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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09. 2023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김형석

어떻게 100년을 살 수 있을까? 100세가 넘었음에도 책을 집필할 정도로 신체, 정신적으로 젊은 사람처럼 왕성한 활동을 한다. 『100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책을 읽었다.   

  

100세 철학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 있는 말은 “사랑, 정의, 배려, 탐구”이다. 머리말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임을 강조한다. 책은 “행복이 머무는 자리”, “스스로 성장하는 힘”, “인생을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 “삶의 완성으로 가는 길” 등 4부로 되어있다.     


‘행복’ 모든 사람의 소망이자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을 명문화하였다. 노철학자는 등산에 비유한다. 인생의 과정에서 모든 즐거움과 행복은 올라갈 때에 있다. 내려오는 인생은 언제나 슬픔과 불행을 동반한다. 쓴 것이 끝나면 단 것이 온다는 말이 있다. 그것을 거꾸로 놓으면 단 것이 다한 뒤에는 쓴 것이 온다는 뜻이다. 더 올라갈 인생의 과정이 없는 사람은 불행을 겪어야 한다. 인생의 비극이 여기에 있다.     


인격은 최고의 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인격을 계속해서 갈고 닦으며 이웃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은 그 인격적인 삶에서 오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인격은 행복을 담는 그릇 아니라 행복을 창조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성장하는 힘.

훌륭한 가정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이웃과 사회를 걱정하는 사회의식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 때 개인과 우리 사회의 불행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주어야 하는 것은 그들의 인격 성장과 인간적 자질의 향상이다. 물질적인 것은 그 일을 뒷받침하는 수단과 방편에 그쳐야 한다. 돈의 가치를 알고 정당한 사회의식을 갖추게 된다면 재물 때문에 오는 개인이나 사회의 불행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가. 가장 선행하는 조건은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며 그에 따르는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언제나 솔직하고 깨끗한 인품을 가지고 모든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려는 태도와 자세다. 나와 직장 생활의 조화와 즐거움을 증대시키기 위해 서는 모두가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용기를 가졌을 때 목적한 바와 그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다. 처음부터 나는 할 수 없다는지, 내가 꼭 해야 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동료들과 직장 전체에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인생을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

젊었을 때는 목숨을 건 사랑에도 도취 되지만, 나이가 들면 그 나이가 안겨주는 지혜로 사랑의 방법은 조금씩 달라진다. 지혜로운 판단고 책임, 인격의 갖춤이 사랑을 만들어가는 데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위해주며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 하늘이 도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자연은 인간의 어머니이면서 삶의 고향이다. 인간은 결국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것 아니겠는가.     


독서와 예술 등을 통하여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성인이란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문화인은 문화적 유산을 즐기며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생활인 이다.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일과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대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삶의 완성으로 가는 길.

부정에서 긍정으로 불안에서 믿음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상실에서 실제로의 길이 우리의 요청이며 뜻이다. 그 정성과 수고를 다 할 책임이 우리에게 성실하게 주어져 있다. 같은 것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보는 것이 인간이다. 한 가지 사실을 괴롭게도, 즐겁게도 대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백발을 슬프게 여기는 향락주의자도 있고 백발을 영광으로 삼는 종교인도 있다. 무제는 그중 어느 편이 나 인가 함이다.     


늙는다는 것은 생활공간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정년이 되면 일자리도 사라지고 활동 무대도 줄어든다. 사회 공간은 없어지고 활동 영역이 가정 공간으로 축소된다. 그런데 가정 공간에서도 점점 소외되는 느낌이 든다. 다른 가족들 대하기가 어색하고 나도 모르는 동안 내가 설 가정 공간도 사라져 가고 있다.     


70대에는 해마다 늙고, 80대는 달마다 늙는다. 90이 넘으면 날마다 늙는다.라는 말이 있다. 60을 넘기면서부터 정서적 안정과 정신 건강을 유지하며 체력을 높여가는 것이 좋다. 육체는 늙어도 정서적 노쇠는 쉬 찾아오지 않는다. 정신 건강, 즉 사고력은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이 사실이다.      


건강의 기본적인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지나친 염려도 문제지만, 자기 몸에 관해 지나친 무관심도 옳지 못하다. 의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으면서 자기 건강은 항상 자신이 관리해야 한다.      


건강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장년기는 물론 노년기에도 일이 중요하다. 일은 우리의 삶을 증대시켜주며, 일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정신 및 신체 건강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가능하다면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며 희망과 낙관적 자세를 갖고 살 일이다. 같은 인생의 길을 걸으면서 어둡고 그늘진 면만 보는 이가 있고 밝고 희망적인 쪽을 보는 이가 있다. 소극적인 사고보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며, 비관적인 인생관보다는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는 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신체적인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죽음의 다른 이름, 삶.

불가에서는 인생을 생, 노, 병, 사의 과정이라고 본다. 태어나기 전의 삶은 누구도 모른다. 내가 있지도 안았기 때문이다. 죽은 뒤의 인생도 우리가 관여할 바 못 된다.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삶이 우리의 것이다. 왜 사느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고 물으면 결론은 죽기 위해 산다고 대답할 수도 있다.      

삶은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것이다. 죽음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완결 지어 남게 하는 것이다. 그 완결된 것을 죽음 뒤에 남겨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들 삶의 유산을 죽음을 통해 사회에 남기는 것이다. 생사를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리한다면,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 수 있다면 감사한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일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얻고 사랑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얻는다면 비록 노년기라 하더라도 고귀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죽음보다는 값있는 삶을 원하게 되며, 갑있는 삶은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떤 인생을 살았으며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가를 물어 왔다. 부끄럽고 무가치한 죽음을 택할 수도 있고 고귀하고 존경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일생의 종합적이며 종말적인 평가의 기점이 되어 왔다.     


100세 넘은 철학자의 말씀에 깊게 동의하며 남은 인생을 사회와 이웃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책 소개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김형석. 2022.11.16. 도서출판 열림원. 276쪽. 16,500원. 

  

김형석. 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랐다.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제3공립중학교를 졸업했다. 일본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47년 탈북하여 이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의 교사와 교감으로 일했다. 1954년부터 31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고 교수로 봉직하며 한국 철학계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했다. 연세대학교 철학고 명예교수로 103세의 나이에도 방송과 강연,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철학 개론』 『철학 입문』 『윤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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