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업에 몸 담은 지 어느새 19년
어느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 온 것에는 나름의 인생과 철학이 담겨있다. 그 예로 한 장소에서 특유의 맛을 지켜 가는 지역 맛집을 이야기할 수 있다. 아는 맛이지만 분명 그 맛에는 그 집 만의 특별함이 숨어 있다. 어쩌면 그 익숙한 맛과 알 수 없는 신비로움에 이끌려 사람들은 그 집을 찾는지도 모른다. 교육사업도 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특히 토론논술학원의 경우 선생님의 교육 철학과 역량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된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에 대한 기대효과, 부모가 바라는 교육 철학을 지닌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면 그곳이 바로 교육 맛집이 된다. 토론논술교육 맛집을 위해 오늘 이 시간도 잰걸음으로 학부모들의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아이들과 만나고 학습하고 있다. 교육 사업을 시작한 지 어느새 19년이 되었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용기와 열정,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기다림이 함께 지나 온 길 일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참 좋다.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좋고, 요일마다 각각의 재능과 개성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신나고, 나의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는 아이들이 있어 고맙다. 그동안 현장에서 만나온 아이들의 생생한 실제 이야기들을 나눠보려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 미래를 함께 할 우리 아이들에게 와닿는 교육 방법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하나. 생활습관 만들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생활습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인 유명 인사, 최고 자리에 오른 운동선수에게 성공과 함께 지나 온 길을 이야기하다 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생활습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루틴으로 많은 사람들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루틴이 없이 그 과정과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일 것이고 바늘과 실 같은 존재이다. 꿈과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계획과 실천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을 실행에 옮겨 보면서 나에게 맞는 학습의 효과를 내는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 학교에서의 생활, 방과 후의 활동을 놓고 그중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나에게 도움이 되며 필요한 활동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대학교 3학년인 지은이는 새벽 6시 기상, 라디오 뉴스 듣기, 아침 책 읽기 15분을 초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꾸준하게 해 왔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신문을 구독했다. 어느 날 신문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읽지 않으면 오늘 하루 우리나라 뉴스뿐만 아니라 지구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모든 시작은 매우 작고 미약하나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는 큰 가치를 가져온다. 아나운서가 꿈인 지은이는 그 꿈을 향해 또 다른 루틴을 설정하여 달려가고 있다.
이처럼 생활습관은 어렸을 때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유혹과 귀찮음을 알기 전에 형성해야 꾸준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너는 할 수 있어’라는 격려의 말 한마디는 아이를 좋은 습관으로 이끌어주는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둘. 관심 가지기
많은 학생들이 진로, 학원 등을 결정할 때 본인이 원해서 하는 활동보다 부모님의 권유에 의해서, 또는 그 나이 또래가 되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라는 이유로 영문도 모른 채 떠밀려 결정하게 된다. 아이 스스로 원해서 하고 싶은 학습이 되도록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접 선택을 할 수 있게 충분한 대화와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관심 가지는 분야에 대해 인터넷 검색, 책, 여행, 교육 캠프 등 부모가 함께 알아보는 과정을 겪어보자.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라도 좋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어떤 활동으로 좋아하는 관심사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는지 등을 선택하고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아이를 독립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의사결정, 발표력,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특별한 아이로 키워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신뢰받는 아이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하여 아이에게 호기심을 통해 꿈, 진로로 성장해 간다.
셋. 기다림을 지나 자존감으로
기다림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부모는 기다림 보다 앞선 기대감으로 아이에게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처음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눈을 맞추기 시작하면 벌써 엄마, 아빠를 알아본다고 천재가 아닐까 놀라워하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부모로서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신기하고 특별하다고 생각되던 그런 경험. 그러다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가고 부모 기대와 조금 어긋나기 시작하면 갈등은 시작된다. ‘아이는 이미 세 살 이전에 부모에게 효도를 다 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품 안의 자식’과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이다. 많은 기대를 했다면 기다림의 시간도 그에 비례해 매우 많이 필요하다. 아이 스스로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훈련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학원에서 함께 학습하는 초등학교 2학년인 세연이는 외동이지만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한 번은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순서를 정하는데 수연이는 가장 마지막에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누구보다 발표를 잘하고 싶고 그러려면 생각을 해야 하니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오히려 나 자신이 기꺼이 수연이에게 설득당해 버렸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사표현을 익숙하게 하는 훈련은 기다림 속에서 자랄 수 있는 덕목이다.
