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와도 불편하지 않는 대화법」
이 책의 부제목은 「어느 누구와도 불편하지 않는 대화법」이다.
말은 그 사람을 반영한다. 평소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말하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한 말이 내 생각을 만들기도 한다. 내가 뱉은 말을 통해 내 생각이 더 구체화하고, 그것이 결심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말하는 대로’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타인과의 대화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나 자신과의 대화가 아닌가 싶다. 내가 나에게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대로 마음먹게 되며,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게 된다. 남에게 용기와 위로의 말을 전하듯, 나 자신에게도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해보자. 거울을 보고 눈을 마주쳐서 말하는 것도 좋다. 현재 내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 다가올 내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확실하게 말해보자. 내가 나에게 한 말이 곧 내 인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저자의 말이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돈, 가족, 명예, 건강 등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가치를 추구하든 결국 지향점은 ‘행복’이다. 무엇을 추구하든 그 이유는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인생의 행복은 풍요로운 인간관계 없이는 불가하다. 모든 인간관계는 대화에서 비롯된다. 대화 없이 이루어지는 관계는 없다. 결국 행복해지고 싶으면 주변 사람들과 좋은 대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컨설턴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대화를 연습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마치 자전거를 타듯, 타이핑을 배우듯 대화를 배울 수 있다.”라고 했다. 대화가 삶의 모든 부분의 질을 급격히 향상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책은 행복해지려면,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위해 매일 하는 대화에 조금 더 신경을 써보는 것. 나의 대화 실력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졌다면, 오늘보다 내일은 조금 더 풍요로운 인간관계와 그로 인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대화를 잘하려는 노력은 더 행복하기 위한 것, 더 멋진 인간이 되려는 것이다.
‘말하기’와 ‘대화’는 언어인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지향하는 바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말하기가 나를 드러내고 내 의사를 전달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면,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깊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대화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은 듣는 사람의 것이다. 간혹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거 참,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 이렇게 말한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이 상대방을 비난하지만, 진짜 문제는 못 알아듣게 말한 사람에게 있다. 사람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한집에 살고 있는 가족도 그렇다. 부부나 부모자식간에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화는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상식과 눈높이에 나를 맞추어야 내 말의 의도가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된다.
우리는 대화할 때 자기 위주로 말한다. 처음 만난 사이라면 더더욱 상대방의 성향을 알지 못하니까 당연하다. 그럼에도 상대방을 관찰하고 고려하면서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면서 말하다 보면 내 말이 잘 전달됐는지 알게 된다.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고 내 표현 방식으르 바꾸는 것이 좋은 대화의 시작이다.
요즘 유행하는 성격검사 도구 중 MBTI가 있다.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이성(T)-감정(F), 판단(J)-인식(P) 이렇게 네 가지 분류를 기준으로 사람의 성격을 열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검사 도구다.
상대방과 차이를 내가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가 아니라 상대방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걸 내가 받아들이느냐 아니냐가 핵심이다. 상대방을 칭찬하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면 반드시 상대방의 언어로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상대방이 받고 싶은 칭찬을 해야 한다.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 없이 내 생각대로 칭찬한다면 상대방은 오히려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그런데 대부분 이 사실을 간과한다.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내 상식이 보편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이 착각이 대화를 망치고, 관계까지 그르친다. 여러 사람과 대화해 보면 평범한 상식조차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시시때때로 깨닫는다. 지금 처한 환경, 살아온 경험, 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단적으로 말해서 나와 완전히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다. 대화할 때는 나와 남이 얼마나 같은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나와는 다른 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남을 칭찬할 때, 위로할 때, 내 고민을 털어놓을 때도 상대방이 원하는 스타일로 말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도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상대방의 성향을 먼저 수용하면 이해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야 즐겁게 소통할 수 있고, 행복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상대방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이다. 누구나 존중받길 원한다. 누군가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의 말 과 존재가 존중받길 원한다. 자신을 무시하고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좋아하기는 어렵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욕구와 가치관이 담겨 있다. 따라서 특별한 목적이 없는 일반적인 대화는 상대방과 나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유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방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른 것이 자연스럽다. 다르다고 해서 싸우거나 관계가 틀어질 일은 없다.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할 때.
