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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22. 2023

『멘토 셰익스피어』 한기정 지음.

인생은 ‘B와 D’ 사이라는 말이 있다. 즉 ‘C’라는 말이다.

Birth와 Death 사이에 Choice라는 말이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선택의 결과가 모여 인생이 된다. 예전에 TV 프로그램 중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하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만든 오락물이 있었다. 대부분 당시 선택이 최선이었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인물을 창조한 사람이 셰익스피어라는 말을 남겼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나이가 들어서 많은 경험이 있어서 선택에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망설일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대문호인 셰익스피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서 읽었다.     


셰익스피어는 37개 희곡 작품에 1,222명의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킨다.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하느님 다음으로 많은 인물을 창조한 사람이 셰익스피어라는 말을 남겼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무엇인가 모자란 존재인데,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인간을 겸허한 자세로 돌아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나 자신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은 겸허함의 시작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는 의미가 있다면 그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바로 볼 때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과 더불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타인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불안은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심리일지도 모른다. 현대인에게 가장 많은 정신질환도 불안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왜 불안한 걸까? 불안은 시간과 떼어 놓을 수 없다. 1분 1초 후의 일도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사실을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현대의 불안은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 사이의 갈등’으로 생기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불안의 원인은 대부분 나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 불안이란 원인을 제공하는 오부의 사물이나 사람, 사건보다는 내가 그것들을 바라보는 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는 인간의 불안을 잘 표현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름다운 사랑 얘기의 결말이 젊은 연인의 죽음이라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죽어서는 안 될 젊은 남녀의 사랑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사랑은 멋지고 위대한 동시에 어리석고 맹목적인 면이 있는 법이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는 대표적인 희극이다. 등장인물의 어리석음과 위선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의 기회로 삼는다.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보면 불행을 자초할 수 있으니 작은 어려움은 웃음으로 극복하고 소소한 인간적 결점은 솔직하게 인정하여 용서받자는 의미가 있다.     


‘리어왕’의 두 딸 이야기  

부부는 사랑이 아무리 깊었어도 어느 순간에 헤어질 수 있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바꿀 수 없다. 탐욕 때문에 아버지를 버리는 두 딸, 자식에게 심한 말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부모다. 가장 친밀한 가족 사이에 오히려 가장 심한 말, 마음에 큰 상처인 상처가 더 아프고 오래간다. 자식에게 당하는 배신보다 아픈 것은 없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오랜 친구보다는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내게 된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우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부 나를 친구라고 생각할까? 일이 연관되는 경우 대개 의리보다 이해관계가 앞서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우정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다. 오랜 친구 사이지만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 ‘두 귀족 신사’가 있다.     


공부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는 노력이다. 더 나은 삶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따라서 공부의 시작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나 자신이 누구이며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지 알면 그다음은 실행하면 된다.     


인간관계에서 배신을 당하거나 모욕당한 경우, 혹은 부당하게 큰 피해를 본 경우, 복수 본능이 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복수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면, 상대방에게 고통을 되돌려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받았던 고통으로부터 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영화에서야 복수를 통해 정의를 회복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실제로는 복수는 영혼까지 망가뜨린다. 복수 본능은 강력해서 일단 여기에 빠지게 되면 나의 삶을 소모하게 된다. 복수 감정에 빠져서 내 인생이 망가진다면 복수에 성공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잘 사는 게 이기는 길이다. 정의는 결코 복수를 통해서 실현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유혈비극 ‘티투스 안드로니쿠스’를 읽어보라.     


햄릿에서 폴로니어스가 프랑스로 유학 가는 아들 레어티스에게 하는 말.

“내 이제 몇 가지 당부하려고 하니 단단히 명심해라.

속에 마음먹은 것은 함보로 입 밖에 내지 말고

덜된 사상을 섣불리 행동으로 옮기지 마라. 

친구와 가까이 지내는 건 좋지만, 번잡해서는 좋지 않다.

일단 좋은 친구라는 걸 알게 되면,

네 가슴 앞으로 바싹 잡아당겨 무쇠 띠로 졸라매라.

하지만 털도 안 난 햇병아리 같은 친구들을 

만나는 대로 다 반겨 악수하고 할 일은 아니다.

그러다가는 네 손 가죽이 두꺼워져 사람을 분간하지 못할 거다.

남과 싸우지 마라. 하지만 일단 싸우는 이상은 

그놈이 다시는 덤벼들지 않도록 단단히 해야 한다.

누구의 말이나 잘 들어 주되, 무조건 동의하지는 말아라.

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옷은 비싼 것을 선택하되

허세로 보이지 않게 해라. 값지되 화려해서는 안 된다.

의복은 인품을 말해 준다.

돈은 빌리지도 빌려주지도 마라.

빚을 주면 돈도 사람도 모두 잃게 된다.

무엇보다도 너 자신을 속이지 마라. 그러면 

밤이 지나면 낮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진실한 인간이 될 수 있다.”     


셰익스피어를 읽은 후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말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게 되었다. 그 사람이 쓰는 말투나 표현 등을 가만히 듣고 있자면 이제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의도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하는지 감이 온다.     

내가 강해지려면 우선 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나 자신을 제대로 보는 것이 어렵다. 내 눈은 나를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내게서 등을 돌리고 의리를 져버렸다면 인간관계는 회복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당한 사람에게는 커다란 마음의 상처가 된다. 개인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일종의 본능이라고 보면 누구나 배신의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배신자는 두 개의 얼굴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인생은 주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우리 자신이 선택이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나온 대사 “즐겁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셰익스피어를 읽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책 소개

『멘토 셰익스피어』 한기정 지음. 2022.11.28. ㈜그린비출판사. 208쪽. 12,000원.     

한기정.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IT 기업에서 근무했다. 저서. 『셰익스피어를 읽자』, 번역 『런던의 헨델』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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