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나를 만드는, 가장 불쾌한 감정의 힘에 대하여」다니엘 핑크 저
이 책의 원어 제목은 『THE POWER OF REGRET』, 부제목은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가장 불쾌한 감정의 힘에 대하여」이다.
저자 다니엘 핑크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다. 그런데 후회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행동, 생각, 판단, 선택에 관한 것이다. 미래학자가 과거를 주제로 연구했다.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제 점점 후회의 시간이 많아지고 미지의 선택은 희박해지는 나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저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에서 특히 죽어갈 때 후회의 대표적인 ‘~껄, ~껄, ~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라고 주장 한다. 껄껄껄 세 가지는 첫 번째 “베풀고 살 껄!” 두 번째 “껄”은 “용서하고 살 껄!” 세 번째“재미있게 살 껄!”이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더 베풀고, 용서하고, 재미있게 살아야 하겠다.
나이 듦은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듯이 후회를 켜켜이 쌓아두는 것과 같다. 태어나서 첫 번째 후회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점점 더 많이, 자주 후회하는 일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거나, 진중하지 못한 결정, 학창 시절에 공부를 소홀히 하고 헛된 짓을 한 것, 이런저런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최근 죽마고우와 전화로 말다툼하고 서로 전화 한 통 없이 지낸다. 사소한 일, 우리와 아무런 관계없는 일에 내 생각만 주장하다 생긴 일이다. 이제 다시 서로 연락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도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후회는 마음에 병이 될 것 같다.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 형제, 핏줄을 나눈 관계에서 소원함이 내 탓만 같다.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될 것인데, 그때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후회’는 아프지만, 후회 함으로써 다음에는 좀 더 나은 결정과 행동을 하게 되고, 사람답게 만드는 순기능이 있다고 한다. 다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지만 할 수 없는 일,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참고할 수밖에….
뇌과학자 정재승은 추천의 글에서
사람들은 늘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쓴다. 후회하는 상황이란 곧 실패를 말하며, 그래서 우리는 매사에 후회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내 삶에 후회란 없다!’를 자신 있게 삶의 모토로 삼고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뇌과학자들은 후회야말로 ‘인간의 가장 고등한 반추능력’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르지 않은 선택지들에 대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내가 만약 저걸 선택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떠 올려보기도 하고, 그럴듯한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우리는 선택지들이 만들어 낼 다양한 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다. 이런 ‘상황 복기 능력’은 다음 선택의 순간에 내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좀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장 고등한 뇌 영역인 전전두엽(안외전두피질)을 열심히 사용한다. 원숭이 같은 고등한 동물이 아니고는, 대개의 동물에게는 거의 없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 영역을 십분 활용한다. 이를 통해 후회를, 삶의 의미를 강화하고 더 나은 삶을 실현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다니엘 핑크는 “후회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아니라, 불쾌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적극적으로 사용해 ‘더 나은 의사 결정’에 이르는 통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명한 후회’를 위한 통찰력을 품은 조언으로 가득 찬 이 책을 권한다.라고 했다.
이 책의 목적은 후회를 필수 불가결한 감정으로 정의하고 후회의 많은 장점을 활용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직장과 학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며, 삶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보여 주는 데 있다. 경제학자들과 게임 이론가들은 1950년대에 이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 연구 분야는 더욱 넓어져서 사회, 발달, 인지 심리학자들까지 후회의 내적 작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70년에 걸친 연구 결과는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한다.
-후회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저자는 2020년 조사 연구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과 함께 ‘미국 후회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수행했다. 동시에 ‘세계 후회 설문조사’라는 웹사이트를 개설, 105개국 1만 6,000명의 의견을 모았다. 대규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학술 연구를 진행했다.
후회는 매우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감정이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정의하기 어렵다. 과학자, 신학자, 시인, 의사들이 모두 후회를 정의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심리치료사는 ‘바라던 바와 다른 상황으로 귀결된 어떤 행동이나 행위와 관련된 불쾌한 감정’
경영이론가들은 ‘후회는 실제 결과와 의사결정자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일어났을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생겨난다.’ 철학자들은 ‘미래에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기 위한 대상의 인지 및 의향의 선언에 동반하는, 과거의 생각과 관련된 불쾌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후회’는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
이 과정은 두 가지 능력, 우리 마음의 두 가지 독특한 능력에서 시작된다. 인간은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시간여행과 허구의 조합은 인간의 초능력이다. 이 능력은 인간의 뇌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으로,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과 질병이나 부상으로 뇌가 마비된 성인뿐이다.
