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소통』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이다. 유튜브 강연 누적 조회수 300만 뷰를 돌파했다.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몸의 근육처럼 마음 근력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강해진다. 마음 근력을 키우면, 첫째,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둘째,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성취 역량과 수행 능력이 높아진다.


마음 근력을 강화하는 것은 내가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하나가 아니다. 내면 소통이 내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 안에 ‘자아’가 여러 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 분류법은 ‘지금 여기서 특정한 경험을 하는 경험자아’와 ‘경험한 것을 일화기억으로 축적하는 기억자아’로 구분하는 것이다.

배경자아의 존재는 조용히 늘 우리의 의식 저편에 있기에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그 존재를 잊고 지낸다. 경험자아나 기억자아가 나의 본모습이라 착각하고 살아간다. 배경자아는 인식의 주체이며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를 늘 알아차리는 존재다. 배경자아는 그저 텅 비어 있고 고요하다. 평온하고 온전하다 생각, 감정, 경험, 기억, 행위 등은 모두 경험자아와 기억자아가 일으키는 일종의 소음이다. 감정도 생각도 경험도 넘어선 곳에 모든 소음이 사라진 그곳에 고요함은 떠오른다.


마음 근력 훈련의 핵심은 늘 거가 그렇게 고요함으로 존재하는 배경 자아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고요함은 무엇을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중요한 것을 해내는 것이 명상이다. 내면소통 명상은 “나는 왜 지금 이 무거운 돌을 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악착같이 이 돌을 들고 있어야겠다는 집착은 어디서 왔는가? 이 돌을 내려놓는 것이 마치 삶이 끝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인가? 이것은 기억 자아이고, “돌이 너무 무거워서 고통스럽다”라고 느끼는 것은 경험자아다. 배경자아는 이러한 집착과 고통을 조용히 알아차릴 뿐이다. 명상은 집착을 내려놓는 훈련이다.


마음근력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나’에 관한 것이다. 마음근력은 ‘내가’ 나 자신을(자기조절력), ‘내가’ 다른 사람을(대인관계력), ‘내가’ 세상일을(자기동기력) 더 잘 다루는 능력이다. 마음근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곧 나를 바꾼다는 뜻이다. 나를 바꾼다는 것은 곧 세상을 바꾼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내가 달라지면 내가 사는 삶과 환경이 달라진다. 나의 환경은 나와 세상이 만나서 형성되는 지각편린들에 의해서 구성된다. 나의 세상은 내 몸과 세상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생산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폭력이다. 폭력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가 그 사회의 민주주의의 척도다. 공정과 정의도 폭력을 기반으로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치 과정에서 모든 폭력을 몰아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인간의 폭력은 두려움과 분노 등 부정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마음근력이 약한 사람은 두려움과 분노 등 부정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려면 감정조절력과 건강한 마음근력을 지닌 구성원들이 필요하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근력을 키워야 한다.


마음근력 훈련을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편도체를 안정화시키는 훈련으로 내 몸과 내면소통에 기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는 훈련으로 내 마음과 내면소통에 기반한 것이다.

인간의 능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인지능력이고, 하나는 비인지능력이다. 흔히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에게 인지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연구 결과들이 밝혀내는 그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높은 성취를 이뤄내는 사람들은 끈기, 집념, 동기, 회복탄력성, 열정, 집중력 등 비인지능력 수준이 높다는 사실이다. 마음근력은 대표적인 비인지능력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마음 근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마음근력이 강한 사람인지 아닌지 쉽게 판별하는 방법이 있다. 자기조절력, 자기동기력, 대인관계력이 높을수록 마음근력이 강한 사람이다. 이들은 성실하고 꾸준하고 정직하며, 집중력과 끈기를 발휘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으며, 자그마한 성공에 흥분하거나 들뜨지도 않는다. 감정조절력과 충동조절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비인지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훌륭한 성품과 인성을 가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비인지능력을 ‘성취역량인성’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나 자신과의 문제, 둘째, 다른 사람들과의 문제, 셋째, 사물 혹은 사건(일)과의 문제다. 세 가지 범주는 여러 언어에서 1인칭(나), 2인칭(나와 관계 맺고 대화하는 너), 3인칭(그것들) 등의 구분으로 나타난다.


