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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27. 2023

『기억력의 비밀』 EBS 제작진 지음

이 책의 부제목은 「내 안에 잠든 슈퍼 기억력을 깨워라!」이다. EBS 다큐프라임을 책으로 만들었다.     

우연히 기억력에 관한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소개된 책들을 읽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이 책이다. 2011년에 방송된 내용이라서 책이 절판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22년에 15쇄를 찍었다. 그만큼 책 내용이 좋다.라는 반증이다.     


내용은 〈1. 인간에게 기억력이란?〉, 〈2. 슈퍼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 〈3. 잠자는 뇌를 깨워라.〉, 〈4. 기억력 실전 트레이닝〉, 〈부록 기억력 2배 높이는 메모의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살기 위해 기억한다. 어떤 것이 나한테 유리하고 위험한지 알려면 일단 정보를 기억해야 한다. 기억은 인간의 두뇌에서 이뤄진다. 두꺼운 두개골로 쌓여 있는 약1.5kg의 뇌에서 만들어진다.      

뇌 안의 신경세포는 사람, 사물 등 모든 대상을 봤을 때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정보를 주고받으며 기억을 만들어 간다. ‘기억은 뇌 속의 어느 한 부위가 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가 함께 작용하며 이뤄내는 프로젝트’이다.     


뇌는 호두알처럼 생긴 주름투성이의 큰 덩어리인 대뇌, 머리뼈 끝과 목뒤 쪽에 있는 작은 덩어리 소뇌, 몸과 뇌를 연결하는 간뇌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은 주로 대뇌에서 이루어진다.     

대뇌는 케이크처럼 층층으로 이뤄져 있다. 맨위에 ‘대뇌피질’, 가운데 ‘백질’, 맨 아래층은 ‘번연계’라고 부른다.      


‘대뇌피질’은 4mm의 얇은 층으로 사고를 담당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다. 대뇌피질은 신경세포가 모여 있어 뇌에서 이루어지는 고도의 지적 기능을 담당한다.      

‘백질’은 수십억 개의 작은 뇌세포들이 뇌의 정보를 교환하는 곳으로 신경망을 형성하는 매우 가는 신경섬유들로 이루어져 있다. ‘번연계’에서는 감정, 정서와 관련된 일을 한다.     


대뇌는 한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뇌와 우뇌로 나뉜다. 양쪽은 ‘뇌량’이라는 신경세포의 다리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논리적, 이성적, 언어적, 수리적, 분석적인 기능, 우뇌는 감성적, 직관적, 비언어적, 시공간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뇌 앞쪽은 ‘전두엽’, 뒤쪽은 ‘후두엽’, 옆은 ‘측두엽’, 정수리에서 머리 뒤쪽으로 내려가는 부위는 ‘두정엽’이라고 한다. 두 측두엽 안쪽에 끼인 듯이 자리 잡은 2개의 ‘해마’가 있다. 해마는 들어온 정보를 기억할 것인지, 그냥 잊을 것인지를 담당한다.     


‘해마’가 기억하는 방식을 심리학적으로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면 감각기억과 단기기억을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장기기억의 용량이 무제한이라고 한다. 장기기억은 서술기억, 절차기억으로 나누기도 한다.     


뇌가 새로운 정보에 노출됐을 때, 어떤 정보도 한 번에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는 않는다.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려면 단기기억의 저장소를 거쳐야 하고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어떤 작업이 가해져야 한다.     

첫째, 가장 쉬운 방법은 ‘반복’이다. 뇌는 반복되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둘째, 뇌는 소리를 좋아한다. 인간의 뇌는 말하는 기능에 맞춰 진화했다. 때문에 귀로 들리는 언어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셋째, 뇌는 최대한 다양한 감각이 동원되는 것을 좋아한다.

넷째, 뇌는 감정이 담긴 것을 좋아한다. 해마가 위치한 곳은 양쪽 측두엽 깊숙한 안쪽. 대뇌의 층으로 번연계의 일부이다. 해마 바로 옆에 편도체가 있는데 편도체는 기쁨, 슬픔, 두려움, 노여움, 즐거움을 담당한다. 해마로 들어오는 정보의 대부분이 편도체를 거쳐 들어오므로 감정과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다섯째, 뇌는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연결되는 것을 좋아한다. 나와 관련된 정보를 가장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여섯째, 뇌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청소년기는 기억력 발달의 절정기이다. 뇌는 태어날 때 400g에 불과하지만, 생후 1년 만에 1kg으로 2배 이상 커진다. 두뇌 발달의 약 50%가 만 4세까지 이뤄지고, 약 30%가 4~8세, 나머지 20%가 8~17세까지 발달한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뇌의 정보 전달의 효율성이 크게 발전하며, 중요한 인지적 신경 네트워크가 구성되는 시기다. 청소년기부터의 뇌는 그 이전의 뇌와는 다른 새로운 뇌로 탈바꿈하는 급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 시기, 최고의 기억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성능 좋은 뇌를 갖고 싶다면 초등학교 시절을 잘 보내야 한다. 단순한 학습보다는 직접 만지고 느끼고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야 뇌가 많은 회로와 세포를 살려 둘 수 있다.     