올림픽 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은 선수와 동메달을 받은 선수의 행복감을 연구한 결과 동메달을 받은 선수가 더 행복했다고 답변하였다. 연구자들은 그 이유가 ‘반사실적 사고’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반사실적 서술은 두 가지 방향, 위 또는 아래로 향할 수 있다. ‘하향식 반사실적 서술’은 우리는 대안이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었는지’를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우리에게 ‘적어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한다. 동메달리스트는 ‘적어도’ 메달은 받았다.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상향식 반사실적 서술’은 상황이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었는지’를 상상한다. 은메달리스트가 조금만 더 빨리 달렸으면 금메달인데, 즉 ‘조금만 더 했더라면’이라는 표현을 써서 말하게 된다. 동메달은 행복한 표정으로 ‘적어도 메달은 땄어요’를 흥얼거린다. 반대로 은메달은 ‘조금만 더 했더라면’ 금메달인데, 로 자기에게 상처를 준다. 조금의 차이로 금메달의 영광에 가려지는 은메달이다.
‘적어도’는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든다. 반면에 ‘했더라면’은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 따라서 인간은 ‘적어도’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했더라면’의 냉기보다 ‘적어도’의 온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일이 있었을지 숙고할 때 ‘했더라면’을 훨씬 더 많이 떠올린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뇌와 마음의 작동하는 방식이다.
‘적어도’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의 감정은 지켜주지만,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거나 더 좋은 성과를 내게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했더라면’이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은 우리의 감정을 악화시키지만, 이후 우리의 삶을 개선 시켜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후회는 전형적인 상향식 반사실적 서술(~했더라면) 이다. 과학자들은 후회가 주는 힘의 원천이 전통적인 고통/쾌락 셈법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후회의 목적은 우리의 기분을 더 나쁘게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듦으로써 내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 형제들은 70대인 아버지에게 ‘스토리워스 StoryWoth’ 구독권을 선물했다. 이 서비스는 매주 한 가지 질문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다. 질문은 이런 식이다.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어린 시절 가장 좋았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어떤 후회를 하고 있나요?” 등이다. 구독자는 이야기로 답한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그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든다.
후회란 보편적이다. 그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부분이다. 인간의 삶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우리는 부모, 아들, 딸, 배우자, 파트너, 직원, 상사, 학생, 소비자, 투자자, 시민, 친구 등의 신분을 갖고 있다. 여러 영역에 걸친 후회가 있다.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더 신중하게 결정하게 해주고 성과를 높이며 의미를 심화한다.
인간의 후회는 네 가지 범주로 나뉜다.
기반성 후회 : 첫 번째 심층구조는 거의 모든 표층구조를 관통한다. 교육, 재정, 건강에 대한 후회 중 상당수는 사실 하나의 핵심 후회의 외적 표현이다. 우리의 삶은 어느 정도 기본적인 수준의 안정이 필요하다. 결정이 삶의 기반을 흔들고, 미래가 우리의 희망에 부응하지 못할 때 후회가 뒤따른다. 이솝우화의 베짱이를 떠올리면 쉽다.
대담성 후회 : 삶에는 안정적인 기반이 필요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 붙잡은 기회보다 흘려보낸 기회를 후회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행동하지 않은 것 그 자체다. 개인적인 발전에 대한 욕구, 풍요로운 세상을 즐기고 싶은 욕구 평범한 삶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 교훈은 분명하다. 목소리를 높여라. 데이트를 신청하라. 여행을 떠나라. 꿈꾸던 사업을 시작하라. 기차에서 내려라.
도덕성 후회 : 대부분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비도덕적인 길로 유혹하는 선택에 직면한다. 가해, 부정, 불충, 전복, 모독이다. 도덕성 후회의 욕구는 선함이다. 의심스러울 때는 옳은 일을 하라.
