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두번째 인생 터닝포인트
약 3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20살이 되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피곤하면서도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3년을 지나고 아무 일 없이 졸업을 했지만 20살이 되고 나서도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은 빠르게만 흘러갔다. 대학교의 첫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왔다. 방학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닥치는 대로 일해서 돈을 벌었다. 주 5일 빠지는 날 없이 두 달을 열심히 일을 했다. 뿌듯했다.
개강하기 전에 여행이 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그 힘든 시절을 버티게 해 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여행이 좋았다. 그렇게 나는 기회가 생겨 홋카이도로 무작정 일주여행을 떠났다. 2024년 1월에 이미 일본 전국일주를 한 차례 다녀온 상황이었지만, 그때는 홋카이도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었다. 아사히카와부터 열차를 타고 일주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일정은 말 목장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새벽 5시 이른 기상을 하고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새벽 내내 비가 왔고, 아직도 오고 있었다. 축축해진 흙과 공기에서 다가오는 향기가 나의 오감을 자극했다. 첫 열차를 기다리며 역 내에는 나 혼자였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멀리에서 희미한 불빛하나가 다가온다. 열차를 타고 누마노하타역에서 내렸다. 역시 또 아날로그다. 정류장 벽에 붙은 종이에 써져 있는 버스 시간표와 행선지를 보았다. 느긋하게 또 버스를 기다렸다.
혹시나 해서 주민분께 여쭤보고 확인했다. 버스를 타고 난생처음 가는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갔다. 원래는 차가 있어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나는 무작정 걸어서 돌아다녔다. 차로 30분이면 돌아다니는 곳들을 왕복으로 네 시간 정도를 걸었다. 그만큼 꼭 보고 싶었다. 20분 정도 걷고 있었을까. 걷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서 말들이 자유롭게 쉬고 뛰어노는 모습들을 내 눈에 충분히 담을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여러 목장들을 지나가며 말들과 교감을 했다. 만질 수는 없었지만 내가 다가가면 말들도 가까이 다가와줬다.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왕복하는 4시간 동안에도 아무도 없었다. 그냥 혼자서 아무 생각 없이 걷고 또 걸었다. 중간에는 인도로 갈 수 없어서 도로로 걸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유슌 메모리얼 파크에 도착하고 누군가에게는 영웅이었을 명마들, 하지만 지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말들의 묘와 수많은 기념 물품들을 보았다. 전부 구경을 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드넓은 초원과 목장에서 이 말들이 1착이라는 꿈, 그 한순간을 쟁취해 내기 위해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바라보며 달리고 또 달리겠구나라며 생각했다. 나도 달리는 게 좋다. 언젠가는 이뤄질 내 소망을 동경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또 나아가며 발전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은 꽤 살 맛 나는 일인 것 같다. 이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의 열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는 것이 나의 삶의 원동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