넷. 여럿이 함께하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 보자
몸을 사용하여하는 놀이를 통해 아이의 여러 재능과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7세 이후부터는 움직임을 키워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하고 아이 혼자 하는 활동보다 여럿이 함께 팀을 이뤄서 하는 모둠 활동을 추천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주위에서 하는 이야기나 의견들에 대해 귀가 열려있다. 그중 몇 가지는 오랫동안 부모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귀중한 정보들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예체능 위주, 고학년이 되면 토론식 수업, 단체생활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독일 아이들은 킨더가든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축구를 하거나 숲 체험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이해심 등을 키워준다. 축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고 팀워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의 포지션에 따라 믿음을 가지고 패스하고 움직인다. 나 혼자만이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해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없으며, 친구들과 함께 활동을 통해 팀워크를 알고 사회성을 어려서부터 배워가기 시작한다. 또한 토론식 수업을 통해 호기심이 관심으로 싹트고 생각하며 탐구하는 역량으로 키워진다. 1학년에게 토론수업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에 비추어 보면 7세부터 언어학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니 생각을 키워주고 그 생각을 정리하여 글쓰기로 연결시키는 좋은 습관을 길러 줄 수 있다.
학원에서 5년째 함께 수업하고 있는 선후는 현재 5학년이다. 7세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취미로 축구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토론수업을 함께 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학교의 부회장과 학급의 회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전교 부회장에 출마할 때 연설문의 초안을 이렇게 작성했다고 한다. ‘동서남북’동 : 동생들을 아끼고 / 서 : 서로 존중하며 / 남 : 남을 배려하는 사랑과 용기를 / 북 : 북돋울 수 있는 부회장이 되겠다고 하여 많은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고 한다.
다섯. 책을 읽고 난 후 한 줄 정리해보기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서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함께 해 보았을 것이다.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은 이미 우리 생각 속에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쉽게 책을 손에 들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고 완독을 해야 하는 부담감 일 것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아이들에게 책 읽기에 대해 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다가가고 있다. 바로 ‘매일 소리 내어 5분 읽기’를 추천하고 있다. 10분이 아니기에 아이들은 누워서 떡 먹기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소리 내어 읽는 동안 발음 교정이 되고 내용 파악과 더불어 이어지는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되어 시간이 지나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렇게 책 읽기가 형성되면 읽고 나서 한 줄로 느낌을 써보게 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읽은 책은 일정 기간 동안 그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바로 아이들 마음의 양식과 배경지식이 되어 어떤 공부와 연결시키더라도 질 좋은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 책 읽기를 만들어 간 다희 어머님은 4개월이 되었을 때 다희의 이해력과 사고력이 향상되었다고 너무 감사하다며 선물을 가지고 학원을 찾아오셨다. 수학학원에서도 요즘 다희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물을 정도라고 했다. 다희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쓴 한 줄은 ‘자유를 얻은 잎싹이의 의미 있는 죽음’이었다. 글을 요약하는 학습 능력도 길러지게 된다. 다희에게 만들어진 책 읽기 습관은 수학 학습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 학습에도 분명 효과적인 보탬이 될 것이다.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학습 방법이라 해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 앞으로의 교육 환경은 기존 암기식 교육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교육과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 사회를 위해 나침반이 되어주고 싶다. 어떤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방향으로 각자가 원하는 진로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그래서 언제라도 격렬한 동작으로 응원하는 치어리더가 되길 자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