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삶이 변화될 수만 있다면,

by 껌딱지

학부시절 토착민들의 삶, 소외열대질환 등을 접하면서 소외되고 빈곤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자연스레 '국제기구에서 일하기'와 '아프리카 국가에 가기'가 나의 목표가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엔 산하기구에서 거리모금활동가로 일을 하면서 폭염일 때나 한파일 때나 길거리에서 어려움에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지금은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다시는 못할 것 같은 일인데 당시엔 매우 즐거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장에 대한 갈망이 커지던 그때, 봉사단원으로 카메룬에 가게 되었다.


카메룬으로 가기 전,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했는데 엄마는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며 별말씀 없이 동의서에 서명을 해주셨다.


이후 카메룬 파견을 준비하며 드디어 아프리카 땅을 밟는구나, 내가 직접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있던 당시 나이는 만 27살이었다.


파견을 나가기 전에 전재산이었지만 얼마 없던 적금을 깨면서도 마냥 행복했던 그때는 미래를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도, 제대로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못했던 말 그대로 세상 물정 모르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자였던 것 같다.


그래도 돌이켜보니 나의 20대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변화시켜주고 싶은 열정 가득했던, 그래서 너무나도 반짝반짝 빛나던 시절이었다.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어느새 결혼도 하고 현재의 삶이 행복해서인지 열정도 꿈도 희미해져 때론 열정과 꿈으로 가득하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아직 마음 한편에 작은 불꽃으로 남아있는 누군가를 향한 관심이 살아있는 한 곧 또 다른, 나의 열정을 일으킬만한 무언가가 또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