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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May 30. 2023

양선이 지음 『인공지능, 영화가 묻고 철학이 답하다』

요즘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Chat GPT가 화재의 중심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영화를 주제로 인공지능에 관한 윤리, 철학적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공지능에 관한 영화는 〈엑스 마키나〉 〈그녀〉 〈휴먼스〉 〈트랜센던스〉 〈바이센티니얼맨〉 〈마이너리티 리포트〉 〈블랙 미러〉 〈아이 로봇〉 〈가타카〉이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공감이 가능할까?

인공지능은 인격을 가질 수 있는가?

인공지능은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결론은 ‘기술의 발전이 모두에게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기술의 발전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류는 자본가 또는 공급자인 반면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지게 될 것이다. 과거 사회변혁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와 자본가 간에 부의 불평등을 낳고 빈부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      


인공지능이 보급된 상류층은 엄청난 기술력으로 발전하고 그에 반해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과의 생활 수준의 차이는 아주 심해질 것이다. 1997년 개봉된 SF영화 〈가타카〉는 미래사회에 유전자 조작으로 우성인자만 지니고 태어난 ‘엘리트’들이 지배계층을 이루고 자연적인 선택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철저한 계급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급격한 혁신과 파괴로 불평등을 유발하기도 할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올바른 분배 정책이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나 핀란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적용하여 국민 모두가 조건 없이 빈곤선 이상으로 살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또한 국가가 일정 이상의 사람을 고용하도록 법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사회적 제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은 무생명 논리로 산업화되기 때문에 이런 무생물적인 산업 환경에서는 인간의 생명보다 기계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현상이 발생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잘못된 판단으로 제어가 안 되어 사고가 날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해결방안에 대해 연구하여 사전에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2015년 개봉한 〈엑스 마키나〉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안한 컴퓨터의 지능 판별법인 ‘튜링 테스트’가 주제로 등장한다. 서로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질의자가 인간과 컴퓨터를 상대로 대화하면서 컴퓨터가 인간인 척하여 질의자가 컴퓨터를 구별해 내지 못하면 튜링 테스트에통과하게 되고 그 컴퓨터는 지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영화 〈Her〉는 주인공 테오도르가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 서로의 감정을 나누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사만다는 목소리만 있는 인공지능이다. 사만다는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테오도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말로 사람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작가는 사랑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대체불가능한 ‘데 레(De Re)적 사랑’과 대체가능한 ‘데 딬토(De Dicto) 사랑’이다. 인간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사만다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영시키고 의인화시켜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사만다는 테오도르 외에도 8,316명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641명이 그녀(?)와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이 실상이다.      


영국 옴니버스 영화 〈블랙 미러〉의 ‘be right back’은 여주인공 마타는 남편 애쉬를 자동차 사고로 잃게 되고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과 함께하던 시간을 생각하며 슬픈 시간을 보내던 중 마티는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를 발견한다. 이것은 애쉬가 남긴 모든 온라인 정보를 이용하여 온라인상으로 애쉬를 복제해 내는 것인데 이를 통해 채팅을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외모와 목소리까지 목제해 애쉬와 구분이 안 되는 안드로이드(인간 모방 로봇)을 갖게 된다. 마티는 죽은 남편이 되살아난 것처럼 느끼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1, 2, 3차의 혁명을 거친 차세대 혁명이다. 가내 수공업에서 공장화된 1차 혁명을 거쳐 2차 혁명에서 전기 동력을 이용한 대량 생산으로 대체되었다. 3차 혁명에서 컴퓨터 자동화 시대를 넘어 이제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 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결합되어 일상생활의 모든 제품,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됨에 따라 직업은 계속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는데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직업의 종류가 다양해질 수도 있지만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SK, 롯데그룹, 하이프라자, 한미약품 등 기업에서 인사관리 업무를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 면접관이 ‘공정성’ 문제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신속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과학 문명에 적응하기 땀이 나는 세상이다. 부지런히 이런 책을 읽고 상식이라도 키워야 하겠다.   

  


책 소개     

양선이 지음 『인공지능, 영화가 묻고 철학이 답하다』 2021.12.29. 주식회사 바른북스. 194쪽. 15,000원.      

양선이. 영국 더럼대학교 철학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대 교수. 국제 저명학술지의 심사위원. 서양근대철학회 회장 역임. 2015년 서양근대철학회 제2회 김효명 학술상 수상. 2019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베스트 강의상 수상. 저서 『서양근대윤리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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