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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28. 2023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인공지능과 인간,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위하여, 장동선 지음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라는 것을 알고 싶어서 읽었다.

부제목은 〈인공지능과 인간,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위하여〉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올 미래에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미래를 살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미래학자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UN 총회는 2020년 6월 디지털 디바이드 Digital Divide가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디지털 기술을 누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교할 때 단순한 편리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라는 태도다.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을 일부 사람만 누릴 때 생겨날 수 있는 여러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 소설가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은 꾸준히 변하고 있다. 그 속도는 당분간 빨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도 몇 달 혹은 몇 년 후면 새로운 지식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기결정이론에 따르면 인간이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기본 욕구는 자율성, 성취감, 연결감 세 가지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유를 추구하고 계속 배우고 성장하면서 전문성을 쌓아 자신이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하며,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이 세 가지를 충족하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고 반대로 결핍되면 불안하거나 우울해진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함께하는 세상을 디자인할 때 우리는 ‘자율성, 성취감, 연결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모든 선택을 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자율성을 잃어버리면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또한 모든 것에서 인간이 이뤄내는 것보다 인공지능이 더 잘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1516년 쓴 유토피아는 “첫째, 모든 가정이 노예를 두 명 이상 소유한다. 둘째, 돈과 보석을 비롯해 그 어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다. 셋째, 모든 종교를 인정한다. 그러나 무신론자는 핍박당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에는 모어가 그리는 유토피아의 사회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까? 첫째 노예는 이미 로봇이 있다. 둘째 공유 경제는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간편결재 시스템을 더 이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앙 문제는 인공지능을 믿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유토피아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디스토피아가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빅 브라더, 모든 사람이 감시와 통제를 받는 세상이다. 아직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과학자들은 그런 미래를 경고하는 사람도 있다.     

2020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예측센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기술정책연구본부는 공동으로 〈디지털 휴먼증강 미래 유망 기술-서비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어떤 인간증강 기술이 유망할지 예측했다.     


인간증강 분야는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뇌의 기억, 인지, 창의 능력을 높여주는 두뇌 능력 증강. 둘째, 몸의 근력, 감각, 면역 기능을 향상하는 신체 능력 증강. 셋째, 두뇌와 신체를 아울러 소통과 감정 제어까지 포함한 감성 능력 증강이다. 여기서 증강 기술 적용 분야는 예방과 회복, 향상으로 나뉜다.     


뇌 기능 증강. 

1870년 독의 두 신경생리학자 에두아르트 히치히와 구스타프 프리치는 살아 있는 개의 뇌에 전극을 심어 움직임을 제어했다. 1950년대 바퀴벌레 같은 곤충의 뇌에 전자칩을 심어 원격 조종하는 바이오텔레메트리 실험을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인간과 곤충의 뇌를 연결해 생각만으로 곤충을 움직이는 장치와 관련된 연구도 등장했다.      


뇌 속에 전극을 삽입해 직접 자극을 주는 수술인 DBS Deep Brain Stimulation는 미국 식품의약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치료법 중 하나다. 1997년부터 시술이 이뤄졌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과 연결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인간-기계-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이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능력에 대항하기 위한 머스크의 목표다.     


신체 능력 증강.

2012년 전신마비 환자의 뇌를 로봇과 연결해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음료수병을 들어 마시는 데 성공했다.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착용형 로봇 기술 발전도 유망 기술 중 하나이다.      


감성과 소통 능력 증강.

온라인,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스마트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을 동시에 공유한다.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여러 데이터를 쌍방향으로 우리가 보는 세상 위에 덮어써서 같이 보게 해준다. 공간 인터넷에서 사람과 삶이 교류나 소통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일어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인공적인 생명 창조와 인간 대신 일하게 하는 기계 창조를 만들어 왔다. 고대 신화에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는 기계 ‘오토마톤’을 만들었다. 대장장이 신으로 불리는 헤파이스토스는 청동으로 만든 거인 ‘탈로스’를 만든다. 거인은 크레타섬을 지키는 임무를 맡는다.     


자동기계를 움직이려면 일종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앨런 튜링은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기계가 정말로 인간처럼 지능을 갖췄는지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2010년대를 지나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분야는 넓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짧은 기간에 개발했다. 의료영역뿐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같은 이동 영역에서도 자율주행이나 자율 비행이 점차 일상화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AI Assistant는 사람처럼 대화하고 예약하고 인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딥페이크나 딥보이스 같은 알고리즘으로 누군가와 똑같은 얼굴, 목소리를 지닌 디지털 휴면 아바타를 만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에 대한 세 가지 키워드는 1) 생명: 인간은 살아있다. 2) 지능: 스스로 생각하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한다. 3) 연결: 인간은 다른 개체와 상호작용한다.      


미국 물리학자 맥스 테그마크는 자신의 책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에서 생명을 다음 3단계로 정의한다.

라이프 1.0 : 생존할 수 있고, 자기복제가 가능한 생명 Biological

라이프 2.0 : 라이프1.0+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생명 Cultural

라이프 3.0 : 라이프2.0+자신의 하드웨어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생명 Technological.     

라이프 1.0은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인 유전자’다. 

라이프 2.0은 생물학적 구조는 기본이고 문화도 갖춘 생명이다. 인간의 ‘지능’이다.

라이프 3.0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생명이다. 2020년 유전자 조작기술로 살아 있는 생명체가 자신의 DNA와 유전자를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위키피디아에 “생명이란 자체 신호를 가지고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체의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으로는 다섯 가지가 있다. 성장, 물질대사, 변화, 생식·재생산, 외부 자극에 반응.”이라고 한다. 이 특성만으로 생명을 정의한다면 ‘불’도 여기에 해당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미래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결론 내리기 어렵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긍정적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선택이 중요한 시기이다.     


책 소개     


『AI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장동선 지음. 2022.01.24. 김영사. 179쪽. 11,500원.

     

장동선. 뇌과학 박사.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성장했다.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와 미국 럿거스대학교 인지과학연구센터에서 석사를 마친 뒤 막스 플랑크 바이오사이버네틱스 연구소와 튀빙겐대학교에서인간 인지 및 행동 연구로 사회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에서 뇌와 과학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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