위대한 기호학자이며 철학자인 찰스 샌더스 퍼스는 일차적인 ‘나(I)’는 추상적인 세계로 신학의 영역이다. 이차적인 ‘너(Thou)’는 정신의 세계를 나타내며 심리학과 신경학의 대상이다. 삼차적인 ‘그것(It)’은 감각적인 물질의 세계를 가리키며 우주론의 궁극적인 대상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세 가지 범주의 존재를 각기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강한 마음근력을 지닌다는 것은 세 가지 범주와 각각 좋은 관계를 맺고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뜻이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기조절력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집념과 끈기를 발휘하는 능력이다. 또 자기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내가 나를 제대로 존중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곧 자기조절력이다. 하위 요소로는 감정조절력, 긍정성, 자기절제, 충동통제력, 성실성, 도덕성, 정직성, 끈기, 집념 등이 포함된다.

자기조절력은 서로 구분된 내(I)가 스스로 나 자신(me)을 돌아보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나를 조절할 수 있는 존재는 나 자신밖에 없다.


대인관계력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픔이나 느낌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대인관계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고, 타인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설득하고, 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하위 요소로는 공감능력, 관계성, 자기표현력 등이 포함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뇌는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스스로의 몸 만큼이나 중요시한다. 뇌는 관계의 단절을 몸의 부상만큼이나 생존을 위협하는 일로 받아들인다. 타인에게 거절당하거나 따돌림당할 때 몸을 다칠 때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그런 이유다.


타인과 갈등을 겪을 때, 일방적으로 차이거나 헤어질 때, 혹은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때도 우리는 몸에 상처를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낀다. 이때 배측전방대상피질과 전방섬엽 부위가 강하게 활성화된다. 사고를 당하거나, 감기몸살을 앓는 등 몸이 아플 때와 똑같은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인간관계에서의 갈등과 좌절로 인해 가슴이 찢어지고 심장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 타이레놀 등 진통제를 먹으면 이별의 고통이나 왕따로 인한 괴로움이 한층 완화된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뇌는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체적 훼손만큼이나 치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대인관계력의 핵심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정보를 잘 처리하는 능력을 일컫는 소통 능력이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 생각, 감정, 의도를 스스로 알아차려야 하며, 동시에 타인의 생각, 감정, 의도도 잘 파악해야 한다.


뇌과학에서는 역지사지 능력을 ‘마음이론’이라고 한다. 마음이론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의도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보통 만 3세 반 무렵에 생긴다. 마음이론이 형성되기 전의 어린이는 자신의 관점과 타인의 관점을 구분하지 못한다. ‘나’라는 존재는 태어나는 순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만 3세 반 이후 마음이론을 갖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자기동기력은 자신이 하는 세상일에 대해 열정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하위 요소로는 내재동기, 자율성, 유능성, 열정 등이 포함된다. 어떤 것을 디자인하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현실 세계에 구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힘이 자기동기력이다. 머릿속의 계획이나 이미지를 투사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만들어 간다.


자녀가 부모와 비슷한 유전형질의 발현을 보이면 우리는 이를 유전적 영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부모라는 ‘환경’에 의한 결과인 경우가 많다. 성취 역량이나 성격 등 행동적 측면과 관계된 것들은 더욱 그러하다. 부모는 자녀에게 유전자만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환경 자체를 만들어 준다. 부모는 자녀의 몸과 마음과 삶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환경 그 자체다. 부모는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떠한 환경인가’에 대해 늘 깊이 생각해야 한다. 나아가서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떠한 환경인가’도 아울러 고민해야 한다. 우기가 선천적이라고 믿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어진 환경과 반복된 행동에 따라서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마음근력 역시 어느 정도는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나 그보다는 환경과 습관에 의해서 훨씬 더 많이 결정된다.


