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아침,
전신거울 앞에 서서 원피스를 입기 위해
등 뒤로 늘어선 지퍼를 혼자서 올려본다
한참을 그렇게 옷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내 손이 닿는 곳까지 올려보지만
쉽게 해결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날에는 제대로 얼굴 한 번 보여주지 않는
뒷모습이 야속하기만 하다
늘 가까이에 있어서 가끔은 잊어버리기도 하다가
문득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뒷모습
나에게도 뒷모습이 있었다는 것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찾는다
내 뒷모습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앞모습만을 보며 살아온 시간
아름답다는 미의 기준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흘러가는 시대
나에게 있어 닿지 못할 곳에 있으면서
함께이기를 바라는 그것은 동유럽의 어느 반도에 있는지도
오늘도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 속 양치기 소년이 되어
여행길에 오른다
항상 함께여야 할 운명으로 태어나
영원히 닿지 못할 그곳으로 가기 위한 긴 여정
어쩌면, 그것은 나의 뒷모습조차 보지 못하는 바다 한가운데
한 숟가락으로 퍼담은 바닷물인지도 모른다
행복하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일
나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