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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생명과학』

생물의 역사가 생명의 미래를 바꾼다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생물의 역사가 생명의 미래를 바꾼다」이다.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비밀을 찾아내다!’가 카피이다.


혈액형이란 적혈구의 세포막에 있는 당단백질에 따라 혈액의 종류를 구분한 것이다. 적혈구 세포막의 당단백질을 보통 항원 또는 응집원이라고 한다. 항원 종류에 따라 세세하게 구분하면 혈액형은 500가지 이상이 된다. 혈액형을 나누는 방식 중에서도 ABO식 혈액형과 Rh식 혈액형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ABO식 혈액형과 Rh식 혈액형을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생의 미국 생물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1868~1943)이다. 1901년에 적혈구가 다른 사람의 혈청과 만날 때 응집하는 현상을 연구해 ABO식 혈액형 ABO식 혈액형을 구분했다. 1940년에는 Rh식 혈액형도 구분해 냈다.


혈액형을 구분하기 이전에는 수혈 도중에 혈액이 응집해 환자가 쇼크로 죽는 경우가 많았다. ABO식 혈액형과 Rh식 혈액형이 밝혀지면서 수혈이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ABO식 혈액형이 사람 혈액 간의 항원 항체 반응을 이용해 구분한다면, Rh식 혈액형은 동물 혈액과 사람 혈액 사이의 항원 항체 반응으로 구분한다.


18세기 말까지 생물학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생물학에 속한 학문은 생리학이나 해부학 등 서로 다른 분야로 나뉘어 있었다. 생물의 구조, 기능, 생장, 유전, 진화, 항상성을 연구하는 학문을 통틀어 생물학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반에 라마르크가 처음 사용했다.


라마르크는 동물과 식물을 합쳐서 생물계로, 그리고 나머지는 무기계로 구분했다. 이때부터 동물과 식물은 생명 계라는 하나의 계로 통합되어 같은 물리, 화학적 체계를 바탕으로 연구되기 시작했고 생물학은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체계화되었다.


생물이 기본 전제 조건은 생존이다. 생물은 세포 호흡으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세포 호흡에는 에너지원인 영양소와 영양소 분해에 이용되는 산소가 필요하다. 세포 호흡의 주 에너지원은 탄소 화합물이다. 생물의 생명 활동에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는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녹색식물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탄소 화합물인 포도당을 합성하는데, 이 과정이 광합성이다.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탄생했다. 약 10억 년이 흐른 뒤 바다에 시아노박테리아가 나타났다. 시아노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단세포 세균이다. 시아노박테리아가 광합성을 하자 대기에 산소가 풍부해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10억 년 후에 핵막을 가진 진핵생물이 등장했고, 20억 년 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5천만 년 전에 광합성을 하는 육상식물이 출현했다.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페스트, 콜레라, 말라리아, 결핵, 감기 등 전염병과 맞닥뜨려야 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전염병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면역학은 이런 전염병을 정복하기 위해 생물체의 면역 체계를 연구한다. 면역력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신체에 침입해도 질병이 생기지 않는 저항력을 의미한다.

면역에는 선천적인 면역과 후천적인 면역이 있다. 피부, 기관지 속 점액, 콧물, 눈물, 각종 소화 효소 등은 병원체의 침입을 막는 1차 방어막이다. 병원체가 1차 방어막을 뚫고 몸에 들어왔을 때, 백혈구가 세균을 제거하거나, 특정한 물질을 생성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은 모두 선천적인 면역에 해당한다.


항생제는 세균이 성장하지 못하게 하거나 세균을 직접 죽이는 화학 물질이다. 아이들이 넘어져서 다쳤을 때 상처를 낫게 하도록 바르는 약은 모두 항생제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항생제로는 페니실린이나 결핵 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 등이 있다.


항생제는 많은 생명을 살려냈지만, 내성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했다. 내성이란 세균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항생제를 사용하면, 변이가 일어나 내성을 가지게 되니 세균은 자연 선택될 것이고, 내성 유전자는 세균 사이에서 서로 교환될 것이다. 그러면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은 확대된다. 따라서 항생제를 과다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는 머리카락 색깔, 피부색, 혈액형, 손가락 수 등 자신의 유전 형질을 자식에게 전해 준다. 부모의 유전 형질을 물려받은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 현상을 유전이라고 하고, 유전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을 유전학이라고 한다. 유전자를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게 된 1950년대를 기준을 그 이전의 유전학은 고전 유전학, 이후의 유전학은 분자생물학으로 구분한다.


생물학자들은 20세기 초에 유전의 원리를 알아냈다. DNA 구조가 밝혀지고 유전공학이라는 학문이 발달하면서 유전에 관한 관심은 유전자를 조작하는 데까지 나아갔고, 완전한 생명체를 복제해 내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전 형질 단위인 유전자는 DNA에 들어 있다. 유전 정보는 DNA를 이루는 염기들이 배열 순서로 결정된다. 사람이 체세포 1개에는 46개의 염색체가 들어 있는데, 염색체는 DNA와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이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돌연변이는 DNA에 영구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 즉 유전 정보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유전공학은 특정 산물을 얻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넓은 의미로는 유전자 조작뿐만 아니라 인공수정, 체외수정, 정자은행, 클로닝을 포함한다. 유전공학은 1970년대 DNA 재조합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한 생물에서 추출한 특정 DNA 조각을 다른 생물의 DNA에 끼워 넣어 유전자를 재조합해, 재조합 유전자를 대량으로 복제하거나 형질이 발현되도록 하는 기술이 DNA 재조합 기술이다.


DNA 재조합 기술은 1990년대 들어서는 유전자 변형 생물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유전자변형생물은 기존의 생물체 속에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를 끼워 넣어 해충이나 잡초에 잘 견디게 하거나, 쉽게 썩지 않도록 만든 생물이다. 보통의 경우 농작물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많이 이용된다. 가장 먼저 등장한 유전자 변형 생물은 무르지 않는 토마토였다. 이후 콩이나 옥수수 등으로 확대되었다.


1983년 등장한 PCR은 원하는 DNA 부분만을 대량으로 복제, 증폭하는 기술이다. PCR 기술은 과학 수사, 친자 확인, 유전병 판별 및 질병의 진단, 생물의 진화 과정 연구, 생물 분류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코로나19 사태에 진단 시약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책 소개

『세상을 바꾼 생명과학』 원정현 지음. 2018.03.02. (주)리베르스쿨. 248쪽. 15,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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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졸업. 미국 일리노이대 교육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영재교육원 강사.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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