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와 그라시안이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
이 책의 온전한 제목은 『쇼펜하우어와 그라시안이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이다. 표지에 “삶의 한계에 부딪힐 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한 말로 막막한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라는 카피가 있다.
공감하는 문구를 정리했다.
좋은 책은 반복해서 읽어라. 사람들은 책을 구입하는 것과 그 내용을 자신이 것으로 만드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것을 모두 몸 안에 간직하려고 한다. “반복은 연구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모든 중요한 책은 무엇이든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두 번 읽을 때는 더 한층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으며, 처음과는 다른 기분으로 읽기 때문에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 두 번 읽을 때는 더 한층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으며, 처음과는 다른 기분으로 읽기 때문에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
세상에는 정치사와 문예사, 이렇게 두 종류가 있다. 전자는 의지의 역사이고, 후자는 시성의 역사이다. 정치사는 곤궁과 기만으로 가득 차 우리에게 불안과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반대로 문예사는 고독한 지식인처럼 어디까지나 즐겁고 명랑함을 제공한다. 철학사는 문예사의 기초로서, 다른 부문에까지 그것을 울리고, 다른 부분의 의견을 그 기초로부터 지도한다. 한번 태어났다가 반드시 죽는 인간의 운명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다음 세 가지 기본적인 요소에 귀착된다.
첫째, 넓은 의미에서 인격이라고 할 수 있는 참된 자아.
둘째, 모든 의미의 소유물에 의한 물질적 자아.
셋째, 명예와 명성의 사회적 자아. 여기서 참된 자아는 물질적 자아나 사회적 자아보다 훨씬 심각하고 본질적인 영향을 준다. 행복의 원인은 외적인 사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들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더 많다.
흔히 말하는 행운이나 불운은 실제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사실 자체보다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들 자신 속에 깃든 진정한 자기, 진정한 소유, 다시 말해 인격과 그 가치는 우리들의 행복과 안락에 있어서 유일하고 직접적인 요소이다. 인격은 취소될 수도, 소멸될 수도 없다.
인간이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자기의 견해이다. 그리하여 열 가지 행복 가운데 아홉은 건강에 좌우된다. 건강하기만 하면 모든 것은 기쁨의 원천이며, 반대로 건강하지 못하면 외부의 어떤 행복도 즐겁지 않다.
어떤 일의 적응 여부가 불확실할 경우, 우울한 사람은 성공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실패할 것만 걱정한다. 반대로 쾌활한 사람은 실패할 것은 걱정하지 않고 성공만을 즐겨 기대한다.
모든 사람에게 최상의 것, 최고의 것은 ‘자기 자신’이다. 우러어 나가는 것도 또한 자기 자신이다. 행복은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자에게만 있다.
인간의 물질적 욕구가 주로 금전에 쏠리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돈을 가장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술은 음주가들이 즐기는 것이며, 약은 환자에게만 소중하고, 모피는 추울 때의 필수품이다. 이 모든 것은 다만 상대적으로 좋은 것일 뿐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돈 밖에 없다. 돈은 어느 한 가지 욕구를 구체적으로 충족시켜 줄 뿐만 아니라 모든 욕구를 추상적으로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살아갈 만한 재산을 갖고 있다는 것은 특전이다. 이러한 재산은 인간 생활에 뒤따르는 궁핍과 고뇌를 면하게 하는 것이며, 인간의 피할 길 없는 운명이 되다시피한 저 비천한 부역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이 정도로 운명의 은총을 받은 자만이 참된 의미의 자유인이다.
사소한 걱정을 하는 자는 아직 커다란 불행이 닥치지 않은 것이다. 어떤 인간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어느 정도인가를 측정하려면, 즐거움보다도 우환이 되어 있는 것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소한 일에 대하여 한탄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행복을 누리기 때문이며, 큰 불행이 닥쳐오면 사소한 걱정은 거들떠볼 여념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마음이 편하고 건강할 때는 거의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날그날을 보내고, 우환과 사고가 있을 때 비로소 지난날을 추억한다. 수없이 많은 시간 동안에는 이를 즐기려 들지 않고 항상 불만을 갖고 지내며, 우울하고 불쾌한 날을 맞이하고서야 부질없는 후회를 하고 쓸데없는 탄식 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상적인 평범한 현재라도 결코 냉대하고 무심하게 보내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상대를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지는데, 이 점은 어른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예외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다정하여서는 안 된다. 돈을 꾸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를 잃은 예는 없지만, 돈을 꾸어 준 것이 화근이 되어 사이가 나빠지는 것은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존대하고 냉담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친구를 잃은 예는 드물지만, 너무 친절을 베푸는 것은 상대방을 버릇없게 하여, 주체하기 어려우므로 그것이 원인이 되어 헤어질 수가 가끔 있다.