후성유전학이 대표적인 연구 사례 중 하나는 ‘네덜란드의 겨울 기근’이다. 1944년 9월 나치는 외부로부터 식량 공급을 끊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주릴 수밖에 없었다. 1945년 5월 봉쇄가 풀릴 때까지 약 2만 2,000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독일군이 물러간 뒤에도 기근의 여파는 계속되었다. 어머니 뱃속에서 ‘굶주린 겨울’을 보내고 봄에 태어난 아이들은 훗날 여러 질병을 앓게 된다. 다른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과 비교해 고도비만이 19배나 높았고 대부분 당뇨병 등 심각한 대사증후군에 시달렸다. 또 이들이 30년 후 어른이 되어서 낳은 아이들조차 비만과 당뇨병을 앓는 비율이 높았다.


수개월간 굶주린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왔을 때 어머니 뱃속에서 영양부족에 시달린 아이들은 태아 때 ‘절약형 신진대사’ 시스템이 갖춰졌다. 태어난 후 영양공급을 충분히 받았지만, 당과 염분을 계속 체내에 축적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비만과 당뇨병을 얻게 된다. 네덜란드 겨울 기근의 문제는 세대를 넘어서 계속되었다. 비만과 당뇨병 대사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임신했다. 그때도 이들의 몸은 여전히 절약형 신진대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체적 특성이 세대를 넘어 할머니로부터 손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신경가소성이라 불리는 신경세포 간의 연결망 변화는 기능적 연결성뿐 아니라 구조적 연결성의 변화를 통해 행동 방식, 감정조절, 성취 역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경 가소성 덕분에 체계적이고도 반복적인 훈련은 수 주 혹은 수개월 내에 뇌의 특정한 신경망을 약화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가소성은 인간이 뇌가 말랑말랑한 찰흙이나 플라스틱처럼 변형 가능하다는 뜻이다. 뇌의 각 부위의 기능이나 작동 방식은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을 주면 바뀌게 된다. 새로운 자극이 뇌에 반복해서 들어오면 그러한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신경세포 간의 연결구조에 생물학적 변화가 생긴다. 이것이 ‘습관’의 본질이며 훈련의 효과다.


마음근력 훈련은 뇌의 연결망을 바꾸는 것이다. 뇌의 기능적 연결성과 구조적 연결성을 바꾼다는 뜻이다. 기능적 연결성은 뇌가 특정한 자극에 반응하거나 어떠한 일을 해낼 때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들이 상호작용하는 일정한 패턴을 말한다. 특정 과제에 대해 훈련하면 그 일을 해내는 데 관여하는 신경세포 간의 연결망이 더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구조적 연결성은 이런 기능적 연결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특별한 자극을 받거나 일을 하지 않아도 그러한 연결성이 강화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근력을 키우려면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뇌의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분노와 불안감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해서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자기참조과정 훈련을 하거나 자신과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를 처리함으로써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잠들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잠들기 전에 내일 일을 걱정하거나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복수심에 불타는 등 편도체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잠드는 것을 반복하면 부정적 정서의 신경망이 점점 더 강화된다. 그 결과 불안증,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무기력해지거나,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상태의 뇌가 될 수 있다.


우리 뇌는 다양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데 이를 수동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다양한 정보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편집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청각의 반응속도는 0.28초가량인 데 반해 시각의 반응속도는 0.33초다. 번쩍이는 빛으로 달리기 선수에게 신호를 주었을 때 반응속도는 190밀리세컨드지만, 총소리로 출발 신호를 주었을 때 반응속도는 160밀리세컨드였다. 이 차이는 청각정보가 의식이 존재하는 대뇌피질에 도착하는 데는 8~10밀리세컨드가 걸리는데 시각 정보가 대뇌피질에 도착하는 데는 20~40밀리세컨드가 걸린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은 이런 ‘시간 차이’를 없애버린다. 뇌는 수동적으로 지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편집한다. 시차를 두고 전달되는 청각 정보와 시각 정보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낸다.

