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교육자로서 변화하는 세상에서 한문을 가르치며

by 우산

사범대를 들어가기는 했지만 나는 한문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한 곳이 모교라는 이야기를 듣고 교사의 꿈보다는 전공 공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대학을 다니며 현실참여에 대해 적극적인 친구들을 보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나서지 못하는 입장에서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당당하게 어떻게 살아가라고 말할 자신이 서지 않았다. 그리고 전공 공부가 좋아서 대학원에 진학했다.

결혼 후에도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했지만 직장을 옮겨 다니는 남편을 따라 지방도시로 이사를 다니고 며느리와 엄마로서의 삶이 입시공부보다 더 바쁘고 힘들었다.

태아를 임신한 채로 난소 제거 수술을 하고 태어난 큰딸은 남들보다 유난히 위장이 약하여 학교 급식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세심하게 돌보지 않으면 물도 토하였기에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였다.

그 사이 둘째를 낳고 기르며 잠깐씩 일을 하기는 하였지만 나의 본업은 주부이고 엄마였다.

무엇보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배움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 사는 삶이 좋았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에서 이 아이들이 어떤 가치를 갖고 어떤 자세로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 하는지는 확신이 없었다.

물론 그런 것들을 내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산이었다. 그것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걸 다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부모의 불행이자 아이의 불행이 되기도 한다.

방향 제시를 나는 신앙으로 선택하고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하나님께 맡겼다.

주일학교에 다니며 어린이 성가대 활동을 하며 자매는 같은 노래를 부르고 공감하며 행복하게 자랐다.

아이들이 성장하자 교사 자격증이 있는데 3년만 교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근무도 잠깐씩 몇 개월뿐이며 중년이 된 내가 기간제 교사로서 일할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디라도 주어지면 하겠다는 생각이 있으니 한 학기 근무할 일자리가 생겼다.

집에서 먼 곳이라 처음 운전 연수를 시작하여 출근했다. 그렇게 올해가 년이 되었다.

교사로서 3년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 새 10년 , 내가 필요한 자리라는 사명감과 감사의 마음으로 임하였다. 받고 근무를 시작하였다.

학교를 옮겨 다니며 끝없이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새로 해야 하는 업무도 생기지만 중요한 것은 교사의 교육철학과 태도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교단에 섰다.

한 순간의 태도나 가르침이 학생에게 올바른 길과, 어둠의 길 안내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커닝한 것을 당당하게 말하는 학생을 신고했다가 담임교사로부터 핀잔만 듣던 친구로부터 교사가 된 후에도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말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국어 어휘의 70%가 넘는 한자와 문장을 가르치는, 우리 전통문학에 담긴 교훈과 지혜를 원문으로 가르치는 한문교사를 아이들이나 사회에서는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는 한문을 아직도 학교에서 가르쳐요 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학생들도 선생님 한문이 좋아서 한문 선생님 되었나요 하고 묻기도 한다.

물론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보다 한문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나 스스로도 묻는다. 내가 한문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지? 꼭 해야 해?

학생들의 입장이 되어 여러 번 묻는다.

나의 결론은 예스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뉴스에 상상도 못 한 반인륜적 범죄가 보도되는 것을 보며, 사람의 마음이 비어가며 물질적인 풍요가 커질수록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기에.

학교 교육에서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과목 중 영향력이 큰 것이 한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한다.

입시는 한순간으로 지나가지만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평생 사용하는 바른 언어와 바른 마음을 채워갈 수 있는 것이 한문이야.

아이들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입시과목을 학원에서 공부하며 숙제하다 보면 한문을 학교 밖에서 공부하기 어렵고 붓글씨로 길고 짧게, 가늘고 힘 있게 내려간 획을 서예 붓으로 쓰며 익힐 시간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고민이 다가온다.

어려서부터 난 긴 문장이나 용어를 외울 때 리듬을 넣고 가락을 넣어 외웠다.

한문 문장을 읽을 때도 약간의 리듬을 넣어 읽었더니 학생 중 힙합을 잘하는 학생이 '움 치치' 하고 일어나서 비트를 넣은 적이 있다.

