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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23. 2023

김수인 지음. 『소통 수업』

내 마음을 더 정확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힘

나는 평소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책의 부제목은 「내 마음을 더 정확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힘」이다. 내가 바라던 것이다. 


저자는 정부 기관과 서울대학교 등 대학, 백화점, 기업과 단체에서 ‘소통하는 말하기’, ‘인간관계’, ‘감정 코칭’을 안내한 경험이 있다. 또한 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서두에 “우리는 대체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과 상대와 관계 맺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는다. 그저 내가 좋으면 상대도 그러하겠거니, 관계를 위해서는 참는 것이 미덕이겠거니 하며 우왕좌왕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하다가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라고 말한다.     


현실의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생을 이어 나가야 하며, 밥벌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반드시 소통을 잘할 필요가 있다. 소통은 단순한 말하기와 다르다. 그래서 안내받아야 하며,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소통의 본질은 관계 맺기에 있다. 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대체로 말을 잘하기보다 관계를 잘 맺는다. 언어 능력과 소통 능력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소통 능력은 ‘언어로 표현하고 전달해 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 능력’에 가깝다. 소통을 원한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 순간 상대와 관계를 맺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소통을 원한다면 상대를 ‘관계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가족을 피로 맺어진 혈연관계라고 표현하며 이미 완성된 관계로 인식한다. 때문에 소통하는 순간 가족과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가족 역시 소통하려면 타인과 마찬가지로 매 순간 관계 맺기 대상으로 대해야 한다. 관계 맺기 방법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대상이 바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나’ 역시 내가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나와도 매 순간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 마음이 어떤지 알아봐 주고, 그 마음을 표현해주고 잘 표현했는지 돌아보면서 나와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삶에 ‘정답’이라는 게 있을까? 어떤 경우에는 정답이라 할 만큼 들어맞는 진리도 있다. 그러나 소통을 방해하는 정답 같은 말은 대부분 그저 누군가의 기준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만약 그 기준이 상대가 동의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면, 불통은 더 악화한다. 옳은 말이라도 표현하기 전 상대에게 유익한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 또한 유익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나 타이밍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그리고 지키고 싶은 것은 기준이 아니라 서로 맞춰가며 성장하는 유연함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상대를 바꾸려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바꾼다’의 밑바탕에는 상대가 ‘잘못되었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너와 나는 평등한 관계에 있지 않고 내가 네 우위에 있다고 본다. 누군가 내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면, 혹은 지시나 강요의 방식으로 자신을 우위에 두고 접근한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할까“ 나를 바꾸려 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분명 뒷걸음질 치며 나를 보호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상대가 나를 인정할 때 나 역시 상대를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의 힘이 따라, 상대가 가졌을 생각이나 느낌 전달, 그리고 그것에 관한 내 생각 혹은 느낌을 전달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마음도 표현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만큼 표현이 중요하다. 상대방은 점쟁이가 아니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을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이기적이기까지 하다. 물론 알아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러하듯 상대도 늘 사랑과 인정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내가 늘 상대가 표현해주길 바라듯 상대 역시 그것을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표현하기 위해 의지를 갖추고 노력해야 한다.     

어제 표현한 것은 어제를 위한 것이고, 오늘은 또 오늘을 위해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일을 접할 때 흔히 비판적 사고에 젖어 옳고 그름을 따진다. 옳고 그름이 앞장서면 공감은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비판적 사고를 막으려면 ‘그렇게 한 데는 마땅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그 순간 그 사람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야’라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공감 표현에서 매우 중요하다.     


틱낫한 스님의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에서 발췌한 글

심었던 상추가 잘 자라지 않는다고 상추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잘 자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지 살필 뿐이다. 비료가 필요할지 물을 더 줘야 할지 살핀다. 그런데 친구들과 또는 가족과 문제가 생기면 그들을 비난한다. 그렇게 하는 대신 그들을 어떻게 잘 보살필 수 있는지 알아낸다면 그들도 상추처럼 잘 자라난 터인데 말입니다.”     


화 다스리는 법, 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왜 화가 날까? 화가 나면 상대와 마음을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다. 연결은커녕 생각지도 않던 말고 행동을 한 뒤 후회하기에 십상이다. 


상대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내 기준만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 기준으로만 기본이 안 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내 욕구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닐까? 상대의 욕구는 무엇일까?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는 화라는 감정에서 벗어나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할 때 우리는 말, 동작, 목소리, 눈 맞춤, 몸의 방향 등 여러 가지 경로를 이용하며, 이는 언어적 경로와 비언어적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언어 전달 수단을 퍼센트로 수치화해서 볼 때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 교수 앨버트 머레이비언이 발표한 ‘머레이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언어적 경로가 7%, 비언어적 경로가 93%를 차지한다. 이중 청각적 요소가 38%, 시각적 요소가 55%이다. 이렇게 말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시각과 청각 요소가 메시지를 더 크게 좌우한다. 말만 잘한다고 소통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통의 달인은 비언어적 표현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동양인은 눈으로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는 반면 서양인은 입 모양으로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경향이 있다. 이모티콘을 보면 동양인은 눈을 강조하는 ‘^^ @@ ㅠㅠ’를 사용하고 서양인은 입 모양을 강조하는 ‘:) : (:-D’를 쓴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 서양인이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는 말도 있다.     

지금은 나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시대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면 다른 누구의 인정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빛내는 사람이 되자.     


당신은 거절과 거부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거절은 상황, 거부는 존재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당신에게 함께 커피를 마시자는 제안을 했다고 해보자. 이때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그것은 거절이다. 이와 달리 커피는 물론 다른 어떤 것도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다면 이는 그 사람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거절이면 마음의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마치 죄인이라도 되는 양 부담스러워할 필요 없다. 문제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거절하는 것뿐인데 심리적 부담을 안고 적절히 거절하지 못하는 데 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선택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습관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가. 당신은 선택하며 살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습관에 따라 이끌리듯 살아가는가. 소통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혼자였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진정한 나를 알게 해준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 나를 알아간다. 그렇기에 관계 맺음으로 시작하는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요소들을 짚어가며 알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내 삶의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책 한 권은 인생을 바꾼다. 알았으면 실천해야 한다. 알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 못하다.     



책 소개

김수인 지음. 『소통 수업』 2021.12.13. ㈜수오서재. 267쪽. 15,800원.      


김수인. 커뮤니케이션 전문 강사, 심리상담사.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캐나다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휴먼컴퍼니 대표, 김창옥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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