남이 거짓말을 하는 듯싶거든, 그것을 정말로 믿는 듯한 태도를 보이라. 상대방은 신이 나서 한술 더 뜨므로 스스로 그 껍질을 벗게 된다. 제삼자가 실수하여 비밀의 한 토막을 그대에게 비쳤을 때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보라. 그렇게 하면 상대방은 이쪽의 빗나가는 태도에 유도되어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격정된 분노 혹은 증오심을 말과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위태롭게 함을 물론 옹졸하고 천박한 짓이다. 따라서 분노와 증오는 ‘정확한 행위’에 의해서만 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증오를 완전히 수행하려면, 그만큼 분노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독이 있는 동물은 피가 차다.
남의 의견에 대해 면전에서 반박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남이 믿고 있는 불합리성을 일일이 지적하고 설득하여 그만두게 하려는 것은 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 아무리 호의에서라도 대답할 때, 남을 교정하는 의미의 말은 일절 삼가는 것이 좋다. 남이 감정을 상하게 하기는 쉽지만, 남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로는 무시하고 넘겨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면 즉각 효과가 있다.
지상에 살아 있는 우리는 행복과 불행의 양극단에 놓여 진 것이다. 행복에 이르는 천국과 악에 이르는 지옥, 바로 그 선과 악 사이의 운명에서 쉼 없이 흔들리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타고난 운명이 다양하다면, 그 인생 또한 다양하리라. 수많은 갈림길 위에 서 있는 그대들의 운명은 한순간의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명심하라, 모든 순간이, 모든 상황이 곧 그대들의 소중한 인생이다.
말이란 그 사람의 마음과 인격이다. 인생에서 대화는 매우 일상적이지만, 대단한 주의와 수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본질적으로 마음속에 있는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그 방법과 태도에 따라 그의 인생에서 승자가 되느냐, 패자가 되느냐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훌륭한 대화, 좋은 대화란, 수다를 떠는 것과는 다르다. 대화에는 목적이 있고, 원칙이 있고 또 상쾌함이 있다. 근본적으로 말은 그 사람의 마음과 인격을 알려 준다.
인생의 첫 번째 위대한 규칙은 견디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세상의 일에는 지혜로워지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바보처럼 인내심이 없어져 간다. 물론 어렵지만 속상한 일에도 마음을 열고, 참을 수 없는 일도 참아야 한다. 하기 싫은 일도 인내하는 마음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인내심 없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것은 원칙과 정의도 없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삶은 살아가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깊이 인식될 수 있는 삶이란 뛰는 말처럼 빨리 사는 것이 아니라 산책하듯 사는 것이다. 인생의 기쁨과 고통을 조화롭게 엮어갈 줄 아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고집스럽게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매한 자는 영원히 자신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융통성은 세상 처세의 으뜸이다. 흐르는 물을 보라. 계곡을 만나면 폭포가 되고 평지를 만나면 온화한 시냇물이 되며, 바다를 만나면 조용히 거기에 합류한다. 자신의 중심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온정 넘치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묘미이다. 그러나 분노해야 할 때가 있다. 불의와 맞부딪칠 때, 우리는 갈등하고 격노하고 항의해야 한다. 그것이 삶의 본질을 지키는 길이다.
책 소개
『쇼펜하우어와 그라시안이 이야기하는 삶의 지혜』 쇼펜하우어·그라시안 지음. 이하연 엮음. 2025.01.03. 나무의꿈. 263쪽. 14,000원.
쇼펜하우어 Schopenhauer Arthur(1788~1860).
독일 단찌히에서 출생. 괴팅겐대학에서 역사, 자연과학을 전공하였고, 회의주의자 슐체에게서 철학을 배웠다.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시각과 색채에 대해서』 등이 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Gracian Morales Baltasar(1601~1658).
스페인 칼라타유드 출생. 스페인의 타라고나 예수회 신학교 학장을 지냈다. 극단적으로 간결한 표현과 사유양식의 하나인 기상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 저서, 『비평 쟁이』 『미묘함과 천재예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