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살이 4]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
어느 봄날 끄적인 시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
어느새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다
철따라 피는 꽃들에게 눈길 한번 안주던 나에게도
그 시간이 왔나보다.
내 어미가 지천에 핀 꽃들에 탄성을 지를 때
무심히 바라보던 내가 어느새 내 아들에게 꽃보라며 손짓한다
자연스러움의 속뜻을 아는 나이가 되니
어김없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고귀한 생명의 반복이
그리 감사하고, 위로가 되더라.
생명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앙상한 가지에
어느새 물이 차오르며 시작되는 연두빛 향연,
분명 잊고있었는데, 1년 후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난 작은 허브들,
뽑아 버리려 그리 애써도 잔디 사이사이 끈질기게
자기 생명력을 늘려가는 작은 잡초들까지
나에게 말을 건네는 요즘,
그렇게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가 있나보다.
지금 나에게 그 시간이 왔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