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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ul 08. 2024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지친 나에게 권하는 애니메이션 속 명언. 이서희 지음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이서희 지음     

이 책의 부제목은 〈지친 나에게 권하는 애니메이션 속 명언〉이다. 


표지에 “아이의 기억, 그 시절 반짝이던 순수함 속으로”라는 카피가 있다.    

 

이서희 작가는 동화, 뮤지컬, 오페라 등 감성적인 문화 콘텐츠를 책으로 엮어낸다. 읽는 사람에게 동심의 순수한 세계로 돌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즐겨봤던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를 성인이 된 후에도 보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한다.     


〈은하철도 999〉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TV 앞에 붙잡아 두는 강력한 자석 같았다.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면서 모험하는 주인공 철이와 예쁜 미녀 여주인공 메텔에 열광했다. 나도 즐겨봤던 기억이 난다.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주로 만들었지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태권 브이, 마루치 아루치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태권도로 세상의 모든 악당을 물리치는 통쾌한 이야기에 그 당시 어린이들은 정의감과 나쁜 악당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믿음을 가졌다. 어린 시절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은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요즘은 초등 저학년부터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차라리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전부였던 시절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세계적인 유명한 애니메이션 12편을 소개한다. 요즘도 방영하고 있는 〈이웃집 토토로〉, 〈포켓몬스터〉, 〈도라에몽〉을 “그때 우리, 소중함을 품고”라는 주제로, “지지않고 빛나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벼랑 위의 포뇨〉, 〈너의 이름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그 시절 특별했던 운명의 순간” 주제로 〈라따뚜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스즈메의 문단속〉을 “모험과 용기의 찰나 속에서” 주제로 〈겨울왕국〉, 〈이누야샤〉, 〈슬램덩크〉를 소개한다.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초등학생 사츠키와 동생 메이가 시골에 이사 가서 겪는 이야기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내용을 표현한다. 사츠키의 아빠는 딸들이 만난 ‘토토로’라는 나무 요정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의 동심을 이해 해준다. 자연과 공존, 아이들이 순수함도 어른들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포켓몬스터〉는 게임으로 더 유명세를 나타냈던 애니메이션이다. 한동안 포켓몬스터를 찾으러 어른, 아이 스마트폰을 들고 공원으로 뛰어다녔다. 작가는 포켓몬스터의 명대사를 소개한다. “미래는 정해지지 않았어. 우리가 스스로 개척하는 거야!”, “어떤 포켓몬을 키울 것인가, 어떤 기술을 가르칠 것인가, 어떤 도구를 지니게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기기 위한 모든 것이다. 너는 그런 의미로 훌륭한 승부사다.” 작가는 포켓몬스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한다. “니체의 ‘초인’ 사상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탁월성’ 개념과 연결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자신을 넘어서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존재로 거듭 나는 과정은 인간 성장의 중요한 주제이다.”     


〈도라에몽〉은 주인공 진구가 선물로 받은 로봇 친구다. 진구는 숙제도, 방 정리도 도라에몽에게 맡기고 논다. 도라에몽은 그런 진구가 못마땅하다. 게으른 민구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려고 미래 도구인 향수를 꺼낸다. 향수를 뿌리면 빨라지는 ‘퀵’과 느려지는 ‘슬로우’가 있다. 민구는 그것도 도라에몽에게 먼저 해보라고 한다. 사고는 터진다. “미래는 순간순간 달라지니까 먼저 고민하는 것보다 지금을 열심히 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지나간 일에 후회해도 소용없잖아, 눈이 어째서 앞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야.” 로봇이 일상에 함께하는 모습, 마법 같은 기능을 가진 도라에몽이 미래 도구들은 인간이 상상력과 기술 발전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벼랑 위의 포뇨〉 깊은 바닷속 사람이 얼굴을 한 물고기, 인면어들이 있다. 그중에 주인공 포뇨가 있다.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는 아빠 몰래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육지로 올라가려고 한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가. 바닷가에 놀러온 인간 소년 소스케에 잡힌다. 소스케와 포뇨는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포뇨의 아빠가 포뇨를 찾으러 온다. 그리고 바다로 데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포뇨는 인간이 되고 소스케와 연인이 된다. 일본에서 전해오는 인면어와 쓰나미 전설을 각색했다. 작가는 소스케와 포뇨의 관계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보여준다.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말하는 우정과 사랑의 덕목과 연결한다. 사랑은 상화 이해와 헌신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2016년 영국 BBC의 〈2016년 한해 최고의 영화 10〉에 뽑혔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인터뷰에서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주인공 타키와 미츠히는 서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이는 자아 탐색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이해하는 과정은 중요한 주제이다. 시간의 흐름과 인연은 〈너의 이름은〉의 중심 테마 이다. 작가는 “이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이나 불교의 ‘윤회’ 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의 비선형성,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얽히는 방식은 운명과 인연의 신비를 강조하며 인간 존재의 일시성과 영원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다. 내용은 무정부주의적 성향과 더불어 반전주의, 평화주의 등 전쟁을 둘러싼 다양한 정치적인 배경과 소피와 하울의 사랑 이야기이다. 소피는 노인으로 변한다. 소피는 아름다움은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자아를 탐구하게 된다. 소피의 변화는 인간의 정체성이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이런 과정을 “이는 심리학에서 자아실현과 자기 수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철학적으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진정한 정체성은 무엇인가?” 라고 말한다.     


