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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27. 2023

『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미구 지음

『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미구 지음     


어느 날 죽지 않게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질문이다.      


이 소설은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삶의 규칙과 절대적인 모순을 이루는 이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해 줄 만한 불안을 일으켰다.”라고 시작한다.     


소설은 12월 31일을 기해 아무도 죽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국경을 넘으면 죽는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을 의인화해서 ‘죽음’이 사람 모습으로 편지를 보내고, 택시를 타고, 호텔에 투숙한다. 황당한 상상이지만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끝까지 읽었지만, 모르겠다.    

 

“지난해 마지막 날 자정까지만 해도 규칙에 순응하여 죽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다음 날이 되었고 그날은 아무도 죽지 않았다.” 세상의 언론들 특히 TV는 이러한 현상을 실시간 현장 취재하고 보도한다. 그렇게 지내던 중 국경을 넘어가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한 노인이 결단을 내린다. 자식들에게 부탁해서 국경을 넘고 마침내 소원하던 죽음을 맞는다.     


‘죽지 않는다는 것’에 사회적 혼란이 일어난다. 생명보험업계에 해약하겠다는 편지가 쇄도한다. 마침내 보험회사는 80세를 수명으로 죽지 않아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문제를 수습한다. 80세 사망보험금을 받은 사람이 계속 보험을 유지하면 또 그 후 80년이 지나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 새로 생겼다.     

국경을 넘으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범죄 집단이 끼어든다. ‘마피아’라는 범죄 단체가 죽고 싶은 사람을 국경을 넘게 해주고 매장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국경을 접한 주변 세 나라에서는 국경 수비를 강화한다. 정부와 군대가 이 사태를 수습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범죄 집단의 사업에 방패가 된다.      


마침내 ‘죽음’은 이런 사태를 보면서 TV 방송국 사장에게 편지를 보낸다. “내가 활동을 중지한 이유는 나(죽음)을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언제까지나 산다는 것, 영원히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맛을 좀 보게 해주려는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언제까지나 라는 말과 영원히, 라는 말이 우리가 흔히 믿고 있는 것처럼 동의어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몇 달의 시간을 보낸 뒤, 이제 정신적, 즉 철학적 관점에서나 실용적, 즉 사회적 관점에서나 이 실험이 낳은 개탄할 만한 결과를 고려할 때, 내(죽음)가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즉시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공개된다.     


그리고 ‘죽음’의 활동이 공개된다. 한 챌리스트가 죽을 날짜를 넘긴 것이다. ‘죽음’은 그 챌리스트를 죽음으로 이끌기 위해 공연장에도 가고 그가 사는 아파트도 간다. 그리고 의인화된 ‘죽음’은 그 챌리스트와 같이 같은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한 번도 자본 적이 없는 ‘잠’을 잔다. 


“메멘토, 호모, 키아 풀비스 에스 에트 인 풀베렘 레베르테리스 memento, homo, quia pulvis es et in pulverem reverteris : 기억하라, 인간이여, 너는 흙이며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임을.”     


살아 있는 사람은 ‘죽음’이 궁금하다. 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죽은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것 인지?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알고 싶다.      


이 소설은 죽음에 관해 죽음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대답한다. 

때가 되면 죽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죽지 않는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     


책 소개

『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미구 지음. 정영목 옮김. 2009.02.10. ㈜해냄출판사. 282쪽. 

 

주제 사라미구 Jose Saramago.

1922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남.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82 년 작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198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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