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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카제 Jul 15. 2022

[주택살이 4]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

어느 봄날 끄적인 시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


어느새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다


철따라 피는 꽃들에게 눈길 한번 안주던 나에게도

그 시간이 왔나보다.


내 어미가 지천에 핀 꽃들에 탄성을 지를 때

무심히 바라보던 내가 어느새 내 아들에게 꽃보라며 손짓한다

자연스러움의 속뜻을 아는 나이가 되니

어김없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고귀한 생명의 반복이

그리 감사하고, 위로가 되더라.


생명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앙상한 가지에

어느새 물이 차오르며 시작되는 연두빛 향연,

분명 잊고있었는데, 1년 후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난 작은 허브들,

뽑아 버리려 그리 애써도 잔디 사이사이 끈질기게

자기 생명력을 늘려가는 작은 잡초들까지

나에게 말을 건네는 요즘,


그렇게 자연이 위로가 되는 나이가 있나보다.

지금 나에게 그 시간이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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