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어디에서 피든

흔들림 없이 예쁘다, 우리는

by 느림보

<벚꽃은 어디에서 피든>


벚꽃은 길게 뻗은 나뭇가지 끝에서 피어도

잔머리처럼 중간에 달려 피어도

모두 봄을 닮았다


누군가는 정돈된 선분 위에서 피어나고

누군가는 엉켜 있는 틈새에서 겨우 피어나지만

어디서 피었든, 바람은 모두에게 닿는다


햇살을 향해 손을 뻗든

그늘 속에서 조용히 눈을 뜨든

벚꽃은, 피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흔들리는 건 바람이지

그 어떤 벚꽃도

자기 자리를 틀렸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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