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by 안서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너무 유명한 동화이다.

어른들의 행태를 어린아이의 눈으로 표현한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저자의 순수한 정신에 새삼 감탄한다.


이 책은 우주 작은 별에 사는 어린 왕자가 지구에서 만난 비행기 조종사와 나눈 대화 형태의 이야기다. 화자 ‘나’는 비행기를 조종하던 중 엔진 고장으로 사막에 불시착한다. 수리공도 없고 부조종사도 없이 혼자 불시착했다. 그때 어린 왕자가 나타나서 양 한 마리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일 년 후(어린 왕자의 셈법) 화자가 사막에 불시착 지 8일째 되는 날 어린 왕자는 자기 별로 돌아간다. 이 책에는 아름다운 문구가 많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 어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전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때?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지?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절대 이렇게 묻지 않는다. “그 애 몇 살이지? 형제는 몇 명이야?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지? 그 애 아버지가 돈을 잘 버니?” 이런 것들만 묻는다.


어느 별이나 그렇듯 어린 왕자의 별에도 좋은 풀과 나쁜 풀이 있다. 당연히 좋은 풀의 좋은 씨와 나쁜 풀의 나쁜 씨가 있다. 그러나 씨앗은 보이지 않는다. 씨앗은 땅속에 숨어 잠을 자다가 문득 깨어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 그 씨앗은 기지개를 켜고, 머뭇거리면서 태양을 향해 아름답고 연약한 새싹을 내민다. 장미 나무의 어린싹은 마음껏 자라도록 두어도 괜찮다.


“너무 슬플 때면 해가 저무는 걸 보고 싶어.”


내가 아는 별에 얼굴이 시뻘건 어른이 살고 있어. 그는 꽃 한 송이 향기를 맡은 적도 없고, 별 하나 바라본 적도 없고, 누구 한 사람 사랑해 본 적도 없어요. 덧셈밖에는 다른 일을 한 적이 없어. 그리고 하루 종일 아저씨 같은 말만 되풀이하지.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야! 그러고는 으스대지.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야. 그건 버섯이야!


수백만 년 전부터 꽃들은 가시를 만들어왔어. 수백만 년 전부터 양은 그 꽃들을 먹어왔고. 꽃들이 아무 소용도 없는 가시를 만드느라 그렇게 고생한 이유가 중요하지 않단말이야? 양과 꽃들의 전쟁은 중요하지 않아? 그 뚱뚱하고 시뻘건 어른의 덧셈보다 더 중요하고 진지하지 않다고? 내 별이 아니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세상에 단 한 송이뿐인 꽃을 생각해 봐. 어느 날 아침 조그만 양이 멋도 모르고 단숨에 먹어버릴지 모르는 그 꽃을 내가 사랑한다는 게,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그때 난 아무것도 알지 못했어! 꽃의 말이 아니라 그 행동으로 판단해야 했는데…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 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 주었어. 거기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 어설픈 거짓말 뒤에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걸 눈치채야 했어… 꽃들은 정말 모순투성이야! 하지만 꽃을 사랑하기엔 난 너무 어렸어.


바로 그것이다. 누구에게든 분명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명령해야 하느니라. 권위는 무엇보다 이성에 근거를 둔다. 만일 왕이 백성들에게 바다에 빠져 죽으라고 명령한다면 그들은 혁명을 일으키겠지.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명령이 지당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고 있다.” 술꾼은 침울하게 대답했다.

“왜 마셔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잊으려고 마시지.” 술꾼이 대답했다.

“무얼 잊어요?” 어린 왕자는 그가 불쌍해져 캐물었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술꾼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 마시는 게 부끄럽지.” 술꾼은 말을 내뱉고는 입을 다물었다.


지구는 보통 별이 아니었다. 왕이 백 열한 명, 지리학자가 칠천 명, 사업가가 구십만 명, 주정뱅이가 칠백오십만 명, 허영투성이가 삼억 일천일백만 명, 다시 말해서 거의 이십억 명의 어른들이 살고 있다.


