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 클레이 키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by 라니코


책과 멀어진 시간이 길었다.

올해 시작한 독서모임,

내가 책을 추천할 차례가 되어

표지가 예쁘고 두께가 얇다는 이유로

[맡겨진 소녀 - 클레이 키건 / 다산책방 2023]을 골랐다.


큰 기대 없이 펼친 책을 한 시간 만에 끝까지 읽었다.

지루했다면 덮었을 텐데

참, 가독성이 좋았다.


짧지만 강했고, 조용하지만 깊었다.


————————————- 필사 ———————————-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 나의 생각 ——————————


작가의 문장은 간결하다.

묘사는 시적이고

비워둔 자리는 독자가 채운다.


등장인물도 말이 없다.

소녀도, 킨셀라 부부도.

그래서 어울린다.

말없이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들.


소녀는 맡겨졌지만

따뜻한 여름을 보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전해졌던 시간.

그 여름이 소녀를 단단하게 만든다.


———————————— 마무리 ——————————-


나는 마음을 말로 꺼내야 정리되는 사람이다.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쌓여서 답답해진다.


그래서 이 문장을 필사했다.

이해하고 싶어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어서.


살면서 다 말할 필요는 없다는 걸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말을 아껴보자, 다짐도 해보지만

그게 생각만큼 잘 되진 않는다.


‘당신도 말을 아끼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존 클라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