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탄생

파란 치마를 입은 시어머니

by 우산

친한 친구가 시어머니가 되었다.

신랑신부는 평균 혼인 연령을 생각하면 좀 빠른 나이의 결혼이고 친구도 빠르게 시어머니가 된 것이다.

하지만 신랑 신부가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예쁘게 만나오고 결혼하고 싶을 만큼 사랑해 왔다면 결혼하기에 충분하고 참 복 받은 젊은이들이라고 할만하다.

내 자식은 아나지만 기특하고 예쁘고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식장으로 달려갔다.

덕분에 반가운 친구 들과 만나니 엄동설한에 마음이 훈훈하다.

남들보다 체격이 작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친구는 신랑엄마로서 올린 머리를 하고 흰 저고리에 파란 치마의 한복을 입었다.

한복치마 디자인이 한쪽으로 주름잡아 올린 듯 볼록하게 예쁜 주름이 잡히고 아래쪽은 오므라들고 치마폭은 넓지 않아 우아했다. 밝으면서도 차분한 파란 치마가 흰 저고리와 대비되어 파란색이 푸르게 돋보였다.

결혼식의 꽃은 신부이지만 나에게는 시어머니가 친구이기에 평소와 다른 한복차림의 신랑어머니의 모습이 감동이었다.

물론 신랑신부도 풋풋하고 곱고 예뻤다.

그리고 인간관계는 알 수 없지만 평소 겸손하고 밝고 따뜻한 시어머니를 만나는 신부가 복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신랑엄마의 친구이기 때문일까.


흔히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좋다도 하고 친정 엄마와 딸은 잘 다툰다는 말도 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 며느리도 시어머니를 친정엄마 같이 여긴다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서로에게 좋기만 할지는 알 수 없다.


모녀, 친구, 고부 등의 관계에서 그 관계가 일방적이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며 적절한 거리가 있을 때 좋은 관계가 된다고 생각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이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

친정어머니와 딸이 자주 싸우게 되는 경우가 바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거리 없는 동일시 때문일 거다.

가깝기에 서로에 대한 의존도도 높고 내 마음과 같겠지 하고 일방적인 결정과 기대가 있을 수도 있다.

딸같이 여기는 며느리, 친정어머니 같이 여기는 시어머니의 경우에도 그 좋은 관계가 오래 유지되려면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친구의 며느리가 좋은 시부모님을 만났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친구가 입은 파란 치마처럼 친구는 마음이 따뜻하지만 이성적인 편이고 자녀에게 자기 생각을 주장하며 끌고 가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에게만 오롯이 집중하며 간섭하고 기대하는 성격도 아니다.

지금도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관심분야를 탐구한다. 안정된 직장도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훌륭한 시어머니의 탄생이 아닌가 싶다.

아들이 사랑으로 선택한 며느리를 예쁘게 보고 서로 사랑하는 신랑신부를 아름답게 바라볼 뿐이다.

물론 자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따뜻하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돕기도 할 것이다.


신랑 어머니의 복장을 한 단아하고 예쁜 시어머니의 모습 그대로 심성도 착한 시어머니가 될 것이다.


결혼은 신랑신부가 한 가정을 이루게 되지만 내 자식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두 집 안의 자녀를 함께 사랑해 줄 친정부모님과 시부모님이라는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 생각보다 많이 신랑신부의 행복이 새로 생긴 가족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간섭하는 새 가족은 신랑신부의 행복을 50% 이상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새로 탄생한 시어머니가 된 친구는 신랑신부의 삶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응원하는 시어머니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자식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쓸쓸해하지 않고 또 아름다운 자기 삶으로 채워갈 것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작은 체구의 큰 마음을 가진 내 친구, 시어머니의 삶에 새로운 행복이 있길 바란다.

또한 앞으로 탄생하는 신혼부부와 새 가족들이 서로 적당한 거리에서 사랑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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