〈라따뚜이〉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픽사에서 제작하고 월트 디즈니에서 배급한 애니메이션이다. 프랑스의 요리 라따뚜이를 전 세계에 알린 영화로 유명하다. 작품속 라따뚜이를 요리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라따뚜이를 한번 먹고 싶게 만든다. 훌륭한 미각과 요리 실력을 갖춘 레미. 레미는 생쥐이다. 레미의 친구와 가족은 시궁창에서 버려진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지만, 레미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레미는 항상 손을 깨끗이 하고 인간 할머니의 집에서 요리를 한다. “모든 사람이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훌륭한 예술가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어.” 이 에니메이션은 한계에도 굴하지 않는 꿈에 대한 열정과 편견 없이 다른 존재를 대하는 깊은 이해심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에니메이션을 통해 “실존주의 철학, 특히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자신의 실존을 통해 본질을 정의했다”라고 말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제75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제52회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명작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2001년에 개봉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이름이 중요성과 함께 소녀의 흔들리지 않는 굳센 태도, 동물과 자연, 인간의 관계와 가치에 관한 진중한 의미까지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일을 주며 원래의 이름을 빼앗는다. 그리곤 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준다. 그러자 하쿠는 센에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원래 이름을 절대 잊지 말라고 한다. 유바바가 이름을 빼앗아 사람들을 조종한다면서. 치히로는 자신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며,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이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제작하였다. 미야자키현에서 이모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가 있다. “목숨이 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죽음이 항상 곁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기원합니다. 앞으로 1년, 하루, 아니 아주 잠시라도 오래 살고 싶습니다.”     

일본에는 ‘모모노 아와레’라는 말이 있다. 자연이나 인간 세상에 관한 무상한 느낌이라는 뜻으로,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쓸쓸하고 슬픈 감정을 느끼고 동시에 그것들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의미한다. 스즈메는 문을 통해 삶과 죽음을 넘나든다. 한 걸음만 삶이고 한 걸음만 돌아서면 곧 죽음인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생사는 한편으로 찰나의 것, 구별되지 않는 자연의 순리와 같다.     


〈겨울왕국〉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창립 90주년 기념으로 개봉한 영화이다. 국내 디즈니 애니메이션 상영작 중에서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작품인 『눈의 여왕』 동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겨울왕국은 사랑은 두려움을 이긴다. 라는 주제가 담겨있다. 자매의 가족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부모와 자녀의 관계나 성애적 사랑을 다루는 다른 작품들과 차별되는 점이다. 작가는 겨울왕국을 통해 엘사는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하며 숨기려고 하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자아를 수용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는 자아 수용이 개인의 심리적 건강과 자기실현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적 접근이론’으로 해석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동적인 영화를 봐도, 좋은 음악을 들어도 감흥이 쉽게 나지 않는다. 슬픈 장면도 재미있는 것도, 시들해지는 것은 그동안 경험치가 많아졌다는 증거다. 

어린아이들은 보는 것, 만지는 것 모두 새롭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나이 듦을 이기는 방법은 어릴 때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으로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빠져 더위를 잠시 잊는 것도 여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책 소개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이서희 지음. 2024.07.08. 리텍 콘텐츠. 219쪽. 16,800원. 

   

이서희. 문화 콘텐츠 기획자 및 전문작가. 저서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등     


이 책은 리텍 콘텐츠에서 제공받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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