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질문을 훔쳤을까?

by 이안정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지만

죽음은 정의를 삼켰고


진실한 사회를 그리지만

죽음은 진실을 가렸다


누가 진실을 훔쳤을까?


공허한 외침 속에서 자라난 침묵은

저마다의 이유를 품고 뿌리를 내린다


흔들리는 나무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쏟아버리고


갈 곳 잃은 거짓들은

사방을 헤매다 지쳐 쓰러진다


달빛을 훔친 연못은

제 것인 듯 빛을 폼 내고


연못의 물을 퍼가는 아낙은

제 것인 듯 빛을 등에 지고 돌아간다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은 누구의 것이었던가?

목놓아 외치던 질문의 주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색이 없는 것을 그리는 흰색은 색이 없는 것이 맞는가?

많은 해답을 찾기 위해 떠난 질문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끝없이 품은 의문이 만들어 내는 삶

그것이 그대를 살아가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