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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정 Sep 04. 2022

‘인성’을 독학으로 배우지 말자

누군가 나에게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인성’이라고 답할 것이다.     


내가 교사가 되고 나서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인성 교육’이다. 인성은 타고날 때 지니고 태어나는 것이 아닌 배우고 익혀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가끔 인성을 독학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서 배웠는지도 모를 인성으로

타인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이 준 상처와 아픔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받은 상처만 생각하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독학을 찾아보면 ‘스승이 없이, 또는 학교에 다니지 아니하고 혼자서 공부함’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스승이 없이도,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혼자서 훌륭하게 배워나가는 사람은 위대하다. 그리고 그들의 ‘위대함’에는 한결같이 습관처럼 바른 인성이 있다.     


‘바르다’는 것이 무엇일까?

공부를 잘하는 것.

좋은 대학 나오는 것.

좋은 직장을 얻는 것.

부자가 되는 것.

큰 집에 좋은 차를 가지는 것.     


가난하고 돈이 없으며, 대학에 가지 않는다고 ‘바르지 않는 것’일까?      


나는 ‘바르다’는 것은

적어도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인생은 누구나가 ‘주인공’이 되는 멋진 영화 한 편과도 같다.

어떤 이의 삶이든지 자신만의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영화에서조차 주인공이 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을 함부로 대하고

타인을 험담하고

타인을 괴롭히며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며 즐긴다.     


그런 사람에게는 어쩌면 스승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

혼자서 독학으로 ‘인성’을 배운 것이다.     


인성만큼은 독학으로 배우면 안 된다.

적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 주어야 한다.     


요즘 들어 뉴스에서

심히 불쾌하고도 거북한 사건들을 자주 접한다.     


그럴 때면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논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현장과 이론은 다름에도

그런 글들을 논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이론가이다.     


현장은 생생한 정글처럼 현실이 된다.

현직의 교사들 중에는 ‘인성 교육’을 가르치고 싶어도

요즘은 학생 인권이 강화되기도 했지만

나날이 늘어가는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하는 교사들 대부분이 아동학대라는 불명예로 상처를 받고

교단에서 작아지는 경우가 있다.     


나 또한, 그 1인에 해당한다.  

 

‘인성 교육’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고 싶어도 교과수업, 담임 업무, 상담업무에 개인에게 할당된 업무로 화장실도 가지 못할 만큼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입시 위주의 수업을 하다 보면 인성 교육에 대해 논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담임이 되면 조회 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종례 시간 등을 활용해서 최대한 많이 ‘인성 교육’에 할애하기 위해 노력한다.    

 

작은 개미가 꾸준히 일하는 것처럼

하루에 많은 시간을 ‘인성 교육 강조’를 외친다.     


무거운 책임감은 나를 단단하게 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튼튼하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나는 걸어간다.     


그 길이 아무리 외롭고 쓸쓸한 길이더라도     

언젠가는 피어날 꽃 한 송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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