자두의 김밥이란 노래를 개사하여 한자성어의 음과 뜻을 넣어 함께 불렀다.

몇 년 전 학생들에게 동요에 한문을 넣어 개사하기를 과제를 냈더니 재미있는 작품이 나왔다.

지난 학기 자유학기 수업으로 한자성어 내용을 만화 동영상으로 만들기를 하였다.

또 하나는 동아리 수업으로 힙합으로 개사하기를 시작했다. 힙합에 들어간 욕을 건전하게 바꾸길 바랬다. 먼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기를 하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음악성이 있는 곡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힙합을 한문 내용으로 개사하고 노래를 부르고 애니메이션이나 직접 촬영을 하여 뮤비 만들기를 하였다.

한문을 내가 읽고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초 자료를 주고 자신들이 공부하는 내용을 가사로 만들고 뮤비로 만들며 스스로 익히기를 바란 것이다.

창의성, 협력성, 예술성, 자기 주도 능력이 모두 향상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칸막이가 된 교실에서 개사나 곡목 선택을 위해 협의하기가 어려워 휴대전화를 갖고 톡으로 이야기하였다.

협의 과정에서 옆 교실 수업에 방해가 될까 하는 것도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모둠별로 흩어져 촬영을 하는 것도 여러 위험이 걱정되었지만 모둠장에게 당부를 하고 촬영지를 내가 두루 돌아다녔다.

편집 시간까지 충분히 주지는 못하여 동영상을 모두 점수화하지는 못하고 수업 포트폴리오 점수의 일부로 주었다.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이 한문 시간에 왜 이런 것을 하느라 힘들어야 하느냐고 불평을 하기도 하였으나 결과물은 성공적이었다.

애니메에션 뮤비를 기대했는데 애니와 학생들 직접 등장도 많았고, 멋진 힙합 작품이 나왔으나 비공개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다 공개하지는 못한다.

학생 작품에 내가 자막 작업을 첨가하여 멋진 학습 동영상이 되니 모두가 공유하며 행복해한다.

더구나 1학기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친구 간의 교류가 적던 상황에서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영상에 담기니 뿌듯한 마음이 차오른다.

잠재된 학생들의 능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수업을 하다 보니 음악이나 미술, 정보 수업과 융합수업을 한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 편집에 사용할 공간이나 컴퓨터가 제공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예술중학교나 고등학교에는 촬영이나 녹음을 위한 공간도 있을 것 같다.

변하하는 시대에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담으며 학습하고 현대적 감각에 맞는 수업이라고 스스로 자찬하고 싶다.

수학을 전공하신 교장선생님께서 학창 시절에 선생님을 만났으면 전공을 바꾸었을지도 모르겠네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해 주신다.

교사는 이제 모든 걸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니고 길잡이이다. 아니 학생이 길을 찾아가도록 열린 길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동차 운전을 하다 보면 요즘은 막힌 길은 거의 없다 어떤 길을 선택해서 목적지를 가는 과정을 즐기는 게 삶이다.

평범한 2021년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행복하게 지나가고 있다. 문제는 음악 저작권인데, 다음에는 작곡까지 하는 수업을 해보려고 한다.

사람이 보고 듣는 것이 그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이 건전하게 개사하여 부른 한문 영상이 건전한 공익광고처럼 건전한 사회분위기와 학생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추억과 행복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己所不欲을 勿施於人하라.[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 <대학> '를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말한다.

선생님이 한문이 좋고 배우는 것이 의미있어서 너희들에게 가르치는 거야. 영상만들기 힘들지?

그래서 나도 만들었어. 하고 교과 내용을 담은 PPT에 학생들에게 배운 노래 '낙하'를 개사해서 나도 뮤비를 만들어 보여주었더니 아이들의 엄지 손이 올라간다.

학생 작품을 허락을 받아 유튜브에 올렸다. 노래에 담긴 학생들의 마음과 순수한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순화되는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킹(전화), 에구, 이럴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