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존 클라센

작은 물고기의 귀여운 자기 합리화

by 라니코


그림책은

글보다 그림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작품이 있다.

바로 존 클라센의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시공주니어, 2012]이다.

짧은 글과 단순한 그림만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그 안에는 긴장감과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림책이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읽는 방식 자체가 다른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필사————————————


“모자를 훔치는 건 나쁘다는 건 알아.

이게 내 것이 아니란 것도 알아.

하지만 그냥 내가 가질래.

어쨌든 커다란 물고기한텐 너무 작았어.

나한테는 요렇게 딱 맞는 데 말이야!”


———————————-나의 생각———————————


짧은 대사 속에서

작은 물고기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순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잘못은 알지만,

‘나한테 맞으니까 괜찮다’는 논리를 세운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요즘 부모들의 태도가 잠깐 스쳤다.

내 아이가 하면 귀엽고 괜찮아 보이지만,

남의 아이가 하면 못마땅한 일들.

하지만 곧 생각은 더 넓게 번졌다.

꼭 육아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우리 모두, 살면서

비슷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남이 하면 잘못, 내가 하면 괜찮음.

작은 물고기의 모습은 그 단순한 심리를 귀엽게 비춘다.


재미있는 건,

이 모습이 전혀 미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은 물고기라는 캐릭터 덕분이다.

도덕적 문제를 가볍게 던지면서도,

읽는 이를 웃게 만들고 곱씹게 만드는 힘.

그게 바로 존 클라센 그림책의 매력이다.


———————————-마무리———————————-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는

짧고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작은 물고기의 한마디가 던지는 질문은 도덕을 넘어,

우리의 일상적인 태도와도 이어져 있다.


당신은

작은 물고기와 닮은 순간이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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