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길

소몰이하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by 하루카제

새벽녘 시린 손, 차가운 뺨, 지친 몸을 이끌고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과 오랜만에 함께했다.


나 홀로 차 타고 다니면서는 못 느낀 위로.

다들 꾸역꾸역 이렇게 살아내고 있구나. 갑자기 짠한 동지애가 생긴다.

그 위로로 오늘도 잘 버텨보려다 갑자기 애써 미뤄둔 무용한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이리 꾸역꾸역 살아야 하는지, 중요한 문제는 미뤄둔 채 사소한 문제로 뜨거운 논쟁과 날이 선 경쟁을 해대는 이런 방식으로 언제까지 살아가야 하는지.


난 이미 길 위에 있다. 그럴듯한 큰길 위에,.. 그 길의 끝이 얼마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터덜터덜 샛길로 빠질 용기는 없다. 먼지바람 불고 신호도 없고, 제한 속도도 없어 내 속도로 갈 수 있지만 목적지에 익숙하고 일정 속도 이상으로 길들여진 나는 힘들 수도 있을 듯하다.


책 속에 뽀얗게 적힌 인간다운 삶을 동경하지만 그 가보지 않은 길 위의 낭만만큼이나, 허기짐과 절제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소몰이하듯 날 몰아대는 삶, 끌어야 하는 유모차가 있는 삶은 언제까지 날 어디까지 끌고 갈까?


하지만 난 그것만은 알고 있다.

나는 차가운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을 밟으며 풀내음 맡고 바람을 맞을 때 행복해지고, 도로 위 경쟁하듯 달리는 것은 절대 나의 속도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더불어 만들고 나누며 함께 웃고 즐기는 삶을 좋아하고 넉넉한 편안함을 원한다.

언젠가 나의 아스팔트 위 길들여짐보다 낯선 샛길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익어진 때에 차분한 결정으로 새로운 걸음을 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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