난 너하고 놀 수 없어. 난 아직 길들여 지지 않았거든. “길들여진다는 게 무슨 뜻이야?” “사람들은 너무나 그걸 쉽게 잊지. 그건 관계가 생긴다는 뜻이야.” “지금 내게 넌 세상에 흔한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어. 그래서 난 네가 필요 없어. 너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해 빠진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여우일 뿐이니까.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필요해져.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거구…


네가 날 길들이면 내 생활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될 거야. 네 발소리는 다른 발소리와 안전히 다르게 들리고, 난 그걸 구별할 수 있게 돼. 다른 사람의 발소리를 들으면 나는 땅속에 숨지. 그러나 네 발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네가 나를 길들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생기게 돼. 금빛 밀밭을 보면, 네가 생각날 거야.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야….


사람들은 이제 아무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가게에서 미리 다 만들어진 물건을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가게는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어.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렴!


참을성이 있어야 해!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야 해. 내가 곁눈질로 너를 봐도, 너는 말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게 될 거야…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지지. 네 시가 되면,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돼. 행복의 대가가 어떤 건지 알게 되는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다듬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의례가 필요해.”


“의례가 뭐지?”

“다들 그것도 잊고 있지.”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야. 사냥꾼들에게도 의례가 있지. 그들은 목요일엔 마을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목요일은 무척 신나는 날이지! 그래서 나도 포도밭까지 산책하러 나가. 만일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모든 날이 다 그게 그거고, 내게도 휴일이 없을 거야.”

“다시 장미들을 보러 가렴. 네 꽃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란 걸 알게 될 거야. 그리고 다시 작별 인사를 하러 와 줘.”


장미꽃들은 당황했다.

“너희는 아름다워, 그러나 너희는 비어있어. 아무도 너희를 위해 죽지는 않을 거야. 물론 내 장미도 멋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에겐 너희와 비슷하겠지. 그러나 그 꽃 하나가 너희들 전부보다 소중해. 그건 내가 물을 준 꽃이니까. 내가 바람막이를 세워준 꽃이니까.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꽃이니까. 내가 불평을 들어주고, 허풍을 들어 주고, 어떨 때는 침묵까지 들어 준 꽃이니까. 그건 내 장미란 말이야.”


내 비밀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네 장미가 그렇게 소중해진 건 네가 장미에게 바친 시간 때문이야.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엔가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아.


“사람들은 정원에 장미를 오천 송이나 가꾸고 있어, 그러면서도 거기서 자기들이 찾는 걸 얻지 못해” “눈은 장님이야 마음으로 찾아야 해.”


“꽃도 마찬가지야. 어떤 별에 있는 꽃 하나를 사랑하면 밤에 하늘만 바라봐도 아늑해지지. 어느 별에나 다 꽃이 피지.”


“사람마다 별은 다 똑같지 않아.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길잡이고. 다른 사람들에겐 작은 빛일 뿐이야. 학자들은 별을 연구 과제로 생각하겠지. 내가 만난 사업가한텐 별은 황금이야.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


“나는 꽃에 책임이 있어! 그리고 그 꽃은 너무 약해! 너무 순진해… 이 세계와 맞서 제 몸을 지킬 가시 네 개뿐이야…”


책 소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지음. 2009.(주)북큐브네트워크. 167쪽. 전자책.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nint-Exupery 1900~1944)

프랑스 비행 조종사 출신 작가.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 가난한 학생이었던 그는 해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덜어졌으나 군 복무 동안 조종사 면허를 땄고 이후 항공 회사에 들어가 아프리카 북서부와 남대서양 및 남아메리카를 통과하는 항공우편 항로를 개설하는 데 이바지했다.


1930년대에는 시험 비행사와 에어프랑스 항공사의 홍보 담당자 및 「파리 수아르」지 기자로 일했다. 비행기 사고로 불구가 되었지만, 1939년 육군 정찰기 조종사가 되었다. 2차 대전 중 프랑스가 함락되자 미국으로 탈출했다. 1943년 북아프리카 공군에 들어간 후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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