많은 자극과 훈련으로 뇌를 활성화할수록 뇌세포가 증가하고 뇌세포 간의 연결고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뇌의 변화는 청소년기를 지난 성인은 물론 고령의 노인에게까지도 일어난다. 기억력이란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2009년 미국 기억력 대회 챔피언 ‘로니 화이트’는 대학교 1학년 시절 학점이 좋지 않아 다니던 대학에서 퇴학당했다. 로니가 대학에서 퇴학당한 뒤 선택한 것은 직업 군인. 그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기도 했다. 전쟁을 겪은 후 그는 자신의 정신력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기억력 훈련을 했다. 그는 기억력 훈련을 시작할 때면 반드시 검은 뿔테 안경을 쓴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는 건 그가 기억력 훈련을 시작한다는 신호이다. 이 안경은 직업 군인으로 파병됐던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서 쓰던 것이다. 그는 그 안경을 쓴 순간부터 자신이 마치 전쟁터에 있는 듯 훈련에 임한다. 그는 ‘할 수 있다.’라는 전제를 두고 마치 고통을 이겨내는 수행자처럼 끊임없이 훈련한다.     


‘지식지수, 즉 KQ Knowledge Quotient’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저장하는 속도와 용량에 관한 두뇌의 능력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보통 지식지수가 높은 사람은 한 번 듣거나 본 것을 놀랄 만큼 잘 기억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보다 적게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능지수 IQ가 높다고 반드시 지식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기억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지능지수 보다 오히려 지식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육심리학과 하워드 얼 가드너 박사의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면 여덟 가지 지능이란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대인관계지능, 자연친화지능, 자기이해지능을 말한다. 그중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지능을 ‘강점지능’ 가장 부족한 지능을 ‘약점지능’이라고 부른다.     

뇌는 꾸준히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몸 안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완전히 떨어질 즈음, 배가 고프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때 식사를 거르면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뇌 속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신호이다. 뇌가 건강 하려면 꾸준히 잘 먹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음식을 균형 있게 규칙적으로 섭취하여야 한다. 3대 영양소와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골고루 적당히 먹고 세 끼 식사를 절대 거르지 않는 것이다.     


뇌를 망치는 식품이 있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합성보존료, 합성향료, 인공감미료, 합성색소. 화학조미료가 많은 가공식품이다. 이러한 식품은 다양한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패스트푸드를 오랫동안 먹은 사람은 뇌졸증 위험이 있고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 손상을 입어 인식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두뇌의 기능은 향상될 수도, 저하될 수도 있다. 음식 섭취에 따라 자신의 두뇌를 키울 수도 죽일 수도 있다.     


새라 메드닉 박사의 실험 결과 기억력을 높이는 데는 ‘낮잠’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졸릴 때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수를 마시기보다는 잠시 낮잠을 자는 것이 효과적이다. 뇌는 활동을 한 후 8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 뇌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깨어 있는 시간에 접수했던 정보를 정리하는 일을 한다. 전날 잠을 충분히 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수면 시간과는 상관없이 깨어난 지 8시간이 지나면 졸리게 마련이다.      

단순히 주의력을 높이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싶으면 낮잠 시간은 20분 정도가 충분하다. 기억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좀 더 긴 60분간 낮잠을 자야 한다. 충분한 잠을 자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90분 이상 낮잠을 자야 한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섬유질이 부패하여 하루 3%씩 작아진다고 한다. 이것은 뇌에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뇌는 움직이는 뇌에 비해 기초 체력이 낮아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뇌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주요 기관들과의 연결이 끊기고 뇌세포 내에 정보를 수용하는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즉 뇌세포가 죽어버리는 것이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과 학습의 효과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다. 운동으로 뇌 전체 기능이 향상되었을 그 시점에 공부해 두 자극이 주는 효과를 200%로 만드는 것이다. 운동과 공부 외에 두뇌를 좋아지게 하는 자극에는 ‘독서’가 있다. 독서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면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읽는 내용을 상상하며 마치 영화를 재생하듯 읽는 것이 좋다.     


기억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

피곤하면 쉬어라.

확인할 때 20초를 할애하라.

시각은 기본, 다른 감각도 이용해라.

4. 새로운 정보, 즐겨 부르는 노래에 담아라.

5.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

6. 충동을 누르고 자제력을 길러라.

7. 더 많이 걸어라, 기억력이 좋아진다.

8. 꼭꼭 씹어 먹어라.

9. 정리 정돈에 신경 써라.

10. 사람과의 대화를 즐겨라.

11. 사소한 일에도 기억 목표를 세워라.     


사람과 대화하면서 나를 공감해 주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뇌 기능 유지에 무엇보다 필요하다. 뇌에 가장 안 좋은 것이 외로움이다. 뇌과학자들은 다른 사람과 대화도 하지 않고 혼자 있는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는 사람의 뇌보다 쉽게 망가진다. 자극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뇌는 친구에게서 가장 많은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기억력이 좋아지고 싶다면 뇌를 건강하게 지키고 싶다면 친구와의 즐거운 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 소개     


『기억력의 비밀』 EBS 제작진 지음. 2011.03.15. 북폴리오. ㈜미래엔. 271쪽. 14,000원.     


EBS 제작진. 김훈석PD, 신현주 방송작가     


감수. 

신민섭.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 교수로 재직. 서울대 아동학 전공, 서울대 및 연세대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임상심리학 석,박사 학위 취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동들의 주의집중력과 행동억제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인지행동 치료와 부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붕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로 재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같은 대학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의학 분야로 박사 학위 취득. 2011년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뇌연구소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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