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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30. 2023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많이 연로해 보이는 할아버지가 버스정류장에서 어디론가 가려고 버스가 올 때마다 운전기사에게 묻는다. 

“하나로 마트 가요?”

돌아오는 대답은 퉁명스럽게 “안 갑니다.”     

다시 버스가 들어오자 또 물어본다.     


아침 출근 시간으로 혼잡한데 연로한 몸으로 마트에 급하게 가는 사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 나이에도 급한 일이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내가 탄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에서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그 순간 ‘장자’의 말이 생각났다.     

“하루는 장자가 숲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마침 남쪽에서 까치 한 마리가 장자의 머리를 스치듯 날아왔다.     

장자는 속으로 "저렇게 큰 눈을 가졌으면서도 나를 보지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잽싸게 다가가 활시위를 당기고 까치를 조준했다.     

그런데 까치는 밤나무 가지에 앉아서 미동도 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장자는 까치의 눈길을 따라가 보니,     

앞발을 쳐들고 무언가를 노리는 사마귀가 있었다.      

사마귀가 노리는 것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 아무것도 모른 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 매미가 있었다.     

장자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 살아 있는 것 들은 서로가 자기를 위해 잡아먹으려다가, 

결국 자기가 위태로운 줄 모르는구나.“     

장자는 자신이 부끄러워 활을 내던지고 도망치듯 숲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밤나무 주인이 밤을 훔쳐 도망가는 도둑놈인 줄 알고 

장자를 쫓아와 막 욕을 퍼붓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사에 이른 아침에 급하게 마트에 가려고 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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