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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Aug 31. 2023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2-과학편』

한 줄짜리 질문에 10줄, 10쪽, 100쪽으로 답하기 위하여, 김보일.

요즘 고등학생은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다. 2006년 출판 한 책이라 세월이 많이 흘렀다. 학교 교과를 과목별로 기획하여 출판하였다. ‘시리즈 2. 과학 편’인데, 국어 교사가 썼다. 기획 의도는 대입 ‘논술’ 대비라고 추측된다. 부제목은 「한 줄짜리 질문에 10줄, 10쪽, 100쪽으로 답하기 위하여」이다.     

책 서문에 “프랑스 대입제도인 ‘바칼로레아’를 인용하며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에 비교한다. 한국 대학의 논술 문제에서 한국의 교양은 있는가? 우리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했다.”라고 한다.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인류 보편적 가치관을 지닌 남을 이해하고 마음이 풍요로운 교양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나아가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오늘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한국적 교양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한다.     


20개의 질문을 던지고 관련 서적을 인용한다.     

-과학적 진리는 공익을 위해 은폐되어도 좋은가?

-동물은 본능적이고, 인간만 이성적인가?

-과학에서 이상적 모델은 왜 필요한가?     

-유전자 조작 식품 무엇이 문제인가?

-과학적 지식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명은 과연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과학적 탐구 활동에서 차지하는 수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대 의학은 진정으로 생명의 증진에 기여하는가?

-거대 기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동물에게는 고통을 피할 권리가 없는가?

-귀납적 방법은 진리의 산출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인간은 생물학적 본성을 넘어 이타적일 수 있는가?     

-무엇인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양육인가, 본성인가?

-인문학과 자연 과학은 만나야 하는가?     

-유기적세계관은 생태계의 위기를 구할 수 있는가?

-다양성을 반영하는 표준화는 가능한가?

-과학의 언어와 시적 언어는 어떻게 다른가?

-기술이 사회를 결정하는가, 사회가 기술을 구성하는가?

-종교 없는 과학은 온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관련하여 대학 입학시험 논술 문제를 게재한다.      


제인 구달 박사는 침팬지 연구로 유명하다. 어느 날 침팬지가 흰개미 둥지에 긴 식물 줄기를 밀어 넣고 그 줄기를 꺼내 그 끝에 달린 흰개미를 입 속에 넣는 것을 목격한다.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을 바꾸는 사례이다. 동물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침팬지만이 아니다. 까마귀, 대머리독수리, 핀치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많은 사례가 있다.     


유전자 조작 생물이 절대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유전자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 복잡한 네트워크 속에 다른 종류의 유전자가 들어가게 되면 시스템이 변화되고 생물의 기능과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1998년 영국 로웨트 연구소의 푸스트차이 교수는 유전자 조작 생물의 안전성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유전자 조작된 감자로 쥐를 사육했는데, 이 쥐의 주요 장기가 정상이 아니었고 면역 기능이 약화되었으며, 심지어 뇌가 정상보다 작아졌다. 그러나 로웨트 연구소의 푸스츠타이 교수는 해로움이 입증된 렉틴 성분을 먹인 생쥐의 결과와 혼동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공식적인 성명을 내었다. 결국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해성은 가능성으로만 남게 되었다.     


《음식 혁명》의 저자이자 미국 최대의 아이스크림 화사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 존 로빈스는 육식이 건강과 세상을 망친다고 말한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존 로빈스의 책에 의하면 인류를 위해서 2.5 에이커의 땅에서 양배추를 생산하면 23명이 먹고 살 수 있다. 감자는 22명, 쌀은 19명, 옥수수는 17명, 밀은 15명, 그러나 닭고기를 생산하면 2명, 소고기는 1명만이 먹고 살 수 있다. 존 로빈스는 육식 문화의 비인간성을 지적한다. 질병과 육식의 관계, 채식의 필요성, 현대 축산 문화의 잔혹함, 유전자 변형 식품의 위험성 등을 책을 통해 고발한다.     


사람의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게 볼 수 있다. 여러 관찰자의 망막에 맺힌 상이 같더라도 그들의 시각 경험이 똑같다고 말할 수 없다. 동일한 사물이라도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관찰될 수 있다. 관찰자들은 동일한 것을 볼지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 신념, 기대감, 가치관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관찰 내용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을 ‘관찰의 이론 의존성’이라 한다.     


내 가족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가족은 ‘확대된 나’이다. 가족의 불행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가족의 행복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내 행복도 보장받을 수 없다. 타인의 기쁨과 고통을 내 것처럼 생각하는 공감의 정서가 있어서 인간은 협소한 이기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언어는 외부 세계로부터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기에 각인된다. 학자들은 각인이 이루어지는 시기를 ‘결정적 시기’라고 한다. 이 결정적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풍부한 언어 환경을 제공해도 피학습자는 언어를 배우지 못한다.     


과학의 대상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은 자연현상이요, 인간이 군중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현상이다.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것의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 자연 과학이라면 인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현상의 이치를 캐묻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간과 자연은 이분법적으로 단절해서 생각할 수 없다. 자연은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을 포함한 전체를 지칭한다. 인문학과 자연 과학은 엄격하게 이분법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학문을 한자로 ‘學問’이라고 한다. 배움은 ‘묻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말이다. 

때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뇌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2-과학편』 김보일 지음. 2006.10.16.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346쪽. 14,000원.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 교사. 독서대학 르네21 기획위원, 청소년출판협의회 자문위원. 

저서 《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14살 인생 멘토 1, 2》, 《14살 철학소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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