대화에서의 ‘듣기’도 마찬가지다. 뇌에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해석하는 시스템과 내가 들으리라 생각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예측하는 시스템이 동시에 존재한다. 예측하는 내적인 모델링에 기반한 정보량이 훨씬 더 많다. 그러한 내적인 예측 모델에서 벗어나는 것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사실 우리는 내가 생산하는 나의 말을 훨씬 더 많이 듣는 셈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도 뇌는 순간순간 자신이 들으리라 생각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예측한다. 그러다가 그 예측이 틀렸을 때 더 주의를 기울인다. 그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예측과 다른 정보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뇌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눈, 귀, 피부 등 다양한 감각기관이 우리 뇌에 전달하는 감각정보는 매우 이질적이다. 뇌는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다양한 감각정보들을 통합해 지각편린을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에 펼쳐진 사건과 사물들을 구성하며, 더 나아가 ‘내가 지금 몸담은 환경’이라는 하나의 의미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낸다. ‘의미 있는’의 뜻은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생존하기에 적절하다’라는 것이다.


인간만큼 미성숙한 뇌를 지닌 채 태어나는 포유동물은 없다. 인간의 뇌는 전체 신경망의 6분의 5가 출생 이후에 형성된다. 감정조절, 주의집중, 행동조절 등 전전두피질 중심 기반의 능력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태어나서 한두 해 동안에는 절대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누군가가 24시간 세심하게 보살펴 주어야 생존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양육자의 엄청난 보살핌과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살아남은 것이다. 우리가 늘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각자 잘나서 자기 앞가림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사랑을 받은 덕분에 살아남았고 지금 이렇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문제가 있을 때 두 사람이 만나 ‘사이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써도 해결이 잘 안되는 이유는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각자의 내면 소통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근본 원인은 각자의 내면 소통에 있다. 그것을 바꿀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부정적 내면 소통 습관이 인간관계 갈등의 근본 원인이다.


내 생각은 내 마음대로 불러일으켰다 가라앉혔다 할 수 없다. 어떤 생각을 의도에 따라 떠올리거나 혹은 사라지게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생각은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다. 앞으로 5분 뒤에 무슨 생각을 하겠다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내가 5분 뒤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내 생각은 나의 것이 아니다. 내 감정 역시 나의 것의 아니다. 내가 만들어 낸 것도 아니고, 내가 계획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의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으니 우리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이 곧 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서 ‘그것이 바로 나’라는 착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이 생각이나 감정은 나의 심장이나 내장의 움직임과 같다. 내가 의도한 것도 계획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내 심장박동은 나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지속적인 사건이지 내가 계획하거나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내 몸에서 벌어지는 일인데도 ‘나의 일’이 아니다. 내면 소통 훈련이 핵심은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하나의 사건으로 알아차리고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가 보는 내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타인의 개념이 곧 자아 개념을 결정한다. 내 삶이 나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방어적이고 폐쇄적이며 두려움을 가득 찬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과 나는 결국 하나의 조화로운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은 평화롭고 행복하며 건강한 자아를 만들어 간다. 타인과의 관계는 나의 내면소통에 투영된다.


존중에는 경외심이 담겨 있다. 무언가 나를 넘어서는 어떤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보다 더 큰 어떤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경외심이다. 눈에 보이는 외양을 넘어서는 더 큰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는 마음가짐이 존중심이다.


내 안에서 나보다 더 크고 위대한 어떤 존재를 깊이 느끼고 알아차리는 것이 자기존중의 마음이다. 나를 존중해야 타인을 존중할 수 있고, 나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으며, 나를 용서해야 타인을 용서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잘 보살피는 사람이 타인을 배려할 수 있다.