관계성 후회 : 행동은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는 삶에 목적을 부여한다. 관계성 후회는 일체감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등한시할 때 발생한다. 이 관계들이 흐트러지거나 사라지거나 발전하지 않을 때, 우리는 지속적인 상실감을 느낀다.
한 집단의 평생에 걸쳐 행복을 가장 오랫동안 추적한 연구는 1938년 하버드의과대학의 ‘성인 발달 연구’이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원들은 학부생 268명을 80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2017년 연구 결과를 요약한 내용은
‘돈이나 명성보다 친밀한 관계가 사람들을 평생 행복하게 해준다. 이러한 유대는 삶의 불만을 해소하고, 정신적‧신체적 쇠퇴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사회계층이나 아이큐, 심지어 유전자보다 더 정확하게 행복하게 장수하는 삶을 예측 해내는 척도다. 이는 하버드 출신 남성과 도시 빈민가 참여자 전반에 걸쳐 사실로 판명됐다.’
‘할 수 있었는데, 해야 했는데.’
거울을 보면 한 사람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눈을 좀 더 가늘게 뜨면 세 개의 ‘자아’가 보일 것이다. 이는 컬럼비아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토리 히긴스가 1987년 제안한 동기부여 이론이다. 히긴스는 우리 모두에게 ‘실제적 자아’, ‘이상적 자아’, ‘당위적 자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적 자아는 현재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속성들을 한데 묶어 놓은 덩어리다. 이상적 자아는 우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자아, 우리의 희망‧소망‧꿈이다. 당위적 자아는 우리가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믿는 자아, 우리의 의무‧약속‧책임이다. 히긴스는 우리의 행동을 부추기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결정짓는 것은 이 세 자아의 불일치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이상적 자아는 건장하고 건장한 사람이지만 실제적 자아는 무기력하고 과체중이라면 그 괴리가 운동을 시작하려는 동기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실제 자아와 나머지 두 자아 사이의 간극이 지속되면 불쾌한 감정이 그 간극을 메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했던 행동보다 행동하지 않을 것을 더 후회한다. ‘해야 했는데’ 보다 ‘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를 3배 정도 많이 한다.
우리는 이행하지 않은 의무보다 놓쳐버린 기회를 더 자주 후회한다. 후회가 제공하는 부정적 이미지는 우리 자신에 대한 꿈과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가 결합할 때 완전한 인간이 된다. 의무만 있고 기회가 없는 삶은 억제된 삶이다. 기회만 있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삶은 공허한 삶이다. 기회와 의무가 융합된 삶이 참된 삶이다.
연구 결과 후회는 우리의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양한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삶의 의미와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
두 번째 삶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첫 번째 삶에서 했던 잘못된 행동을 지금 다시 하려는 것은 아닌지 살펴라.-빅터 프랭클, 1946.
알프레드 노벨은 조간신문에 실린 자신의 부고를 보고 놀란다. 신문기자가 노벨의 형 루드비히 노벨의 사망을 착각한 것이다. 부고 기사는 “죽음의 상인이 죽었다.”였다. 노벨은 전 세계에 다이너마이트 공장을 세운 백만장자이자 유럽에서 가장 저명한 기업가였다. 하지만 그 사망 기사에 그의 업적은 없고 살상 무기를 팔아 엄청난 부자가 된 탐욕스럽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묘사한 것이다.
8년 후 노벨은 별세했다. 그의 유언장에는 전 재산을 가족에게 물려주는 대신 ‘전년도에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을 제정하는데 ‘노벨상’을 만드는 기금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사후의 할 후회를 차단하는 것. 노벨의 현명한 판단이 죽은 뒤의 후회를 막았다.
후회막급은 한자어 '後悔莫及’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로, ‘후회해도 소용없다’ 또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의미한다. 이 표현은 주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아무리 후회해도 상황을 바꿀 수 없는 경우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후회막급’이라는 말은 영원히 안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책 소개
『후회의 재발견』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2022.09.05. 한국경제신문 한경BP. 326쪽. 18,000원.
다니엘 핑크 Daniel H. Pink 세계적인 미래학자. 뉴웨이브 경제 잡지 〈패스트컴퍼니〉의 편집위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백악관에서 일했다.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 등.
김명철. 바른번역 대표, 글밥아카데미 원장. 저서. 『초급번역패턴 50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