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이 건넨 낡은 지도에는 붉은 잉크로 ‘파리’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신욱은 곧장 프랑스로 향했다.
그곳에는 언어의 기억을 간직한 마지막 시인이 있다는 말이었다.
비행기가 샤를 드골 공항에 착륙했을 때, 신욱은 곧바로 이상한 공기를 느꼈다.
공항 안내 방송은 여전히 불어로 쓰여 있었지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한국어였다.
“승객 여러분, 환영합니다. 짐은 3번 수화물 벨트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파리의 거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센강은 은빛으로 반짝였고, 에펠탑은 저녁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났다.
그러나 거리의 소리는 달라져 있었다.
카페의 웨이터가 손님에게 “커피 드릴까요?”라고 말했고, 거리의 악사가 부르는 노래마저 한국어 가사로 흘러나왔다.
프랑스의 언어가 사라진 도시. 그곳은 마치 영혼을 잃은 듯 공허했다.
신욱은 에펠탑 근처의 오래된 아파트를 찾았다.
그곳에 시인 마르셀이 살고 있었다.
문을 열자, 백발의 노인이 나타났다.
그의 눈빛은 깊었지만, 어딘가 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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