첫째, 상대방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라. 상대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상대방의 속내를 호기심 있게 관찰해 보라. 특별히 반복되는 단어가 있는지, 유독 힘주어 강조하는 건 무엇인지,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피다 보면 상대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눈에 보인다. 그래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다면 솔직히 묻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상대방의 언어로 말하라. 그 이유는 내 말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비유하더라도 상대방의 경험이나 관심사에 기반한 것을 빗대어 설명하면 상대방에게 내 말을 훨씬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상대방을 관찰하고 상대방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결국 내 말을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듣는 사람에 맞춰서 말하다 보면,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나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누구에게나 말버릇이 있다. 말버릇이란 무의식중에 익숙해져 버린 어떤 말을 반복하는 행위를 말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되는 만큼,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말버릇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인생에 마이너스가 되는 최악의 말버릇으로 “그게 아니라요”가 있다. “그게 아니라요”는 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자신을 방어하는 대표적인 말버릇이다. 의도가 무엇이든 이 말을 들은 상대방은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거나 거부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화가 건설적인 방향을 나아가기 어렵다.
인간관계에서 무엇을 가장 주의해야 할까? 상대가 누구이든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는 무례하거나 비꼬는 말, 비난이나 경멸을 담은 말들이 포함된다. 대화하다 보면 말 한마디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그가 가까운 사람을 평소에 얼마만큼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지 꼭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굉장히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 사람 덕분에 오늘 나의 하루가 풍요로워졌음을 알아야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덕분에 오늘 나의 하루가 행복했다.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한다.
편하다는 이유로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하지는 않는지? 형제자매나 부모님같이 가까운 사이일 때 우리는 더 쉽게 말을 함부로 한다. 말은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이다.
인터뷰할 때. 질문에 내 이야기를 섞기도 하고, 인터뷰이의 고민은 무엇일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지를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서 ‘지금 그의 상황이나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해야 한다. 특별한 질문 하나가 기대치 않은 효과를 가져온다.
질문은 개방형으로 해야 한다. ‘예/아니오’로 끝나는 질문보다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맥락을 제공해야 한다. 일반적인 질문을 피하고, 상대방의 상황이나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물어야 한다. 단순한 사실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경험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대방의 감정에 기반하여 더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연결 질문을 단계별로 생각해야 한다.
이민영 박사는 인정은 “존재의 인정이 가장 기본”이다. 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모든 관계의 출발점이다. 더 나아가 인정은 직위나 나이에 상관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마음을 연다. 진심 어린 인정 한마디가 상대방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인정은 관계를 지속하는 윤활유이다. 특히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일수록 서로에 대한 인정이 그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만날 때마다 기분 좋은 ~씨, 잘 지냈어요?”라는 인사말은 듣는 사람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인사는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것을 넘어 당신은 항상 내게 환영받는 존재입니다. 라는 의미를 담는다. 상대방을 잘 관찰한 다음, 진심을 담아 내가 발견한 그의 좋은 점을 전하는 것. 이런 칭찬은 두 가지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 낸다. 칭찬을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칭찬하는 사람 자신도 행복해진다.
대화할 때 시선 처리의 기본은 상대방의 눈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이다. 이야기할 때 눈을 마주치며 시선을 떼지 않으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있다고 느낀다. 눈 맞춤의 효과는 신뢰를 구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 눈 대신 인중을 보면 된다. 인중을 바라보면 상대방은 눈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보는 사람은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 잠시 ‘이 대화의 목적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해 보라. 그리고 그 목적에 맞춰 상대방의 말에 집중해 보라. 상대방을 향한 바른 자세,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채 집중하는 모습,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는 태도에 신경 쓰면서 상대방이 이 대화에서 얻으려는 것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더해지면 대화는 한층 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관계로 이어진다.
말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대화 방법을 정규과목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좋은 대화법을 생각하고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된다.
책 소개
『한석준의 대화의 기술』 한석준 지음. 2024.10.28. (주)인플루엔셜. 290쪽. 18,000원.
한석준. KBS 29기 공채 아나운서. 2015년 프리랜서로 전향. 지은 책,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유비에게 묻고 조조에게 배우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