 

인간의 스스로 관찰, 학습, 모방, 소통, 예측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 능력을 갖는다.     


3) 연결 : 인간은 한 개체를 넘어서서 다른 개체와 상호작용한다.

인간을 기계와 구분할 때 감정, 창의성, 메타인지, 의식, 자아 등을 특별함으로 꼽는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의식하는 사회적 뇌를 지녔기 때문이다.

인류는 지식과 정보 연결이 원활할 때 더욱더 발전했다. 인류의 혁신과 발전을 이뤄내는 힘은 다름아닌 와 뇌의 연결이다.


미래에는 인간과 인공지능 연결이 또 다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인간이 하던 일을 점차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 ‘트롤리 문제’ 또는 ‘트롤리 딜레마’는 자율주행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사고가 날 경우 차량 내부에 있는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밖에 있는 다섯 명의 목숨을 희생하여야 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인공지능이 선택하도록 한다.     


어떤 미래가 올 것인가?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기 원하는가. 미국 소설가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누군가는 인공지능을 전혀 모른 채 알고리즘 노예로 살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머로 살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전혀 인지하지 못 할 수도 있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기본 욕구는 자율성, 성취감, 연결감 세 가지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유를 추구하고, 계속 배우고 성장하면서 전문성을 쌓아 자신이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하며,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이 세 가지를 충족하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고 반대로 이것이 결핍되면 불안해하거나 우울해하거나 힘들어한다.      


미래는 우리 손안에 있다. 스스로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주어진 선택에 따를 것인가.     


책 소개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장동선 지음. 2022.01.24. 김영사. 179쪽. 11,500원.    


장동선. 뇌과학 박사.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와 미국 럿거스대학교 인지과학 연구센터에서 석사. 막스플랑크 바이오사이버네틱스연구소와 퇴빙겐대학교에서 인간 인지 및 행동 연구로 사회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 운영. 지은 책으로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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