편도체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간접적인 방법뿐이다. 우리는 의도를 갖고 직접 편도체를 가라앉힐 수는 없으나, 의도적으로 턱이나 어깨 근육의 긴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호흡을 통해 간접적으로 심박수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으면서 동시에 의식적인 개입이 가능한 기능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호흡’이다. 호흡은 심장박동이나 장운동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잠을 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저절로 일어나는 자율신경 기능이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숨을 잠시 멈출 수도 있고 크게 내쉬거나 들이쉴 수도 있다.

우리 몸의 기능 중에서 완벽하게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으면서 동시에 의도적으로 통제가 가능한 기능은 호흡밖에 없다. 호흡은 우리가 스스로 자율신경계에 관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호흡은 우리의 마음 저 깊은 곳, 저 무의식의 심연으로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명상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앉아서 하는 명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워서 하거나 서서 하는 명상도 있다. 걷기 명상, 달리기 명상, 수영 명상도 있다. 태극권이나 기공 혹은 쿤달리니 요가나 수피 댄스처럼 움직이며 하는 명상도 있다. 운동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듯이 명상 역시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


모든 명상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허리를 곧게 펴고 경추 1번 위에 머리를 잘 올려놓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똑바로 앉거나 서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몸에서 두개골과 직접 연결되는 유일한 부위인 경추 1번은 무거운 머리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낸다. 그래서 경추 1번을 ‘아틀라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추 1번과 두개골이 직접 맞닿아 있는 부위는 대단히 좁다. 머리는 경추 1번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두개골과 목, 어깨 등 몸통을 연결하는 많은 근육은 늘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모든 명상의 기본자세인 ‘똑바로 앉아서 어깨를 내려뜨리고, 머리, 얼굴, 목 어깨의 긴장을 이완시키면서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기’는 편도체를 안정화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내부감각에 대한 자각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내 몸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를 더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되는 것, 내 몸과 내면소통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에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다섯 가지 감각을 받아들이는 별도의 감각기관이 있다. 이들은 모두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외부감각 기관이다.


우렁쉥이류의 대표적인 것이 멍게다. 멍게는 동물임에도 마치 식물처럼 평생 바위에 붙어서 살아간다. 따라서 뇌가 없다. 멍게는 동물이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시절에는 올챙이처럼 자유롭게 헤엄치며 다닌다. 올챙이 시절의 멍게는 주변의 환경을 인지하는 감각신경도 있고, 빛을 감지하는 신경계도 있으며, .원시적인 척추도 있고 당연히 뇌도 있다. 움직이기 때문이다. 성장한 후에 적당한 바위를 찾은 멍게는 자기 머리를 바위에 파묻고 고착한다. 그리고 평생 같은 자리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움직일 필요가 없고 뇌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바위에 고착된 멍게는 곧 자기 뇌와 척수를 소화해서 흡수해 버린다. 스스로 자기 뇌를 먹어버리는 것이다. 뇌와 신경계가 바로 ‘움직임’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어떤 것이든 심정적으로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이는 수용의 태도를 지니면, 실패나 역경도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든, 나에게 어떠한 삶의 조건이 펼쳐지든 늘 만족할 수 있게 된다.


수용의 태도를 지닌 사람은 진흙탕에서 얼른 발을 빼서 간단히 조치한 다음에 가던 길을 계속 간다. 기분이 더 좋아질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화가 나거나 불행해지지도 않는다. 진흙탕에 빠진 사건이 나의 삶을 그냥 통과해서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사람의 뇌가 이렇게 중요하고 사람은 뇌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명상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면 정신도 몸도 건강해진다. 실천이 문제다. 좋은 책이다.


책 소개

『내면 소통』 김주환 지음. 2023.02.27. (주)인플루엔셜. 766쪽. 33,000원.

김주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같은 대학원 졸업.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 취득. 미국 보스턴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저서, 『회복탄력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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